사과할 부분 사과하고 제대로 된 공론화 나서야

신청사 건립 관련 익산시의 재정부담이 사업 초기 발표와는 달리 4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됐다. 선거 전 흥행을 노린 꼼수가 결국 행정신뢰도를 떨어드렸다는 지적이다.

지난 14일 익산시 건설국 브리핑에 따르면 현 계획상 신청사 건립 추정사업비는 약 850억원이다. 익산시는 수익모델을 통한 개발이익으로 사업비의 50% 이상을 충당하고, 나머지 400억원 가량은 청사건립기금 등 시 재정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공모 사업 초기였던 2017년 9월 정헌율 시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모 선정시 부대비용 외 시비 부담이 전혀 없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공모사업 추진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익산시는 약 100억원의 재정부담을 예상하고 있으며, 신청사 건립 후 5~30년 동안 분할 상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예 없다거나 100억원 수준이었던 시비 부담이 기본계획 수립 등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400억원으로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게다가 사업파트너인 LH의 셈법이나 실시설계에 따라 부담이 더 늘어날 가능성마저 남아 있는 상태다.

현재의 수익모델은 구 경찰서 부지와 상하수도사업단 부지를 활용해 분양아파트를 짓는 것이다. 만약 아파트를 지어 분양에 계획대로 되지 않아 수익이 나지 않으면 익산시가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고, 원하는 수익 확보를 위해 분양가가 높아지면 그만큼 입주 주민들이 부담을 안아야 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수익모델의 규모와 타당성, 이로 인해 익산시가 앞으로 져야할 재정부담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공론화 과정이 선행돼야 하며, 사업의 타당성 검토가 면밀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익산시의회와 시민사회단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관계자는 “익산시 행정이 건립비용 관련 과거의 발언이나 발표에 스스로 발목이 잡혀 시민공론화마저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면서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시비 부담 문제 때문에 더 꼬이기 전에 시장이 직접 사과할 부분은 사과하고, 모든 걸 열어놓은 상태에서 제대로 된 공론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행정이 운신의 폭을 만들어야 시민과 함께 하는 공론화가 가능한데, 지금 상태는 스스로 몰리고 있는 모습”이라며 “지방분권 자치시대에 맞는 모습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국토부가 주관한 사업모델 수립 연구용역이 마무리됐지만, 시비 부담 최소화를 위해 LH측에 별도로 사업모델 개발이익 구체화를 위한 용역을 주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