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6. 17 月  
로그인 회원가입 스크랩 시민제보
기사최종편집일 2024-06-16 20:02:03
   
Home > 오피니언 > 사람들 > 소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전체메일보내기
내 뼈다귀야!


하늘숲교회 담임목사

강남웅

저는 동화책을 참 좋아합니다. 긴 문장으로 장황하게 다 표현하지는 않지만 그림을 섞어 짧은 분량에 더 많은 것을 표현하고 더 깊은 의미를 전하는 것이 오히려 깊은 감동과 교훈을 주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심하게 왜곡되고 뒤틀린 어른들의 세상을 바르게 세워가는 지혜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닐지 모릅니다.

동화책은 단순한 스토리지만 반복되는 상황이 익살스러운 그림과 잘 어우러져서 다음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아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며 재미나게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단순하고 솔직한 표현과 사람과 동물들의 능청스러운 표정들이 동화책을 보는 재미를 더 해 줍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결론과 교훈을 열어줍니다.

『내 뼈다귀야』라는 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한 그림 동화책이 있습니다.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뼈다귀 하나를 놓고 다투던 두 마리의 강아지 냅과 윙클이 지나가는 농부, 염소, 초보 이발사에게 중재를 요청하지만, 중재는커녕 자기들 실속만 차리고는 떠나 버립니다. 마지막으로 큰 개에게 누가 뼈다귀 주인인지 물어보며 아웅다웅하는 사이 큰 개가 뼈다귀를 물고 달아나자, 냅과 윙클이 힘을 모아 뼈다귀를 되찾은 뒤 사이좋게 나눠 먹는다는 내용입니다.

두 마리의 강아지가 누가 진짜 뼈다귀 주인인지 중재를 요청했던 농부와 염소, 그리고 초보 이발사의 표정을 보면, 심지어 농부와 함께 있는 말조차도 도움은커녕 절대 믿으면 안 될 것 같은 게슴츠레한 모습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지나가는 농부, 염소, 이발사 그리고 큰 개의 태도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임을 엿보게 됩니다.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다른 이에게 판결을 부탁하게 되는데, 결국은 남의 싸움 따위 상관없고 오로지 관심 있는 것은 자기 자신임을 교훈하는 것입니다. 주인공인 두 마리 강아지는 뼈다귀를 뺏기느니 사이좋게 나눠 먹기로 합니다. 마침내 화해하고 서로 돕자고 했을 때 뼈다귀가 내 뼈다귀가 되는 것입니다.

뼈다귀를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는 두 마리 강아지의 모습은 마치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 같습니다. 형제들끼리 또는 친구들과 지내며 작은 것 하나에도 괜히 열을 올리며 티격태격하는 아이들 모습 말이죠. 『내 뼈다귀야』가 이런 아이들에게 주는 교훈은 바로 ‘사이좋게!’입니다. 잃고 나면 후회해도 늦다는 교훈입니다.

이 책은 좋은 내용과 예쁜 그림 덕에 해마다 최고의 그림책에 수여하는 칼데콧 상을 받았지만 단지 아이들에게 협동심을 일깨워 주는 이야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런 단순한 이야기 때문에 칼데콧 상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저자인 니콜라스 모르드비노프(1911-1973)는 러시아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 러시아 혁명을 피해 파리로 이주하여 작품 활동을 한 사람입니다.

그는 어려서 ‘러시아 혁명’을 체험하면서 인간의 모습을 보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모두 개뼈다귀 같은 아무 가치 없는 것을 위해 싸우며 살아간다는 것을 일깨워 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아무것도 주지 못하는 무용지물이지만 개들은 그 뼈다귀에 목숨을 겁니다. 어쩌면 내가 지금 붙들고 있는 것, 빼앗기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것이 개뼈다귀와 같은 것은 아닌지 묻는 것입니다.

다시금 『내 뼈다귀야』동화로 돌아가 새롭게 음미하며 하나하나 읽어봅니다. 농부나 염소, 그리고 초보 이발사가 얌체처럼 그려지긴 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지나가는 길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도와주는 것이 당연한 거 아닐까요? 게다가 농부 아저씨는 고맙다며 건초 한 더미를 나눠줄 만큼 넉넉한 마음의 소유자였고요.

염소가 맛있게 건초를 먹고 있는 걸 멍하니 지켜보고 있을 때, 초보 이발사가 털을 다 깎기를 기다리고 있었을 때 두 마리 강아지는 사이좋게 뼈다귀를 나눠 먹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큰 개 덕분에 결국은 사이좋게 나눠 먹는 기쁨을 배우긴 했지만, 진즉에 나눔의 기쁨을 깨달았더라면 이리 달려들고 저리 물고 하며 실랑이를 벌일 이유도 없었겠죠?

이들은 여러 과정을 거친 뒤에야 사이좋게 먹는 법을 알아냈습니다. 참 다행입니다. 각자의 욕심만을 차리려는 이기적인 사회에서 이처럼 서로 힘을 합치고, 지혜를 모은다면 어려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뼈다귀라는 보잘것없어 보이는 소재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줍니다.

가정의 달 5월입니다. 미움, 다툼, 시기, 질투를 버리고 미처 마음에 담은 말 한마디 전하지 못한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면 5월이 가기 전에 찾아가서 따뜻한 말 한마디 먼저 건네는 건 어떨까요?

“냅이 뼈다귀의 한쪽 끝을 물고, 윙클은 다른 쪽 끝을 물었습니다.
냅과 윙클은 말없이 사이좋게 뼈다귀를 씹어 먹었습니다.” (본문 中)


24-05-06 14:27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시민제보~~!!!!
자연의 섭리에서 저출산 문제점을 …
상수원 파헤치는 시장, 공무원 형사…
지금 수도물 사용에 아무런 문제가…
강교수님 칼럼으로 조선시대에서도…
너나없이 국민을 위한다고 떠들어 …
733호 말로는 태평양도 걸어서 건널…
잘봤어요
6월 민주화 항쟁
허위사실을 댓글로 달면 민형사상 …
아무리 익산이 진보당 쪽으로 지지…
어머니의 숨결 2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
가루가 되어
잘 살다가 잘 죽은 인생
하얀 바다에 내리는 꽃비 2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시민제보 | 이용약관 | 개인정보보호정책 | 기사올림방
발행인 편집인 : 고정숙 대표 : 고정숙 편집국장 : 공인배 등록번호 : 전북다01256 등록년원일 : 2009년 4월 20일
창간호발행 : 2009년 5월 18일 제호: 주간소통신문 주소 : 전북 익산시 남중동 480-2번지 소통신문 대표전화 : 063)837-8588
인쇄인 : 왕궁인쇄 이메일 : sotongsinmun@hanmail.net 팩스 : 0630291-6450
Copyright (c) 2009 SOTONGSINM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