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市, 업체 이행계획서 연장승인 입장

11월 첫 삽 무산 우려.. 주민들, 대집행 촉구

“낭산 폐석산의 불법 매립 폐기물은 그 존재만으로 긴급 상황이다. 주민이 세금을 내지 않으면 가산세를 부과하면서, 업체가 이행계획서를 제때 내지 않는데 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느냐. 회의만 하면 뭘 하느냐. 아무것도 되지 않는데. 책임질 수 있는 계획을 주민들에게 내놔라. 말로만 하는 행정을 주민들은 못 믿겠다. 행정이 업체편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자꾸만 미적거리는 행태를 어떻게 믿으라는 것이냐.”

2016년 6월 지정폐기물 대량 불법 매립 적발 이후 아직까지 폐기물을 한 삽도 퍼내지 못한 가운데, 환경부와 익산시가 여전히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는 11월 1일부터 폐기물 이적처리(1차 5만톤) 등 복구를 진행한다는 데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그 전제조건인 배출·매립업체들의 이행계획서 제출은 오리무중 상태인 데다가, 처분청인 환경부와 익산시가 이행계획서 제출을 연장승인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서다.

지난 8월 29일 익산시청 회의실에서 열린 낭산지역 석산복구지 환경오염방지대책 민관협의회 제11차 회의에서 환경부 및 익산시는 당초 8월 31일까지 기한이었던 배출·매립업체들의 이행계획서 제출을 9월 21일까지 연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폐기물 배출자간 협의체 구성·운영계획 등을 제출케 하고 이를 통해 자발적으로 이행계획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올해 8월 31일이라는 기한은 이미 1년이 연장된 기한이다. 게다가 업체들이 9월 21일까지 온전한 이행계획서를 제출할 것이라는 담보도 없고, 미제출시에 대한 대비책도 전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이에 주민들의 불만과 불안은 커져만 가고 있다. 주민들이 2년 넘게 기다린 폐기물 퍼내기가 11월에 착수 하는 것으로 합의가 됐지만, 자칫하다 물 건너가게 될 것 같은 우려 탓이다.

이날 주민 측 위원들은 한목소리로 9월 21일까지 이행계획서 미제출시 행정대집행에 들어가겠다는 확답을 요구했다.

주민 대표 최기재 공동위원장은 “이행계획서 한 장을 받기 위해 오늘이 벌써 11번째 회의다. 2년이 넘었다. 회의만 하면 뭐하나. 가압류 등 뭔가 조치를 해야 한다. 주민들은 아쉽고 업체는 배짱부리는 꼴이다”라고 질타했다.

김학림 위원은 “당초 기한인 8월이 지나면 바로 행정이 대집행에 들어가야 한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당장 한 삽이라도 불법 폐기물을 퍼내는 것이고, 말로만이 아닌 확실히 책임질 수 있는 계획을 문서로 해 달라는 것이다”라고 호소했다.

최종화 위원은 “만약 9월 21일까지 이행계획서 제출이 안 되면 어떻게 할 것인지 확답을 해 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환경부 관계자는 “연장승인 미이행시 고발할 수 있다. 강제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제출해야만 한다. 반드시 제출하도록 하겠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확답 대신 “11월 1차 5만톤 처리 시작의 필요성은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어떤 경우라도 시작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