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영등동 국가산업단지 내 보일콘 부지 1만평의 효과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수치로 드러나는 경제성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적 이윤’의 우선 고려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2019년 4월 29일, 5월 6일 보도>

지난달 Like익산포럼(대표 임형택)이 ‘익산국가1산단 국유지 3만3,000㎡(1만평)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를 주제로 마련한 공단재생포럼에서 이효선 익산메이커스페이스 센터장은 “쇠퇴하는 산업유산을 재활용한다는 것은 그 건물 자체가 아름답냐가 아니라, 그 건물에 어떻게 새로운 기능과 가치를 부여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산업의 몰락은 전 세계 대부분 산업도시가 한 번은 겪게 되는 숙명 같은 일인데, 최근에는 버려진 산업공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영국 런던 킹스 크로스역, 서울 마포문화비축기지, 부산 문화복합공간,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맥주박물관의 산업유산 재활용 사례를 소개하며 “기존의 산업단지가 단순 생산기능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지역화를 강조하는 형태로 변화돼 단지 내 근로자들뿐만 아니라 주면 주민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만든다는 단순한 즐거움에서 시작된 메이커 운동인 창출한 경제적 가치에 각종 기관과 기업이 주목하면서 메이커 문화는 점차 비영리적·비목적성과는 다른 새로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한국산업단지공단이 부지 활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문화적 이윤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영국 킹스 크로스역의 경우 6년간 7,000여명이 350회에 걸친 회의를 통해 재생사업이 진행됐다”면서 “우리 익산도 공간의 시간성, 기억, 시대의 흐름 등을 반영해 시민들과 함께 활용방안을 만들어 나간다면, 단순 생산시설에 비해 몇 십 배 몇 백 배 문화적 이윤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국가1산업단지의 노동운동기념관 및 시민문화예술공간 마련’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임탁균 익산지역자활센터장은 “우리는 흔히 재생한다고 해놓고선 개발을 해버리는 문제가 있다”며 “서울이나 타 도시 어디에나 있는 화려하고 멋진 시설이 아니라, 이리수출자유지역 등 과거 산업화 현장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을 살려 익산만의 차별화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익산(당시 이리)에는 1979년부터 가톨릭노동청년회가 활동을 하고 있었고 태창메리야쓰와 후레아패션은 전북지역 노동운동의 시발점이었다”면서 “시민들이 노동, 평화, 인권을 체험하고 교육할 수 있는 노동운동기념관을 조성해서 노동의 소중한 가치를 생각해 보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랑 서양미술가·미술평론가는 “생각의 차이가 일류를 만든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자전거의 핸들과 안장을 단순하게 재배치한 피카소의 ‘황소머리’라는 작품을 예로 들며 “생각만 바꿨을 뿐인데 피카소의 이 작품은 500억원 이상을 호가한다”고 소개했다.

또 시민들의 힘과 요구가 모아져 지어진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예로 들며 “지역에서 나오는 티타늄, 석회암, 유리를 활용해 세계적 건축물이 됐고, 이를 계기로 50만명 인구가 30만명으로 쇠퇴하고 있던 도시에 문화부흥으로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재생(再生)’의 ‘재’는 거듭해 새로운 것을 본다는 의미”라며 “보일콘 부지에 문화예술관이나 차별화된 도서관 등을 조성하면 좋겠고, 익산시민들이 생각이 바뀌고 힘이 모아지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Like익산포럼 대표 임형택 의원은 “시민들의 관심이 모아지면 우리 익산에도 전국에서 찾아올 수 있는 전국 유일의 핫플레이스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을 느꼈다”면서 “오늘 나온 이야기들을 정리해 한국산업단지공단, 산업통상자원부, 지역 국회의원, 관계기관 등에 전달해 향후 활용계획에 포함되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