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과장 전보요청도 없어.. 배경 궁금증 증폭

정기인사에서 승진 발령을 받은 사무관이 열흘 남짓 만에 전격 전보되면서, 민선 6기 박경철 호의 첫 인사가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는 지적이 비등하다.

파격적인 직렬파괴 인사를 단행하며 그간 소외됐던 소수 직렬 공무원들에게 희망의 물꼬를 텄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전문성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던 이번 인사에 대해, 결국 시가 잘못된 인사였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는 지적을 피하기가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다.

시는 지난달 31일자로 대대적인 하반기 정기인사를 실시한 이후, 지난 11일 다시 갑작스레 5명의 자리를 옮기는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전보인사에 따라 익산시는 승진한 지 열흘 남짓 된 주택과 임유태 과장과 함열출장소 배수문 소장이 자리를 맞바꿨다. 또한 회계과 김철 계장이 주택과로, 건강체육과 원석현 계장이 회계과로, 주택과 이지용 계장이 건강체육과로 자리를 옮겼다.

이같이 전보인사가 정기인사 직후 갑작스레 다시 단행되자, 해당 업무에 관한 전문성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허술하게 정기인사가 단행됐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처음부터 적재적소에 맞는 직원을 제대로 배치하지 못한 잘못된 인사였다는 주장이다.

시청 A공무원은 “사무관으로 승진해 발령받은 지 열흘 된 과장을 갑자기 전보 조치한 것은 정기인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기타 직렬이 동장이나 면장 등의 행정직 자리에서 총괄하는 업무를 볼 수는 있지만, 전문성을 요하는 자리에서 경험이 없는 행정직 공무원이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주택과장은 복수직렬이기 때문에 시설직이나 행정직이 갈 수 있는 자리인데, 행정직인 해당 주택과장이 스스로 전보요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취재과정에서 해당 과장은 전보를 요청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전보를 요청한 사실이 없고, 전보된 사실도 11일 당일 알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과장 이외에도 계장 3명이 함께 전보된 점에 비춰볼 때, 이번 전보인사가 해당 공무원의 전보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갑작스레 단행된 전보인사의 배경과 이유에 대해 시청 안팎에서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 부서를 총괄하는 과장에 대한 갑작스런 전보인 만큼 인사권자인 박경철 시장의 특별한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

시 관계자는 “지방공무원 임용령 규정상 기관장이 보직관리를 위하여 전보할 필요가 있다고 특별히 인정하는 경우에 해당돼 전보했다”면서 “해당 과장이 전보되면서 원활한 업무추진을 위해 계장들의 보직순환을 실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