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학교가 지난 9월 초 정부재정 지원 및 학자금대출 제한 대학으로 선정된 것이 정세현 총장을 비롯한 현 집행부의 책임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내홍이 일고 있다.<관련해설 4면>

원광대 교수협의회 소속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위원장 허걸교수)는 최근 '현 집행부의 잘못'이라는 주제로 여섯가지 문제점을 제기했다.

원광대 관계자는 "대학평가 결과에 대해서는 심기일전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비대위의 여러 주장은 잘못된 인식에서 나온 것들이 많다"고 반박했다. 

비대위는 우선 정세현 총장과 원광대 본부가 2월과 4월, 6월에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대학구조조정에 관한 방침을 전달받았는데도 7월까지 대학 운영위원회 차원의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총장 취임 이전 전임교원 확보율은 61%였는데, 취임 이후 잘못된 조치로 3% 이상 낮아졌는지만 8월26일 정부가 평가결과를 통보하기 전까지 보완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셋째로, 정 총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교과부가 제시한 취업률 산정기준을 미리 알고 있었음에도 대처하지 않고 있다가 부실대학으로 선정된 이후 산정방법이 잘못됐다고 이의를 제기하는 촌극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넷째로, 원광대는 경영컨설팅 업체 '엑센츄어'에 의뢰한 대학구조조정에 몰두한 나머지 지표관리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4억원이나 들여 용역을 맡기고 엉터리 같은 구조조정안을 만드느라 눈먼 장님처럼 ‘엑센츄어’에 질질 끌려 다니다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다"고 비난했다.

다섯째, 원광대학교는 지난해 말 부터 정세현 총장과 두 명의 부총장, 국제협력실장을 외부에서 영입했는데, 대학구성원들의 기대와는 달리 교과부와 어떤 대화채널도 열지 못해 무능함이 확인됐다.

비대위는 "정 총장이 두 명의 부총장 영입을 둘러싸고 법인과 갈등을 보이던 중 사퇴하겠다고 겁박해 3월 부총장과 국제협력실장을 영입했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원광대는 교수를 채용하면서 1위로 평가받은 후보를 부적격자로 탈락시킨 후 2순위후보를 특별채용하려다 법인에 의해 차단당했고, 2주도 채 되지 않은 짧은 기간에 24명의 교수를 임명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지난 1일에는 총장 친구의 동생을 군사학부 교수로 임용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는 점도 거론했다.

비대위는 "자질과 업무파악 능력, 소통과 진정성, 책임의식 등이 부족한 총장과 이사장은 반드시 퇴진해야 한다"며 "현재의 두 선무당으로는 결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없다"고 주장했다.
원광대학교 관계자는 인사행정과 관련, "정실임용은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며 "공식절차를 거쳐 합리적으로 실시한 인사였다"고 설명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