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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키즘(Workism)
▲ 당신은 뭘 하는 사람입니까?



하늘숲 교회 담임목사


강남웅



신(神)을 믿지 않는 현대인들은 이제 일(직업)을 숭배합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곧 나 자신이라고 여기며 살아갑니다. 단순하게 일을 통해 돈을 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성취감도 느끼고, 우정이나 가족애도 나누고, 나아가 삶의 의미까지 찾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기대한 모든 걸 얻기 위해 자신의 일상 전부를 일에 쏟아붓고 살아갑니다. 일이 가장 우선되는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직업은 과거의 종교가 하던 역할을 대체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런 경향을 일컫는 신조어 ‘워키즘’(Workism)이라는 말도 생겼습니다. 2019년 애틀란틱지 칼럼에서 처음 등장한 단어인데 어떤 사람의 정체성을 규정할 때 그 사람이 하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일을 단지 경제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생산 도구로 대하지 않고 인생의 목적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神)을 믿는 대신, 일에 의지하고 있는 '일 숭배'는 우리를 더 일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워키즘은 필연적으로 과로를 수반하기 때문입니다. 작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신이나 영적인 무언가를 숭배해야 하는 이유는 그 외의 다른 것을 숭배했다간 그것이 우리를 집어삼키기 때문이다” 그의 경고가 오늘날 실현되고 있습니다.


‘워킹 데드 해방일지’라는 책을 통해 시몬 스톨조프는 “일에 자신을 바친다는 건 인생의 다른 의미 있는 면들을 잃는다는 뜻”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일 혹은 직장이 사라지게 됐을 때는 삶이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일 중심으로 돌아가는 생활 방식은 오늘날 저출산의 요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일을 삶의 중심에서 끄집어내 제자리에 돌려놓는 법을 고민할 때가 되었다고 믿습니다.


그가 독자들에게 마지막 던지는 질문은 '무엇을 하길 좋아하십니까'라는 말입니다. 으레 하는 질문, 즉 (먹고 살기 위해) '무엇을 하십니까'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내가 하는 일 곧 나 자신이라는 착각,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착각, 오래 일하는 만큼 일을 잘하게 된다는 착각들에서 벗어나 일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게 필요하다고 설득합니다.


‘가족 같은 회사’라는 유행어가 있었습니다. 그런 정서가 과연 진짜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가족과 기업은 서로 근본적인 목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가족 같은 회사’ 대신 ‘노조가 있는 직장’이 더 낫다고 믿습니다. “출근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집에 가는 것이다”라는 말을 기억할 필요도 있습니다. 일을 줄이고 여유 시간이 많아지면 우리는 더 나은 친구와 이웃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예컨대, 가족 구성원으로서, 이웃이나 주민으로서, 남을 돌보고 연대하는 사람으로서, 공동체에 이바지하는 사람으로서, 창조하는 사람으로서 자기 정체성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일과 가장 건강한 관계를 맺고 사는 사람들 사이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들은 모두 일하지 않고 있을 때 자신이 누군지에 대한 확고한 인식이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내면에는 주구장창 일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뭐라도 해야 먹고살 수 있다는 걱정이 늘 존재합니다. 하지만 줄기차게 무언가를 하지 않고서도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경제적 가치 생산을 넘어선 무언가를 하기 위해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생각은 희미해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일만 하다가 죽는 존재, 일밖에 모르는 좀비처럼 살아가는 존재는 결코 아름다운 세상은 아니라고 믿습니다.


오늘날 워키즘은 의식을 갖고, 주의를 기울이며 또 행동하는 것은 의미하며, 인종뿐 아니라 여성, 성 소수자 등 광범위한 사회적 소수 계층의 권리를 대변하는 의미를 지니기도 합니다. ‘깨어 있는 시민’, 즉 정치적 의식을 지닌 시민과 이와 관련한 움직임을 일컫기도 합니다. '차이'(difference)를 일종의 '차별'(discrimination)로 간주하며, 불평등에 반대하는 것들과 연결되며 이는 다양한 분야를 막론합니다.


명분 있는 어젠더들을 워키즘이 선점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민주주의를 위하고 자유와 인권을 위한다면 그것이 누구에 의해 실현되더라도 환영할 일입니다. 하지만 워키즘을 선점한 이들이 거의 무신론자들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기적인 욕심을 위해 타인이나 국가를 이용하지 않도록 지켜봐야 합니다. 문제는 행동은 하지 않고 좋은 말만 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정말 깨어 있나”를 보려면 말이 아니라 그들의 행동을 봐야 할 것입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


24-03-3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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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비단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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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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