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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4-05-24 09: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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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여행


윤약국약사 윤복순


온 가족이 해외여행 하기를 희망했다. 애들이 대학을 가면서 객지로 나갔고 딸이 졸업과 동시에 취직이 되었다. 방학을 이용해 대학원에 다녔는데 결혼도 빨리해 그 흔한 모녀간의 해외여행 한 번 없었다. 아들도 취직을 하고 입사동기와 데이트를 시작했으니 부모와 여행은 쉽지 않았다.

차선책으로 손자손녀들이 초등학교 2학년이 되면 데리고 다녔다. 외손녀 쌍둥이들이 2학년이 되었는데도 코로나19로 나가지 못했다. 올해 4학년이 된다. 그 애들을 데리고 태국 치앙마이를 다녀오려 했다. 손녀들이 여권을 만들고 들떠 있으니 중2 중3이 되는 그 애 언니들이 저희들도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른 모양이다.

큰 애들은 초등학교 2학년. 3학년 때 둘을 베트남 다낭에 데리고 갔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랑 한 여행이 너~무 좋았다고 제 어미를 얼마나 졸라댔는지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 민정 민희는 내가 여행비 낼 테니 데리고 가면 안 될까?” 그 애들은 다 컸으니 남편과 내가 손봐줄 필요도 없을 뿐 아니라 제 동생들도 챙길 것 같아 좋다고 하였다.

사위가 애들 넷을 데리고 가면 여행이 아니라 스트레스뿐이라며 걱정을 하더니 휴가를 받았다. 쌍둥이들은 어려서 중학생인 큰 애들은 그야말로 김정은도 무서워서 남침을 못한다는 중2병생들 아닌가.

남편이 대단한 발견을 한 모양 흥분된 목소리로 준우 소윤이도 데리고 가겠다고 며느리한테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그 애들도 쌍둥이로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이 된다. 쌍둥이 외손녀들은 많은 형제들 속에서 커서 제 할 일은 알아서 척척 한다. 친손주들은 어림도 없다.

아니나 다를까 며느리가 힘없이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되겠냐는 목소리로 “아직은 너무 어려서요.” 딸네 애들은 사위가 맡을 거니까 엄마 아빠가 너희 애들을 책임지겠다고 해도 대답을 하지 않더란다. 이번 기회에 사촌들끼리도 친해지고 자립심도 생길 거라고 설득을 했다.

며칠 뒤 아들과 며느리가 휴가를 냈다. 이렇게 해서 11명이 되었다. 딸과 고3이 되는 외손자가 빠졌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가족의 단합대회도 공부만큼 중요하다고, 살아가면서는 공부보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더 중요하다고 말해도 고3 엄마는 아닌가 보다. 딸도 올해 진급시험을 준비하고 있으니 손자 밥 해주면서 공부 좀 하겠단다.

원래는 외손녀 쌍둥이와 친손자 손녀 여행비만 내 주려했다. 남편이 설날, 온 가족이 모인 가운데 “이번 여행 경비는 엄마 아빠가 다 쏜다.” 선언을 했다. 나도 찬성이다. 딸은 고3부터 초등학교 4학년까지 학생이 다섯이다. 아들은 애들은 둘이지만 서울 물가가 얼마나 비싼가. 다행히 남편과 나는 크게 병원 갈 일이 없으니 목돈 들어갈 일이 없다.

여행 날이 다가올수록 남편은 특히 초등학생들에게 알려 준다고 인도차이나 반도를 그리고, 우리나라와 차이점, 태국의 특색 등을 아이들 수준에 맞게 적어 나갔다. 망고 두리안 등 열대과일을 많이 사 먹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옵션 프로그램도 많이 하자고 한다. 남편과 둘이만 다닐 때는 달러만 환전하고 그 나라 돈은 바꾸지 않고 필요할 땐 가이드에게서 조금씩 바꿔 썼다. 이번엔 더운 날씨에 애들 탈수나지 않게 아이스크림 음료수 등 바트 쓸 일이 많을 거라며 태국 돈도 환전했다.

호사다마일까. 떠나기 3일 전 시어머니 49재였다. 사위가 코로나에 걸려 딸네 식구들이 내려오지 못했다. 혹 외손녀들에게 옮기면 이번 여행은 출발도 못하고 끝이다. 아들네는 다 내려왔는데 재를 지내는 동안 며느리가 손자를 데리고 나갔다. 산사 대웅전에서 했는데 어찌나 추운지 얼굴이 얼 것 같아 예의가 아닌 줄 알면서도 얼굴을 마구 두드려야만 했다.

추워서 나간 줄 알았는데 손자가 배가 아프다고 하더니 다 토했다고 한다. 재가 끝나고 절에서 식사를 하는데 손자는 한 술도 못하고 손녀도 밥을 못 먹겠단다. 약국까지 오는 동안에도 또 토했다. 식구들이 이렇게 다 아파서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드디어 출발 전날, 사위는 다 나았고 딸네식구들 중 아무도 전염되지 않았단다. 아들네는 손녀도 장염이 와서 손자손녀 모두 수액까지 맞고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한다.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아 상비약을 한 보따리 챙겼다.

치앙마이는 태국의 북쪽이라서 그리 덥지는 않을 줄 알았는데 그곳도 이상기후라고 한 낮엔 35도가 넘는다. 손자손녀들은 쉬 지치고, 태국 불교나 문화에 무슨 관심이 있겠는가. 땀을 죽죽 흘리면서도 가족사진을 찍고 백색사원의 화려함에 환호하고 사원안의 밀랍 스님에 호기심을 보이기도 했다.

코끼리에게 바나나를 주고, 코끼리가 그림을 그리고 공놀이를 하는 등 쇼를 보면서 좋아하고, 코끼리를 타면서 나는 무서웠는데 애들은 재미있단다. 대나무로 만든 뗏목을 타면서 코코넛은 입에 안 맞는다고 할머니는 맛있냐고 몇 번을 물어본다. 갈증을 가시게 하는데 이만한 게 없어 내 생각만 한 것 같다.

도이수텝 사원에선 온 가족이 탑돌이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아이들이 아프지도 않았고 식사도 잘 하고 모든 일정에 짜증내지 않고 다 따라 주었다. 나는 그게 고마워 탑돌이 내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만 했다.

우산마을에선 손자손녀들이 모자에 그림을 그리고 싶다 해 나도 같이 했다. 모두 모자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웃는 얼굴들이 좋다.

이번 여행에서 손자손녀들이 무엇을 기억하고 살면서 어떤 힘을 얻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손주들과 많은 정이 들었다. 기껏해야 1년에 대엿 번 내려와서 겨우 하루 저녁 자고 훅 떠나니 친해질 시간이 없다. 공통분모가 있어야 소통할 수 있다. 연대감을 갖게 하는 가족여행, 시간을 잘 맞춰봐야겠다.


24-04-0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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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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