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심판론 꺼내들고 구태정치 재현.. 반쪽짜리 단일화 ‘눈총’
무공천 취지도 무색한 안철수의 그림자 선거.. “말로만 새정치”

익산시장 예비후보 등록자 중 4인이 지난 19일 후보단일화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현 상황에서 현역인 이 시장에 대한 심판론을 꺼내들고 민주당과의 대결구도를 조성하겠다는 것은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의 통합 추진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이자 안 의원이 선언했던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에 대한 취지를 무시한 오로지 선거 승리만을 위한 야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들이 새정치라는 기치를 내걸고 있으면서도 구태의연한 선거풍토를 그대로 재연하고 있으며 자칫 바람직한 선거문화를 기대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줄 우려도 내놓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 18일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내일’의 익산실행위원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새정치연합 측 후보로 분류되는 익산시장 예비후보 등록자 5명에게 후보단일화를 제안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이들은 먼저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심판적 성격으로 규정하고 여러 후보가 난립함으로써 시민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시민들이 단일화를 원하고 있다고 전제한 후 ‘재정위기와 무능’을 청산하는 것이 후보단일화의 명분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종열, 배병옥, 배승철, 정헌율, 양승일 예비후보까지 5명의 익산시장 예비후보자에게 ‘통 큰’ 단일화를 공개 제안했다.

이들 5인은 새정치연합 측 후보로 분류됐던 후보자들로서 무공천 방침이 아니라면 경선 과정에서 경쟁상대로 맞붙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무소속 출마가 기정사실화 됐고 민주당과의 통합마저 추진되자 무소속 다자구도 대결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었다.

성명 발표 다음 날인 19일 단일화논의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힌 박종열 예비후보를 제외한 4인의 회동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배병옥, 배승철, 정헌율, 양승일 예비후보는 기본적으로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24일 11시에 기자회견을 통해 단일화 취지와 시기, 경선방법 등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의 단일화 합의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정계 곳곳에서 반발 여론이 급증하고 있다. 
먼저 이들이 꺼낸 ‘심판론’이나 ‘대항마’라는 말 자체가 구태의연한 정치적 수사라는 지적이다. 자신들의 정책이나 비전으로 승부하지 못하고 오로지 현 시장에 대항하기 위해서 뭉치는 것은 스스로를 ‘약자’로 생각하는데서 비롯한 ‘야합’일 뿐이라는 얘기다. 

또한 단일화의 명분이라고 내세운 ‘시민들의 우려’나 ‘명령’도 단일화의 책임을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무책임한 처사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한 시민은 “시민의 뜻으로 인해 단일화를 명했다고 하는데 대체 누가 그런 명령을 그들에게 했는지 알고 싶다”며 “다자구도에 자신이 없으니 이기기 위해 단일화를 꺼낸 것일 뿐이며 이런 모습은 과거에 많이 보던 장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단일화 자체에 대한 논란도 있다. 통합신당을 추진하는 취지와 목적을 역행하는 일이며 4인의 합의는 반쪽짜리 단일화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현재까지 이한수 시장을 제외한 익산시장 후보군은 총 7명이다. 하지만 금번 후보단일화는 이들 중 오로지 새정치연합 측에 서있었던 5명 가운데에서도 4명만이 합의를 도출한 결과다. 1대1 구도를 만들고자 단일화를 합의했다는 목적에도 맞지 않는 일이어서 단일화가 아니라 일부 후보들의 ‘연대’라고 불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 이유다.

또한 1대1 대결구도 조성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불편한 시선이 나오고 있다. 이들이 단일화를 합의하는 과정에서 밝힌 것과 같이 추후 익산시장 선거구도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 이로써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통합신당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이번 단일화 논의로 인해 어떤 후보가 되더라도 안철수 의원의 그림자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며 그것이 바로 기초선거 무공천이라는 취지를 무시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선거에 이기기 위한 방법으로 시기상조인 단일화 카드를 꺼냈지만 결코 시민들이 원하는 모습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