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먼 혈세 낭비에 사무실 직원들만 죽을맛.. 추가설비 4,100만원

미술관에 CCTV도 없어 훼손사건 발생.. 전시회 유치 악영향 우려

예술의전당 3층에 있는 상주직원 사무실. 천장에 냉난방 환기구가 있지만 중앙제어방식이라 사무실에서 냉난방기기를 가동하려면 공연장을 포함해 3층 전체를 가동시켜야 한다. 입식 에어컨이 있지만 너무 오래된 탓에 효율이 떨어져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익산예술의전당 냉난방시설 설계가 중앙제어방식으로 돼 있어 공연이 없는데도 공연장까지 냉난방기기를 가동해야 하고, 미술관에 CCTV가 없어 훼손사고가 발생하는 등 비상식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456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당초 설계 및 시공이 상주인력이나 관리 사무실에 대한 고려 없이 공연장 위주로 된 탓에, 예술의전당 소속 직원들이 여름·겨울철에 열악한 여건 속에서 근무하는 것은 물론 별도의 추가설비를 위해 애먼 혈세를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미술관 훼손사건 발생이 익산예술의전당 이미지 실추로 이어져 전국 규모의 전시회 유치 등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도 제기된다.

시는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예술의전당 사무실 시스템 냉난방기 설치 1,800만원과 시립예술단(무용단, 합창단) 사무실 시스템 냉난방기 설치 2,300만원, 미술관 CCTV 설치 2,000만원 등 시설비를 편성했다.

냉난방기 설치의 경우 당초 설계가 중앙제어방식으로 돼 있어, 사무실별로 가동되는 것이 아니라 층별로 가동해야 하는 불편에 따른 것이다. 3층에 상주해 있는 직원 사무실 에어컨을 켜기 위해서는 공연이 없어도 3층 공연장까지 에어컨을 켜야 하는 비상식적인 낭비 구조다.

3층 사무실의 경우 BTL 사업시행자인 익산문화관리주식회사 측이 사용하던 입식 에어컨이 있지만, 너무 오래된 탓에 가동시 소리가 크고 효율이 떨어져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지난해까지는 어떻게든 버티며 근무했지만 올해는 연일 폭염이 지속되면서 공연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시간을 정해 3층 전체 냉방시설을 가동했다.

겨울도 상황은 마찬가지. 3층 전체 난방에 따른 낭비를 막기 위해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온풍기를 갖다 놓고 추위를 견디며 근무해야 했다는 것이 전당 측의 설명이다.

반면 군산예술의전당(2013년 5월 개관)은 공연장과 상주인력 사무실의 냉난방시설이 따로 제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고,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2001년 9월 개관)의 경우에는 중앙제어방식으로 돼 있으나 개관 당시부터 사무실 냉난방을 위한 별도의 패키지 에어컨을 구비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에 사업시행자가 공사에 착수해 2014년 12월에 준공하고 2015년 4월 문을 연 최신식 시설인 익산예술의전당이 오히려 비상식적인 설계로 인해 불편과 낭비를 초래하고 있는 꼴이다.

미술관의 납득키 어려운 운영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단체학생 관람을 포함해 연간 1만5,000여명이 찾는 미술관에 마땅히 있어야 할 CCTV가 없어 2015년 4월 개관 이후 2차례의 작품훼손 사건이 발생했다. 전당 측에 따르면, 관람객이 방문할 경우 직원들이 일일이 따라다니며 감시하는 웃지 못할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운영 행태는 전국 단위의 전시회 유치 등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익산예술의전당 건립사업을 담당했던 시 관계자는 “BTL사업이라 초기 비용이 향후 20년간 임대료 부담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에, 추후 보강이 가능하거나 조명·음향 등 시시각각 업그레이드가 되는 분야 등 시 재정사업으로 가능하다고 판단된 부분은 계획에서 제외시켰고, 사안에 대해 의회 검토도 마쳤다”고 해명했다.

CCTV에 대해서는 “입구와 수장고에는 설치가 돼 있다. 관련 예산이 편성됐으니 빠른 시일 내에 설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