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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이 하늘이다


김영주
익산시 사회복지협의회장
(사)삼동인터내셔널 이사장

요즘 시국에 가슴 깊이 와 닿는 말씀이 있다.

“작은 재주로 작은 권리를 남용하는 자들이여! 대중을 어리석다고 속이고 해하지 말라. 대중의 마음을 모으면 하늘 마음이 되며, 대중의 눈을 모으면 하늘 눈이 되며, 대중의 귀를 모으면 하늘 귀가 되며, 대중의 입을 모으면 하늘 입이 되나니, 대중을 어찌 어리석다고 속이고 해하리요.”

원불교를 창시하신 소태산 대종사의 말씀이다.

공자(중국의 철학자)가 어느 날 길을 가다가 아직 흙이 마르지 않는 무덤 앞에서 슬피 울고 있는 여인을 만나서 왜 우느냐고 물었다. 그 여인의 대답인즉 남편과 아들을 호랑이에게 잃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왜 이사를 가지 않느냐고 물으니까, 그 여인은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도 더 무섭다고 했단다.

인간 사회에는 총칼을 든 도적보다는 합법을 가장한 지능적 도적이 우글거리고 있다는 뜻이다. 그들의 지위와 지식을 교묘히 동원하여 호랑이나 갱보다도 더 무섭고 악랄한 권력으로 백성들을 억압한다는 뜻이다.

죄짓기 가장 좋은 것이 돈과 권력이다. 돈과 권력이 공정하게 사용되지 않는 한, 낙원 세상이니 복지국가니 살기 좋은 사회니 하는 것은 개가 웃을 소리다.

정치인들이나 정당의 지도자들이 입에 달고 하는 소리는 ‘민생’과 ‘국민’이다. 속으론 자신의 욕망과 권력유지로 꽉 차 있으면서 말이다. 이처럼 국민을 속이고 있다.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군부독재란 말은 들어 봤으나 검찰 독재라는 말은 금시 처음이다. 남의 약점을 잡아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서슴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오죽하면 그 여인이 호랑이보다 정치가 더 무섭다고 했을까.

우리나라는 1945년 해방과 함께 시작된 민주공화국이지만, 78년 세월이 지났어도 민주화가 완성되지 못하고, 지금도 소수의 가진 자들이, 다수의 민중을 억압하고 온갖 좋은 것을 독점하는 불평등한 사회로 남아 있다. 이러한 세상을 개벽하기 위해서는 도덕이 위(位)를 바로 세워야 한다. 그래서 인간의 양심과 도덕이 권모술수와 욕심을 교화하고 선화(善化)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소태산 대종사는 ‘작은 재주로 권리를 남용하지 말라, 대중은 어리석은 존재가 아니다.’라고 경고하였다.

처방은 간단하다. 대통령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이 나라 공직자들이 본을 받는다. 대통령이 몸을 낮추고 마음을 열어서 민심을 읽고 대중의 소리를 들을 수는 없을까? 지금 이 나라 국민이 어떠한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소망이 무엇인지를 알고자 하면 안 될까? 그래야 참으로 존재 가치가 있는 대통령이 아닐까.

그렇다. 대중이 모이면 하늘이 된다. 천지(天地)는 참으로 무서운 존재이다. 하늘이 노하면 천재지변이 일어난다. 대중을 속이고 해하고 못살게 굴면 천벌을 받게 된다. 공직자는 국민 위에 군림(君臨)하는 자가 아니다. 국민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충복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복을 받고,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30%의 지지율을 가지고 그래도 ‘삼분지 일은 잘하고 있다잖아!’ ‘지지율은 상대적인 거 아냐?’ 물론 그럴 수도 있다. 대중의 뜻에는 늘 혼란스러움이 잔존(殘存)하기 때문이다. 이쪽의 대중과 저쪽의 대중이 상반되기도 하고, 그 뜻이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고 같은 이름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쪽에서 ‘대중의 뜻’을 표명하면, 다른 쪽에서 ‘그 대중이 누구냐’고 따져 묻는다. 딱히 정해진 답이 없기에 우물쭈물, 자기 뜻을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재차 강조된다. 마치 정치인들에게 ‘국민의 뜻’이 절대적 정당성을 부여하듯 말이다.

답답하다. 무언가 길은 있을법한데 자꾸 나라가 꼬이고 있다. 이유는 뭘까. 만나고 대화하지 않기 때문이다.

언젠가 원불교 중앙문화원장을 지내신 범산 이공전 종사가 필자에게 한 말이 있다. 화할 화자(和)가 무슨 뜻인 줄 아느냐? 벼(禾)가 입(口)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만나서 밥도 먹고, 차도 한잔하고, 술도 먹고 하면 모든 것이 가까워지고 문제가 해결된다. 그것이 화(和)자의 의미라 하였다.

경북 성주군 소성리 태생으로 원불교 2대 종법사를 지내신 정산 종사가 하루는 학생들에게 물었다.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무엇이더냐?”

이에 학생들은 귀신, 호랑이, 사람, 하고 싶은 마음과 하기 싫은 마음 등 여러 가지로 답을 하였고, 정산 종사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대중의 평판이다. 대중의 평판이 ‘저 사람 쓰겠다.’ 하면 앞길이 열리는 것이요, ‘못 쓰겠다.’ 하면 앞길이 닫히는 것이다.”

참으로 무서운 말씀이다.


23-10-29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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