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상률 소급 적용.. 헌법상 보장된 시민재산권 침해 “익산시가 시정을 운영하면서 떠안게 된 재정 부담을 시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가정집들도 마찬가지지만, 목욕탕을 운영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목욕비를 500원만 올려도 주민들 원성이 자자하고 당장 목욕탕을 찾는 사람이 줄어 굉장히 민감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산시가 시민의 입장은 전혀 고려치 않고 일방적으로 공공요금인 하수도사용료를 무리하게 인상하면, 결국 그 피해는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셈이다.” 모현동에서 목욕탕을 운영하고 있는 A씨의 하소연이다. 익산시가 재정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하수도사용료 인상 추진안에 대한 시민들의 불평·불만이 비등하다. 시민들의 삶과 직결돼 있는 문제인 만큼 보다 신중하고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익산시는 지난 13일, 가정용(11t~30t)의 경우 매년 20%씩 6년 동안 120%를 인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로써 하수도사용료는 올해 톤당 300원에서 내년도 360원으로 상향 조정되며, 이를 기준으로 월 15톤을 배출하는 가정은 올해 월 4,500원에서 내년에는 월 5,400원을 부담하게 된다. 또, 6년 뒤에는 9,900원을 부담하게 된다. 익산시는 이에 대해, 현재 하수처리비용이 톤당 1,199원인 반면 하수도사용료는 284원을 부과해 1톤을 처리하면 915원이 적자가 나고 있는 실정이며, 최근 하수관거정비 임대형 민자 사업과 하수처리장 고도처리시설 및 총인처리시설 등 대규모 수질개선 사업으로 인해 추후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재정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기 때문에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한 ‘하수도공기업 경영합리화 추진계획’에 따라 익산시의 하수도사용료 현실화율을 2017년까지 51.1% 수준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는 안전행정부의 권고를 이유로 덧붙였다. 시는 이 인상안을 지난 9월 30일 입법예고했으며, 오는 12월 의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시의회 내부에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시민 정 모 씨는 “100~200원이라 할지라도 공공요금 인상은 시민들에게 매우 민감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인상안을 내놓은 시 행정을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하수도 요금이 인상되면 가정집은 물론이고 목욕탕이나 대형 식당, 공장 등 물 사용량이 많은 업체들이 겪게 될 어려움이 줄줄이 연쇄반응을 일으켜 시민 전체가 피해를 입게 되고 지역경제 또한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황호열 위원장도 “시의 어려운 재정상태를 감안하면 시민들이 동참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것도 일리가 있지만, 시민들 또한 어려운 현실인 것은 마찬가지”라며 “시민들의 삶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일정기간 유예기간을 두거나 보다 완화된 단계적 인상을 추진하는 방안 등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상·하수도 사용료를 인상하며 인상률을 소급적용하는 행태 또한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22일 감사원에 따르면, 익산시는 지난 2007년 7월과 2012년 1월 각각 상·하수도 요금을 인상하면서 인상 이전에 사용한 부분까지 인상요율을 적용해 사용료를 부과하고 총 6억 6,600여만원을 더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용료를 인상하면서 관련 조례 시행일 이후 사용량이 아닌 최초 검침분이나 고지분까지 소급적용해 왔던 것. 이는 헌법상 보장된 법률불소급의 원칙을 무시하고 조례를 소급적용해 시민들의 재산권을 박탈한 셈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감사원 지적에 따라 환경부의 지침이 11월 중으로 내려오면 이에 따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