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후보 공표 및 쓰레기소각장 사업자 교체 발언, 허위사실 확인
당선·낙선목적 허위사실공표 유죄 인정시 당선무효형, 관심 집중

지난 5월 24일 JTV에서 개최한 익산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당시 박경철 후보가 A4 용지를 흔들어 보이며 이한수 후보가 쓰레기소각장 사업자를 교체했다는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장면(출처-JTV 방송화면 캡처)

박경철 시장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지난달 28일 기소됐다.
검찰의 기소 부분이 유죄로 인정될 경우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법원의 판단에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엄중한 잣대로 시시비비를 명백하게 밝혀내야 한다는 여론이다.

지난달 28일 전주지검 군산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안승진)은 박경철 시장이 지난 6·4지방선거 당시 희망제작소가 선정한 희망후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희망후보라고 공표하고, 이한수 후보가 익산시 쓰레기소각장 사업자를 교체했다고 발언한 부분은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돼, 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불구속 기소한다고 밝혔다.

검찰이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희망후보 공표 부분은 당선목적 허위사실공표로 법정형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며, 익산시 쓰레기소각장 사업자 교체 발언 부분은 낙선목적 허위사실공표로 법정형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중한 범죄다.

만약 이후 재판과정에서 기소된 부분이 유죄로 인정될 경우, 박 시장은 당선무효형인 징역이나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공산이 크기 때문에 이후 법원의 판단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검찰은 선거공보물에 익산시 발암 수돗물은 교체했다고 발언하고, 한양대학교 교수 경력을 기재한 부분에 대해서는 불기소처분했다.

▣ 희망후보 공표와 관련

선거운동 당시 박경철 후보는 마치 희망제작소가 자신을 희망후보로 선정한 것처럼 언론매체를 통해 홍보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경쟁자였던 이한수 후보가 정작 희망제작소 선정 희망후보였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5월 29일 당시 박 후보는 희망제작소에서 선정한 희망후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직접 희망제작소 측에 확인했음에도 불구, 선거본부 대책본부장을 통해 5월 30일 희망후보로 선정됐다는 보도 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했고, 6월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선거에서 대한민국 대표적 NGO인 희망제작소에서 인증 받은 목민관 희망후보”라고 다시 강조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희망제작소는 이한수 후보를 희망후보로 선정했지만, 이를 박경철 후보가 홍보에 사용함으로써 선거운동에 있어서 그 효과를 가로챈 셈이다.
이에 따른 죄의 무게가 어느 정도일지는 법원의 판단에 맡겨져 있지만, 선거 결과가 736표라는 근소한 차이이기 때문에 당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익산시 쓰레기소각장 사업자 교체 발언과 관련

검찰은 당시 박경철 후보가 지난 5월 24일 JTV와 5월 29일 전주MBC가 개최한 익산시장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경쟁자였던 이한수 후보를 상대로 채규정 전 시장이 익산시 쓰레기소각장 사업자를 코오롱으로 정한 것을 이한수 시장이 취임하자마자 대우건설로 바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하며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판단했다.

토론회 자리에서 당시 박경철 후보는 A4 용지를 흔들어 보이면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 과정에서는 당시 지역 언론에서 보도한 의혹제기 기사를 제출했을 뿐 별다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기사는 몇 가지 정황을 토대로 비위 가능성을 추론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이와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은 관련 공무원들은 민선4기 이한수 시장이 당선된 직후까지 소각장 건설업체 선정과 관련해 아무런 행정행위가 이뤄진 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규정 전 시장은 코오롱을 소각장 건설업체로 결정한 바가 없고, 따라서 이한수 시장이 소각장 사업자를 코오롱에서 대우건설로 바꿨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는 얘기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