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이 추진되는 신동아파트 주민들이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에 권리가격 공개, 입주민 분담금 하향조정, 입주민 분양신청기간 연장 등을 요구하며 연이은 농성에 나서고 있다.<관련기사 4면>  

지난 18일에 이어 20일에도 신동아파트 주민들은 조합과 시공사인 금호건설 측에 '권리가격' 공개를 요구하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어양·모현아파트 재개발에 비해 입주민들이 부담하는 분양신청 분담금을 18평 소유 입주민의 경우 1억1,000만원으로 책정한 것은 너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통상 부동산업계에서 말하는 권리가격이란 기존 주민들이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조합에 내 주고 새 아파트에 다시 입주할 경우 현재 아파트의 평당 가격보다 상향된 가격으로 계산해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데 부담이 덜 되도록 조정해주는 아파트 가격을 말한다. 현재 아파트 평당 가격이 300만원이라면, 시공사는 이들이 새 아파트에 입주할 때 평당 450만원 정도로 인정해준다. 이렇게 되면 새 아파트에 입주할 때 경제적인 부담을 덜게 되는 것이다.

조합과 시공사측은 또 권리가격과 분양예정가를 밝히지 않은 채 최단 기한을 공시하고 입주신청 접수마감을 서둘러 더욱 문제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권리가격이 제대로 산정됐는지, 새 아파트에 입주하려면 어느 정도의 부담을 더 해야 하는지를 예상할 수 없는데 따른 것이다.
특히 주민들은 "법적으로 최대 80일까지 분양신청 기간을 둘 수 있는데도 조합이 분양신청 기한을 한달 밖에 책정하지 않은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하고 있다. 

이렇게 분양신청기간은 짧고 권리가격은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주민들은 권리를 양도하고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할지, 아니면 새 아파트에 입주해야 할지를 결정할 시간과 정보가 부족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신동아파트와는 달리 현재 재건축 중인 어양아파트의 경우 시공사가 개략적인 권리가격을 당초부터 공개한 뒤 권리가격과 입주민 분담금액을 합한 아파트 총 가격을 공시하고 분양신청을 받았다.

재건축중인 모현아파트는 24평형 분양가를 1억3천만원으로 잡고 기존 17평에 사는 주민들에게 권리가격 8천1백만원을 인정해주었는데, 주민들은 24평 새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4천9백만원의 추가분담금만 내도록 편의를 제공했다.

신동아파트 주민들은 조합과 시공사가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입주와 관련한 모든사항을 결정을 하게 될 '관리처분 총회' 때 주민들이 권리가격을 높게 요구할 경우 이익을 많이 내려는 시공사가 아파트 가격을 그만큼 상승시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 조합 정관(44조)에 "분양신청 기간은 통지한 날로부터 30일 이상 60일 이내로 할 수 있고,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20일 더 연장할 수 있게 되어 있어 총 80일로 늘리는 것이 가능한데 조합과 시공사 측이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이 분양신청 기간에 예민한 이유는, 짧은 기간 내에 재 입주를 결정하지 못할 경우 현재 시세가로 보상받고 강제로 이주해야 하고, 이대로 하자니 과도한 분담금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조합원 A씨는 "최근 금호산업의 203억원 규모 사채 원리금 미지급 발생 건 때문에 급하게 서두르는 것 같다"며 "자금 충당과 실적을 쌓기 위해 신동아파트를 이용하는지도 모를 일이며, 부도 우려설까지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장 K씨는 권리가격 미공개에 대해 "현재 감정평가를 의뢰한 상태여서 정확한 아파트의 가격이 결정되지 않아 권리가격이 공개되지 않았다"며 "관리처분총회 시 공개될 것이고, 지금으로서는 감정평가가 완료될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자기분담금이 높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현재 어양아파트 재건축 가격과 비슷하고 시공사인 금호건설의 브랜드가치와 주차대수 및 대지지분율이 높기 때문에 분담금이 약간 높게 책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분양신청기한 연장의 요구와 관련 K조합장은 "법적으로 30일 이상 60일 이하로 규정에 어긋나지 않았지만, 입주민들이 요구한다면 대의원회의를 통해서 80일까지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고려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신동아파트는 현재 국민연금관리공단 공무원 90세대, 동양화학 사택 10세대, 상가 11세대, 조합원 395세대 등 총 511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올해 2월 시공사로 금호건설을 선정하고 2014년까지  26평형 164세대, 33평형 282세대, 34평형 196세대, 47평형 81세대 등 모두 723세대의 아파트 준공을 목표로 1,5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