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개인 통장으로 자금 이체.. 재료도 직접 공급 ‘수상’

익산시 소재 A자활기업이 창업 6개월 만에 창업자금을 모두 탕진한 가운데, 회사 자금 중 상당액이 대표자 B씨의 개인 통장으로 흘러들어 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횡령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회사 운영자금 2,800만원 중 B씨 개인 계좌로 이체된 것만 약 1,400만원에 달하며 제품 생산을 위한 원재료도 본인 소유의 다른 회사로부터 공급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6개월 동안 A자활기업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300여만 원에 불과한 수준이다.

A사는 올해 1월 설립된 자활기업으로 익산의 C자활센터 소속의 D사업단으로부터 독립했다. 대부분 기초생활수급자들로 구성된 사업단에서 수년 간 벌어놓은 수익금의 50%인 2,800여만원을 창업자금 명목으로 A자활기업이 가지고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운영 6개월 만인 6월 말경 통장 잔고가 바닥났다. 당장 사무실 운영 경비나 공과금도 내기 힘들만큼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

자활기업의 경우 창업 후 2년 간 초기 정착을 돕기 위해 수급자에 한해서 100%의 임금이 지원된다. A자활기업의 경우 창립 구성원 7명 중 6명이 수급자이거나 자활특례 적용자인데다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일반인 B씨도 책정된 급여가 없기 때문에 임금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

그런데도 회사운영자금이 불과 몇 개월 만에 바닥나면서 창업자금의 횡령 및 유용 의혹이 불거지는 상황이 됐다.

A자활기업 설립 당시 천연비누 교육 전문가였던 B씨는 일반인 구성원으로 참여해 공동대표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회사 창업 후 비누 및 세제 제작기술 교육 명목으로 구성원 1인당 150만원씩을 받았다.

B씨는 A자활기업의 대표자 신분이었기에 회사 통장에서 개인 통장으로 이체시키면 그만이었다. 실제 교육을 받은 5명의 교육비 750만원을 현금으로 받았다고 B씨는 밝히고 있다.

A사가 자활기업으로 독립한 뒤에 창업자금을 들여 새로운 기술을 배웠다는 얘기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회사 운영에 들어가는 것보다 교육비에 과다 지출을 하며 자금난에 빠진 것이다.

문제는 자활기업 인정을 받기 위해 A자활기업이 제출한 사업계획에는 교육비 사용에 대한 명목조차 없다는 데 있다. 창업자금을 포함한 수입 및 지출계획서에 따르면 기술 교육에 들어가는 예산계획은 없다.

A자활기업이 사업계획에도 없는 교육비에 운영자금의 약 30%를 쏟아 부은 것이다. 회사 차원에서 강의 계약을 정상적으로 맺었는지도 불투명한 부분이다.

또한 B씨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었던 전주시의 사업체로부터 A자활기업에 원재료를 공급했다. 구성원들에게 교육비도 받고 교육 및 제품 생산을 위한 원재료도 공급하며 이득을 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더불어 교육비 지출 내역에 대한 의혹도 있다. A자활기업 계좌에서 B씨 개인 계좌로 교육비 명목 750만원이 이체된 기록은 없다. 몇 달에 걸쳐 500만원씩 두 차례 포함 총 1,383만원이 개인 계좌로 이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B씨가 회사 대표자였기 때문에 자금 인출이 비교적 자유로웠으며, 자금이 유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B씨는 “창업할 당시부터 센터를 통해 천연비누 관련 자격증 교육을 하기로 했으며, 구성원들의 동의하에 진행한 것”이라며 “500만원씩 인출해 일부는 강의비로 받았고, 나머지는 회사 운영에 필요한 것들을 사는데 썼다”고 해명했다.

이어 “급여도 책정된 바 없는 기업 대표자로 임하며 A자활기업이 잘 될 수 있도록 성심껏 일하고 있다”며 “현재 경영사정이 어렵지만 여러 판로 개척을 통해 구성원들과 함께 안정적인 회사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