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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아프다.


김영주
익산시 사회복지협의회장
사단법인 삼동인터내셔널 이사장

 

현하(現下) 한국 사회를 보면 답답하다. 왜 그럴까? 큰 원동기가 돌면 작은 원동기들이 따라서 돌아가는 질서 있는 정미소의 방앗간이 되지 못하고 질서는 똥 막대기처럼 던져 버리고 서로가 자기 잘난 맛으로 사는 것처럼 아우성치는 모습만 보이기 때문이다. 요즘 거리엔 내가 국회의원이 된다면 국민에게 행복한 삶을 주겠으나 저를 선택해 달라고 하는 후보자들의 손 흔들림이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리고 있다. 과연 저분이 그렇게 해 줄 수 있을까. 언제나 ? 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울타리 없는 종합병원이 되어버렸다. 먹을 것, 입을 것, 배울 것, 살 곳이 다 갖춰졌는데도 여전히 배고프고 배 아프고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다. 우울감이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아졌고, 자살 충동을 느끼거나, 그것을 단행, 혹은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 지금 이 순간도 얼마나 많을까? 불안, 분노, 따돌림, 신체적 언어적 폭력, 성폭력, 절도, 방화, 각종 중독, 살인, 나태, 의뢰, 잘난 척, 열등감, 탓, 원망, 탐욕, 이기심, 책임 전가, 비난, 모함, 상납, 특혜 등등. 우리 각자도 우리 사회도 병이 참 많고 병증도 아주 깊어졌다.

 그런데 이 병증들을 다 고쳐낼 방법이 있다. 필자가 대통령이 된다면 말이다. 독자는 웃지 마시라. 필자가 대통령이 될 리가 없겠지만 그래도 상상이라도 해 봐야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을 것 아닌가. 필자가 대통령이 되면 이것부터 단행할 것이다. 그 핵심은 교육을 바꾸는 것이다. 학교는 물론이요 가정과 사회의 모든 교육의 가치를 바꿔놓겠다. 그 방법은 이렇다. 아이들이 말을 배우고 익히는 시기부터 고등학교까지 교과목의 절반 이상을 공존하는 법, 상생하는 법, 인간관계, 행복, 문제해결 등 '인간과 행복한 삶'에 관련한 과정으로 편성하는 것이다.

 한번 생각해 보시라. 프랑스혁명이 언제 일어났고, 그들의 왕조가 어떻게 변천되었고, 영국의 헌법의 이름이 뭐고 루트니 시그마니 하는 수학 문제들이 뭐가 그리 중요해서 우리는 그토록 긴 시간을 죽을 만큼 힘들게 공부하고 외워대며 살았는지 참 헛웃음이 나온다. 프랑스나 영국의 아이들은 한국의 역사를 그렇게 책이 뚫어져라, 밑줄 그어가면서 외우고 있는가. 참으로 웃기지 않는가. 물리나 수학 시간에 배운 내용 들은 이 나이 되도록 모르고 살아도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그래서 필자는 고등학교 과정까지는 기초적인 내용만 가르치고 그 분야에 더 깊이 관심 있는 사람은 대학에 들어가서 전문적으로 배우도록 할 것이다. 그것들을 뺀 자리에는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힘들어하는 문제, 즉 인간의 삶에 대한 내용이 들어서야 한다.

사람은, 그리고 남녀는, 어떻게 서로 같고 다른지, 어떻게 서로 배려하고 모든 방면에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주면서 살아야 하는지, 자신이 가진 자원들을 무엇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사용해야 하는지,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사는 법, 자기 내면의 문제든 인간관계 속의 문제든, 상황의 문제든 모든 문제들이 생길 때 어떻게 해결해 가야 하는지를 세부적으로 과목을 정해 학습하는 것이다. 그 내용 들을 배우고 외우고 경험을 나누고 토론하고 피드백하고 그런 것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가를 가지고 시험 보고 평가하는 것이다. 그런다면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직면하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어질 것이다. 가정에서도 공부로 인해 스트레스 주고받는 시간에 사람답게 하는 일에 더욱 치중할 것이다. 가족 간의 대화와 웃음이 절로 많아지고 학교폭력이니 따돌림이니 우울증이니 불안감이니 자살이니 하는 것들이 다 사라질 것이다. 병의 근원이 없어질 것이니 그토록 큰 병원들이 꽉꽉 들어찰 일도 없어질 것이며, 분쟁과 싸움을 스스로 해결해 버리니 경찰서와 교도소가 할 일이 없어질 것이다. 누구에게나 최고의 가치가 인간의 행복한 삶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는 무조건적인 경쟁으로 정신력을 소진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없는 소질들을 개발시키느라 이 학원에서 저 학원으로 매일매일 과정 활동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각자가 가진 소질을 서로 발견해주고 길러주어서 그것으로 공익을 위해 기여하고 보은하는 자원으로 삼아서 자기 삶에 보람과 가치를 더하며 살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행복지수는 무등등한 것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독자는 GNH(gross national Happiness)를 아시는가? 왕추크라는 국왕이 도입한 부탄의 국정 운영 철학이다. 한 나라의 부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로 전 세계가 사용하고 있는 GNP나 GDP의 P(product)대신 H(happiness)를 넣은 것이다. 1972년에 17세의 나이로 국왕이 된 왕추크는 "무엇이,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를 모든 의사결정의 최고 화두로 정하고 34년간 그 철학으로 국정을 이끌었다. 그 20대의 젊은 국왕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아버지뻘 되는 각국 수뇌들의 눈을 똑바로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GNP보다 GNH가 중요합니다." 경제력과 국가 인지도를 높이는 일에 열을 올리고 있던 수뇌들에게 일침을 가하며 처음으로 GNH를 언급한 국왕이 된 것이다. 1인당 GDP가 1천 2백 달러 정도인 가난한 나라 부탄이 세계 행복지수에서 경제 대국이나 선진국들을 제치고 항상 최상위권에 오르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자살률이 세계 1위인 우리나라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나름 부유한 나라라고 목에 힘주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아마 부탄의 젊은 국왕은 씁쓸한 웃음을 머금고 이렇게 묻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당신이 이끄는 한국의 국민들은 행복하다고 합디까?"

  소유에만 가치를 두는 사회에서는 개인과 사회는 각종 비리가 전염병처럼 퍼지게 되고, 그 속에서 선량 하고자 하는 약한 개인들은 어쩔 수 없이 만성적인 사회의 질병에 합류할 수밖에 없다. 이런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저는 핵심적인 교과목의 내용과 근거를 서로가 도움이 되는 보은(報恩)의 삶과 인격 수련에 둘 것이다. 그것으로 만들어 낼 과정은 실로 무궁무진하다.

  병든 사회와 병든 개인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개인의 문제와 병은 마음의 인격 수련으로 고쳐가게 하고, 사회의 병은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서로의 은혜 관계에 기초하여 완치되도록 할 것이다. 사람들 모두 자신의 삶을 운영하는 대통령들이다, 또한 가정을 운영하는 대통령들이고, 어떤 단체나 사업체의 지도자들이고 대통령들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대통령은 물론 국회의원을 비롯한 누군가의 지도자인 분들은 이와 같은 가치와 목표를 가지고 병을 치료하고 이 사회에 평안하고 아름다운 낙원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다.


24-02-1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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