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구조.. 다양한 방식 비교·분석 필요

익산시가 국토부 공모를 통해 현 남중동 부지에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도농통합 당시의 약속 미이행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LH 수익사업 추진의 장단점 비교·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5일 공공청사추진팀 주요업무 결산보고에서 익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김태열)는 현재 익산시가 추진 중인 신청사 건립 관련 수탁사업자인 LH측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구조 등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국토부 공모사업 추진을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각 추진방식의 장단점을 비교해 사업추진의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태열 위원장은 “1995년 도농통합 당시 주민투표를 통해 장소까지 약속했던 것을 행정이 지키지 않아, 북부권 주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빠졌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가슴앓이만 하고 있다”면서 “지금처럼 모든 것을 덮어놓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행정이 주민들을 속인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1995년에 비해 현재는 여건변화가 있다”는 해명이 있자 “그렇다면 정식으로 사과하고 북부권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이라도 해줘야 한다”고 다그쳤다.

소병직 의원도 “행정이 주민들과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어떻게 주민들에게 법을 지키라고 할 수 있겠나”라며 질타하고, “LH에 수익만 내주고 땅 뺏길 우려가 있다”면서 “더 늦기 전에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종오 의원은 “현 익산시의 추진방식은 구 경찰서와 현 상하수도사업단 부지를 가지고 LH가 수익사업을 벌여 이익금으로 공사비를 충당한다는 것인데, 이익금 규모에 따라 시 재정부담이 달라져 LH에 끌려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부지 시가가 현재 얼마이고 수익사업 완료시 예상 수익이 얼마인지 알 수 없다면, 공중에 떠 있는 불안한 상태나 다름없다”면서 “만약 아파트를 지어 분양에 계획대로 되지 않아 수익이 나지 않으면 익산시가 부담을 떠안게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소병홍 의원은 “첫 단추를 국토부 리뉴얼 사업에 이미 끼워놓고 사업을 시작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소 의원에 따르면 국토부 노후 공공건축물 리뉴얼사업은 익산시가 선정된 지난해뿐만 아니라 2015년 4곳, 2016년 3곳, 2017년 익산을 포함해 3곳, 2018년 4곳 등 매년 공모 선정이 이뤄지고 있다.

이중 2015년 12월 선정된 제주시의 경우 5개월여만에 사업을 포기했는데, 수탁사업자인 LH가 건물 준공 후 사업수익을 지자체에 귀속시키는 대신 각종 용역비 및 공사비 등 개발비용 이자를 30년 이상 매년 30~40억원 지급하고 개발보수비 40~50억원을 상환해야 하는 문제 탓이었다.

소 의원은 또 “지난 1일 신청사 건립 기본계획 수립용역 2차 중간보고회 자료를 의원들에게 갖다 주면서 공부하라고 해도 모자를 판에 다라고 해도 주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반면 남중동을 지역구로 하고 있는 박종대 의원은 예전처럼 신청사 추진이 무산되는 것을 우려했다. 그는 절차 간소, 국토부 관여를 통한 신뢰도 확보, 저렴한 이자 등 국토부 리뉴얼 사업의 장점을 부각하며 “담당 국·과장이 (사업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의원분들의 질의에 정확히 답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