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다듬어진 연중행사는 시간이 흐르면서, 예전과 다른 자연환경과 생활양상으로 인하여 조금씩 변화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아예 없어지는 풍속이 있는가 하면 타문화와의 혼합으로 새로운 풍속이 나타나기도 한다. 수렵생활에서 농경사회로 변한 것이나, 씨족사회에서 부족사회로 변한 것, 모계사회에서 부계사회로 변해 온 것처럼, 그 과정을 통하여 생활 양상이 달라졌을 것은 분명하다.
한편, 이제는 직업의 세분화와 함께 직업군의 이동이 쉬워진 마당에 풍습 또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회 환경이 변하면서 사용하는 주변 물품들이 달라진 이때에는 거기에 맞는 새로운 풍습이 생겨나는 것이다.
더불어 옛 풍속이 미신(迷信)이라는 관념이 강하여 점차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옛 풍속을 진정으로 신앙적인 간절함에 기대어 지킨다면 그것은 고려해보아야 하겠지만, 풍속은 그냥 풍속일 뿐 현재 믿어야 할 신앙적 대치(對峙) 대상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옛것을 부정하고 최근에 등장하는 크리스마스(Christmas)나 발렌타인데이(Saint Valentine’s Day) 등이 현실적 세시풍속인양 여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세시음식이란 1년 중 특별한 시기가 되면 으레 만들어 먹는 음식을 말하며, 명절음식은 물론 세시풍속에 따라 장만하는 음식을 포함한다. 이 중에서도 명절음식은 정해진 명절에 먹는 음식이며, 당시 자연환경에 맞는 음식으로 제철음식이 주류를 이룬다. 또한 세시음식도 각 계절에 맞는 음식을 장만하며, 세시음식은 시절음식(時節飮食)이라고도 하며, 그 특정기간에 한해 준비되는 특별한 음식이다.
이런 음식들은 농경민족으로서의 자연에 대한 고마움과, 자신들을 돌봐준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것으로써 제사로 표현되었다. 제사는 어떤 때에는 복을 기원하고 액을 물리치는 기복신앙(祈福信仰)과 연관이 있으며, 자연의 동식물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상에 맞춰서 발전되어오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