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성화 프로그램 없고.. 관리동은 자재 창고로 사용 ‘황당’

총 113억 원이 투입된 금마면의 서동농촌테마공원(이하 서동마공원)이 당초 계획했던 기능을 하지 못한 체 엉터리로 운영되고 있어 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공무원의 현장 근무는 유명무실했으며 방문자센터는 관리 자재를 쌓아놓는 창고로 쓰이는 등 시작부터 부실한 운영 실태를 여실히 드러냈다.

서동마공원은 금마면 금마저수지 일원에 조성된 농촌테마공원으로 인근에 위치한 서동공원과 함께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시설이다. 지난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돼 현재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에 익산시는 ‘익산시농촌테마공원 운영조례’에 따라 미래농정국 공무원 2명으로 구성된 1개 조직을 올 1월부터 농촌테마공원에 파견해 공원 운영을 시작했다. 그러나 시 직영 8개월여가 흘렀지만 현재까지 공원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먼저 진입로에서부터 방문자센터(관리동)에 이르기까지 공원 이름을 알리는 표지판이나 방문객의 사용편의를 위한 안내문은 단 한 개도 설치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공원이 어떤 공원이며 주차장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지나치기 일쑤이며 공원에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전혀 알 수 없는 상태다.

익산시 관계부서에 따르면 농촌테마공원 조성 설계에 기초적인 안내 시설이 포함되지 않은 탓이다. 이에 익산시는 따로 시 예산을 들여 표지판과 안내판 설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지만 직접 운영 8개월 동안 그런 시설조차 갖추지 못했음은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익산시청 공무원 2명이 근무하는데도 정작 시설 및 조경관리 등을 위한 인부 관리 이외에 이렇다 할 공원 정상 운영을 위한 업무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다.

공원 조성의 주요 테마로 계획됐던 ‘서동마’ 경작 등 농경체험프로그램은 올해 상반기에 어린이집 5곳이 체험한 것 말고는 실적이 없다. 그마저도 시범적으로 시행한 것일 뿐 조례에 따라 정상적으로 체험료를 받는 프로그램은 실행되지 않았다.

파종이 끝난 이후부터 상당기간 동안에는 체험프로그램 자체가 아예 이뤄지지 않고 있어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고작 잔디관리 및 조경시설 관리를 위해 행정부서가 불필요한 현장 운영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서동마공원의 방문자센터는 당초 목적과 달리 자재창고와 같이 쓰이고 있는 형편이다. 현관부터 농기계를 비롯해 인부들이 쓰는 장화와 안전화 등 자재들이 쌓여 방문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내부 시설 공간도 정리가 되지 않은 채 잡동사니가 난잡하게 어질러져 있는 상황이다.

공원 광장 한편에 자리하고 있는 전통그네도 마찬가지다. 공원 관리부서는 설치돼 있는 그네를 높이 매달아 놓아 방문자들이 쓰지 못하게 해놓은 상태다. 혹시 모를 안전상의 이유라며 축제가 열리면 안전요원을 두고서야 그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내놨다. 고작 1년에 1~2차례 사용하려고 그네를 설치했다는 얘기다.

이에 113억 원이 넘은 예산을 들인 서동마공원이 추진을 시작한 뒤 7년 이상 준비할 기간이 있었음에도 이러한 부실 운영에 머무르는 것은 익산시가 직무를 소홀히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한탄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형편이다.

공원에 방문한 한 시민은 “이곳에 공원이 들어선 것은 알았는데 서동공원이 확장된 줄 알았지 따로 테마공원이 생긴 건지 몰랐다”며 “공무원이 운영하고 있는지도 몰랐는데 그랬다면 대체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농촌테마공원 관계자는 “사업 완료가 늦어지면서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측면이 있음을 양해바란다”며 “이제 시작한 만큼 정상화 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며 각종 시설도 보완할 것은 보완해 앞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