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산·행정력 낭비 및 행정 신뢰도 추락.. 책임론 대두
지난해 8월 익산시 측의 공사 중지 지시 이후 10개월 가까이 멈춰있는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공사가 계약해지에 이어 수십억원에 이르는 손해배상청구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예산 및 행정력 낭비, 행정 신뢰도 추락에 따른 비판여론이 고조되면서 책임론이 대두되고있다. 특히 시공사와의 계약상 ‘객관적으로 명백한 발주기관의 불가피한 사정’이라는 요건이 충족돼야 해제 또는 해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손해배상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그 책임론이 대두된다. 총 사업비 198억원에 달하는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공사는 현재 공정률이 약 18%에서 멈춰있는 상태다. 인근 주민들의 집단민원으로 인해 익산시는 지난해 8월 공사 중지를 지시했고, 12월에는 계약해지를 시공사 측에 통보했다. 이에 시공사인 코오롱환경서비스(주) 측은 익산시 측의 일방적인 계약해지가 부당하다며 익산시와 공사 발주를 위탁받은 한국환경공단을 상대로 계약해지가 무효임을 주장하는 본안 소송에 앞서 익산시가 다른 공법을 적용해 입찰에 나설 것에 대비해 입찰금지 등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코오롱 측은 여전히 계약상 수급인의 지위에 있음을 주장하며 공사 재개를 일차적인 목표로 하고 있지만,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공사 재개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하도급 업체 피해 등이 발생하면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제기될 경우, 그 액수는 약 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총 사업비 198억원 중 약 18%에 이른 공정률을 감안하면 현재까지 투입된 예산은 약 40억원을 밑도는 수준이어야 하지만, 건조소각 공법으로 설계된 공사의 경우 초기에 기계 설비를 발주하는 특성이 있어 코오롱 측은 대략 70억원 가량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코오롱 측 관계자는 “지자체가 발주한 공사를 주민들 민원을 이유로 중단시키는 것은 처음 겪는 일이며, 시공사라는 이유로 하도급 업체들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도 한계가 있다”면서 “일단 공사 재개가 목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공사는 국비와 지방비가 7대3으로 매칭돼 추진됐지만, 공사 중지로 인한 손해배상액은 전액 시비로 부담해야 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재정에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아울러 지난 2006년부터 추진된 사업이 아직까지도 완료되지 못하고 있어, 행정에 대한 신뢰도 추락 우려와 함께 그간 투입된 행정력 낭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또한 공사 중지 장기화에 따라 시공사인 코오롱 외 하도급 업체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요구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만약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제기되면 감정에 의한 투입비용을 배상할 예정”이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하도급 업체들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