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농민들 장마철 우려 깊어.. 특단의 대책 시급

지정폐기물이 대량으로 불법 매립된 낭산 폐석산에서 또다시 침출수가 넘쳐흘렀다. 적은 비에도 견디지 못한 저류지 제방과 연례행사처럼 벌어지는 침출수 범람 탓에 인근 농민들의 우려가 깊어져 가고 있다.

익산시와 낭산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3일 이른 아침부터 폐석산 사업장에서 침출수가 넘쳐흐르는 것이 확인됐다.

시가 전날 밤사이 내린 비를 원인으로 지목하며 긴급조치에 나섰지만, 인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져 가고 있는 상황. 비소와 폐놀 등 유해물질이 함유돼 있는 침출수로 인해 한 해 농사를 망치게 될 걱정 때문이다.

특히 농민들이 걱정하고 있는 것은 다가오는 장마철. 모내기를 시작한 농민들은 계속해소 농사를 지어야 할지마저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해에도 여러 차례 같은 사태가 반복됐고, 이번 달에만 벌써 두 번째 침출수 유출로 인해 우려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시가 차수막이 설치된 저류지 추가 설치 등 추가피해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도 줄지 않고 오히려 비가 오면 늘어나는 침출수 탓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매일같이 25톤 탱크로리를 동원해 전국으로 침출수를 퍼 나르고 있지만, 비소와 페놀 등으로 인해 처리가 쉽지 않다는 점이 맹점이다.

지난 23일 익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연 전북도의원 제3선거구 이현숙 후보(민중당)는 ▲장마 시작 전 폐석산 상부 우수배제시설에 대한 익산시 차원의 긴급 보강대책 수립 ▲침출수 전처리시설 설치시기와 상관없이 하부 침출수 저류지 제방 붕괴사고 예방을 위해 즉각적인 구조물 보강 설치 ▲침출수 유출 사고에 대한 익산시 차원의 대주민 사과 및 피해보상 대책 수립 등을 촉구했다.

이 후보는 이날 “지난 5월초에 이어 오늘(23일)도 지정폐기물이 불법 매립된 폐석산 현장에서 독극물 수준의 침출수가 강우와 결합돼 발생량이 현저히 증가했고 이를 저장해 놓았던 저류지 제방이 터져 침출수가 농수로를 타고 인근 농경지를 오염시킨 사건이발생했다”면서 “2016년 지정폐기물 불법 매립 사건이 터진 이후 익산시는 침출수가 단 한 방울도 새나가지 않게 하겠다고 주민들에게 약속했지만, 대량의 침출수 유출 사고는 연례행사처럼 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는 이미 예견됐던 사태”라며 “약간의 강우에도 저류지가 이를 견디지 못하고 터져 사태가 벌어졌는데, 만약 장마 기간 지속적인 강우가 발생할 경우 저류지 제방 붕괴와 대량의 침출수 유출로 인한 재앙적인 환경오염 사고 발생은 필연적”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익산시는 침출수 전처리시설 설치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 아니라,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침출수 저류지 붕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특별대책을 세워야 하며, 이미 발생한 사태에 대해 주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추가 저류지 시설과 상부 우수배제시설(7억8,000만원), 전처리시설(15억4,000만원) 공사가 이번 주에 시작됐다”면서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최대한 빨리 공사를 추진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전국을 대상으로 침출수를 위탁처리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어, 시설 공사와 함께 고화처리 등 현장처리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