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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 윤복순


윤약국 약사 윤복순


아침에 일어나니 모두가 정상이다. 운동을 나갔다. 여느 때나 똑같다. 모든 게 감사하고 천만다행이고 천운이 터졌다.

매년 한 두 번씩 작은 언니와 남도여행을 한다. 언니한테 어린양을 하듯 “언니, 나 화순 개천산의 비자나무 숲길 걷고 싶은데.” “그래? 느 형부랑 날 잡아볼게.” 언니 형부가 답사까지 갔다 왔고 날이 잡혔다.

광주역으로 언니가 마중을 나왔다. 우리들 마음은 신록보다 더 밝고 맑다. 얼마 가지 않았는데 주차장으로 들어선다. 벚꽃 철엔 주차할 수 없어 그냥 지나쳐야 하는데 빈자리 있을 때 가자고 한다. 사진작가들이 독차지하는 ‘세량지’다. 오래전, 내가 보던 잡지에 소개 되어 알고 있는 곳이다. 그때는 단풍의 고운 자태가 물속에 잠겨있는 사진이었다. 너무 멋있어서 한 번 가봐야겠다 맘먹었지만 못 가본 곳이다. CNN이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곳 50에 든 곳이란 설명이 있다. 봄엔 벚꽃이 연못에 풍덩 빠져있다는데 오늘은 신록이 들어있다. 이곳은 생각도 못했는데 형부 덕분에 횡재를 했다.

출발이 좋다. 온 산야는 연두색을 풀어놓았다. 신록만큼 예쁜 것이 있을까. 덩달아 나까지 예뻐지는 기분이다. 눈 호강을 하며 개천사에 도착했다. 대웅전꽃살문이 반겨준다. 골담초나무가 꽃을 피워 말을 건다. 이 나무는 친정 장독대 옆에 있었다. 개천사 처음인데 친정마냥 정겹고 푸근하다. 모든 일이 내 맘에 척척 든다.

개천산 중턱 쯤 올랐을 때 비자나무가 보이기 시작했다. 오르막이 심해 모자나무 앞에서 쉬었다. 450년 된 나무다. 원 나무 옆에 작은 새나무가 나왔는데 자라면서 그 둘이 서로 붙어 한 나무같이 되었다. 설명이 없다면 한 나무로 봤을 것이다. 비자나무 숲길은 꽤 길게 이어졌다.

비자나무숲길을 따라가니 거북바위가 나온다. 큰 바위가 거북마냥 등에 줄이 있고 이끼가 끼어있다. 머리, 꼬리 발, 어머 어머! 신비함에 젖어 있는데 꼬리부분과 발은 만들어 붙였다는 설명이다.

형부가 답사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OO명가 정식이다. 쑥 달래부침개, 떡갈비, 오리 훈제, 게 소라장, 민어 놀래미 쏨뱅어 구이, 각종 봄나물 그야말로 상다리가 부러진다. 남도 음식 맛은 두말이 필요 없다. 입 호사다.

고인돌 봄꽃 축제에 갔다. 고창 고인돌만 유명한 줄 알았는데 고창과 비교해 봐야겠다는 호기심이 불끈 일었다. 바로 옆에 세계거석테마파크가 있다. 칠레 이스터섬의 모아이석상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 섬에 1000여개가 있고 모두 바다를 등지고 있다고 한다. 감비아 지폐에도 나오는 세네감비아 환상열석의 붉은 돌기둥도 신비하다. 세네감비아는 세네갈과 감비아가 겹쳐지는 부분에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이 돌기둥은 원형을 그리고 있는데 그 중심에서 유골 화살 창 등이 발견 돼 매장터로 추정된다고 한다. 전 세계의 거석을 다 제작해 놓을 수 없어 사진과 설명으로 안내한다. 스톤헨지도 제작해 놨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세계의 고인돌이 있다. 북한 고인돌은 안쪽에 구멍이 있고 중국 것은 석붕이 있다. 인도고인돌은 작은데 우산돌이라 하여 우산, 버섯 모양이다. 프랑스 고인돌은 로체돌멘으로 규모가 엄청나다. 현관 통로 침실 대기실 네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콜롬비아고인돌은 산아구스틴돌멘으로 기둥에 사람 모습을 새겨놓았다. 고창은 우리나라의 고인돌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다.

고인돌 봄꽃축제장은 유채꽃 밭이다. 제철이어서 실컷 보고 언니랑 사진도 많이 찍었다. 축제는 아직 시작되지 않아 준비가 안 되었다.

형부가 또 김삿갓 공원을 구경시켜 주겠단다. 오래 전 운주사만 가 보았는데 화순에 볼거리가 이리 많은 줄 몰랐다. 김삿갓 종명지는 기와집이다. 잡초가 우거져 들어가기가 불편했다. 주변에 삿갓동산이 있고 동상과 시비가 많이 있다. 그의 해학과 재치가 좋아 몇 개 읽어 보았다. 그 중 재미있는 것은 ‘저녁이 되어 어느 집에 하룻밤 묵을까 하고 들어가니 개가 콩콩 짓는다. 아마도 그 집 주인이 공가인가 보다. 주인장이 재워줄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방이 없고 밥이 없는 게 아니라 마누라 밑구멍 도둑맞을까 겁이 나는 모양이다.’ 내 맘대로 해석하며 웃었다.

동복면 구암마을은 김사갓이 생전에 세 번이나 방문하고 6년 동안 머물렀던 곳이라고 한다. 그 당시는 어떤 마을 이었을까 상상을 해 본다. 김삿갓 초분까지 둘러보았다. 소설에선 동북호 배 안에서 죽은 걸로 나온다고 하니 국어 선생이었던 언니가 나도 읽었다며 동조를 해 준다. 형부가 동복호도 구경시켜 주겠단다. 기대 이상의 화순 구경을 해 기분 최고다. 물염정을 가는 길은 동복호 둘레를 따라 가는 길이라 경치도 최고다.

봄빛에 홀렸을까, 물빛에 홀렸을까. 순간 “벅” 소리가 들렸다. 한참동안 모두 말이 없었고, 다치지 않았는지 서로 살펴보기만 했다. 차는 교각을 받았고 가드레일과 차 앞부분이 한 몸이 되도록 박살이 났고 전진도 후진도 되지 않았다.

심호흡을 여러 번 하고서야 보험회사에 연락했고 화순인데 곡성에서 넥카가 온다고 한다. 무슨 면(面) 무슨 리(里)시골에서 일요일 택시를 타기는 쉽지 않았다. 여러 번 시도를 했지만 택시회사들이 전화를 받지 않았고 두어 시간 뒤 보험설계사가 광주에서 왔다. 그는 형부 제자라고 한다.

예매 해둔 열차표는 무용지물이 됐고 저녁 9시 반이 넘어서 집에 도착했다. 남편이 맥주 한 잔 하고 자 보고, 내일 아침 아무 이상이 없으면 교통사고 안 난 것이라고 하더니 오늘 아침 모든 것은 예사 날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 언니도 형부도 아무 이상 없단다. 남편도 나도 이상 無다. 고맙다, 참 고맙다.


24-05-1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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