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7. 15 月  
로그인 회원가입 스크랩 시민제보
기사최종편집일 2024-07-14 11:24:12
   
Home > 오피니언 > 사람들 > 소통칼럼
 
   
전체메일보내기
인생 점검


김영주
익산시 사회복지협의회장
사단법인 삼동인터내셔널 이사장

음치인 필자가 요즘 노래를 자주 부른다. 그런다고 모든 노래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흘러온 세월 따라 가사가 가슴에 와 닿기 때문이다. 그런다고 아무데서나 부르는 건 아니다. 화장실이나 목욕탕 탕 속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아 아무도 없을 때 살짝 허밍(humming)으로 불러보는 노래다.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하는 ‘하숙생’과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로 시작되는 ‘희망가’ 그리고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 없는 이 발길’로 이어지는 ‘나그네 설움’이다.

‘하숙생’은 1965년에 엘리트 출신 가수 최희준씨가 불러 히트한 노래고, 1930년대에 크게 유행한 ‘희망가’는 대한민국 최초의 직업 가수인 채규엽씨가, 1940년 발표하여 일제 강점기 가장 많은 음반을 판매한 ‘나그네 설움’은 상주 출신 백년설씨가 불렀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이 노래들은 어쩐지 나의 삶을 점검해 주고 남은 인생의 길에 이정표가 되는 것 같아 좋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이란 말이 있다. 세상 모든 행위는 늘 변하여 한 가지 모습으로 정해져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불교에서 사용하는 표현으로 ‘우주의 모든 사물은 늘 돌고 변하여 한 모양으로 머물러 있지 아니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니 한 가지 일이나 의미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는 의미로 쓰인다.

누구의 말처럼 역시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나 6.25 몇 년 후 태어나 이 나이 담기까지 열심히 살아온 건전한 정신과 건강을 함께 했음이 좋은 인생이었다는 생각이 뇌리 한쪽에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앞으로의 노후에 즐겁게 사는 것과 누구보다도 우정과 의리를 함께 나눌 친구가 더 있었으면 하는 속 좁은 나 자신의 바람이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진 않다. / 많은 사람과 사귀는 것도 원치 않는다. / 나의 일생에 한두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길 바란다”는 유안진의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란 시처럼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 때라도 내 전화를 받아주고 짜증을 부려도 허허 웃어주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살다 보니 인생에 있어 삶의 전부는 돈도 아닌 것 같다. 지위나 권력도 아닌 상대방의 높고 낮음도 아닌 것 같다.

누구나 친구는 많이 있을수록 좋겠지만, 참다운 벗은 그리 흔치 않다. 사회생활을 해오면서 무수한 사람들과 친교를 맺고 그들과 만남도 잘 유용하게 적응하면서 지내왔지만 앞으로 그 모두를 다 수용하며 만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이제는 사람 냄새나는 세상이 그립다.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이 83.6세라 한다. 100세 세상이 곧 올 판이다. 그러나 100세를 살면 뭐하겠는가. 능력과 경제, 건강이 받쳐주고 차라도 한 잔 마실 수 있는 친구가 있어야 노후가 즐거운 삶 아니겠는가.

즐겁고 건강하게 산다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그것은 수많은 세월을 보내면서 쌓아 놓은 업(業) 때문이 아닐까. 젊어서는 모르겠으나 나이가 많아지면 아내나 남편, 형제나 자식, 가족들만의 사랑과 우정은 노후의 행복에 있어서 2%가 부족한 것 같다. 그래서 늙을수록 진정한 친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봄의 꽃과 신록, 여름의 녹음과 싱싱함, 가을의 낙엽과 열매, 겨울의 눈과 앙상한 가지도 곁들여서 말이다.

인간은 삶은 길(吉)과 흉(凶)이 함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늘 길한 쪽을 기대한다. 길흉이 늘 함께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말이다. 그러나 만약 아파본 적도 없고, 슬퍼 본 적도 없으며, 실패와 좌절을 겪어본 일도 없이 승승장구 살아온 이가 있다고 한다면 그를 진정 아름다운 삶이라 말할 수 있을까? 인생의 아름다움이란 쓰고 달고 맵고 신 맛이 한데 버무려져 숙성된 것이겠기에 말이다.

좋은 벗은 서로가 함께 노력하며 긴 여행길에 길잡이가 된다.

명심보감 교우편(交友編)에 나오는 '급난지붕(急難之朋)'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불결자화휴요종(不結子花 休要種) 무의지붕불가교(無義之朋 不可交) 주식형제천개유(酒食兄弟千個有) 급난지붕일개무(急難之朋一個無)와 어울려 기술돼 있다. 열매를 맺지 않는 꽃은 심지 말고, 의리가 없는 친구는 사귀지 말라. 술이나 먹을 것이 있을 때 같이 즐길 수 있는 친구는 많으나 위급하고 어려울 때 서로 도울 수 있는 친구는 극히 드물다는 뜻이다.

꽃이 아름답긴 하지만 열매를 맺지 못하면 꽃의 사명을 다하지 못함이다. 꽃은 보기에 아름다우나 열매가 없으면 한때의 아름다움에 지나지 않는다. 왜 그럴까. 그것은 열매 맺는 꽃은 씨앗으로 그 꽃의 아름다움을 시간의 제약 없이 계속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씨앗은 생명이다.

생명을 창조하지 못하는 삶은 안개나 바람처럼 허망하다. 꽃이 피면 지듯이 인생은 유한(有限)하다. 인생은 누구나 살다 가지만 열매 맺는 삶을 산 사람은 그 자취가 영원하다. 그러나 쭉정이 같은 의리(義理) 없는 친구는 제 이익(利益)에 반하면 언제고 배신(背信)한다. 의리 없는 친구와 사귀면 결국 손해 보고 가슴을 친다. 무능(無能)한 친구나 빈궁(貧窮)한 친구는 덕(德)은 볼 수 없어도 손해를 끼치진 않는다. 아무리 유능해도 의리 없는 친구는 삼가 멀리할 일이다.

내가 연락해서 돈 내고 술 마시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친구는 무수히 많다. 그러나 어렵고 힘들 때 함께 할 친구는 찾기가 여간 쉽지 않다. 세상인심이 각박하기 때문이다. 돈으로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다는 사람들의 생각이 세상의 인심을 구겨 놓았다.

끝으로 원불교 3대 종법사이신 대산종사 말씀으로 글을 맺는다.

"우리가 영생을 잘살기로 하면 머리카락 한 올까지 다 바칠 수 있는 마음의 스승과 생사고락을 같이할 수 있는 마음의 벗과 어떠한 경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마음의 계를 가져야 하나니, 이처럼 심사(心師)·심우(心友)·심계(心戒)를 모시고 살면 일생뿐 아니라 영생을 통해 교단과 국가와 세계의 빛이 되고 경사가 되느니라."


24-04-28 13:31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시민제보~~!!!!
짜고치는 고스톱같아요. 왜, 자료…
자연의 섭리에서 저출산 문제점을 …
상수원 파헤치는 시장, 공무원 형사…
지금 수도물 사용에 아무런 문제가…
강교수님 칼럼으로 조선시대에서도…
너나없이 국민을 위한다고 떠들어 …
733호 말로는 태평양도 걸어서 건널…
잘봤어요
6월 민주화 항쟁
허위사실을 댓글로 달면 민형사상 …
출렁이는 꿈들이 은하의 전설에 …
사회복지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
어느날의 다짐
Dear Korean Fans
들꽃은 아름다워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시민제보 | 이용약관 | 개인정보보호정책 | 기사올림방
발행인 편집인 : 고정숙 대표 : 고정숙 편집국장 : 공인배 등록번호 : 전북다01256 등록년원일 : 2009년 4월 20일
창간호발행 : 2009년 5월 18일 제호: 주간소통신문 주소 : 전북 익산시 남중동 480-2번지 소통신문 대표전화 : 063)837-8588
인쇄인 : 왕궁인쇄 이메일 : sotongsinmun@hanmail.net 팩스 : 0630291-6450
Copyright (c) 2009 SOTONGSINM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