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책 작가입니다. 그림책 《문어 목욕탕》, 《코끼리 미용실》, 《마법의 방방》, 《나를 봐》,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올 줄이야》 등의 그림책을 쓰고 그렸습니다. 《달팽이도 달린다》, 《숙제 손 지우》 등의 동화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 책은 연희문학창작촌에서 작업했습니다.

◎ 독자들의 한줄생각 & 한줄느낌

· 벽을 타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드는 어린이 모두를 응원한다. 이 책을 읽고 벽 타는 어린이가 많아지기를, 그리하여 벽 너머에서 자유롭고 평화롭기를 바란다.
· 사실 거의 기대 없이 책 소개도 읽지 않고 뭔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주문했는데 왠걸. 대박 취저. 스토리와 그림체와 대사와 글씨체가 이렇게 잘 맞아떨어질 수 있는가? 정말 그 나이대 아이들이 그리고 쓴 것 같은 느낌. 솔직히 기대 이상이었다. 이런 작가가 꼭 만수무강해서 영원히 작품 활동해야 한다.
 · 보통마을이 개개인의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해놓은 아이러니. 아이는 재미있게 보며 벽 타는 아이를 동경하지만 어른인 나는 어딘가 뜨끔하다가 개운해졌다. 다른 그림책보다 작은 책이 큰 의미를 담고 있어서 놀랐다
· 내가 진짜 내가 되는 이야기. 벽을 타던 줄을 타던 아무것도 안타던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내가 좋으면 된 것을. 내가 나라고 외칠 수 있어서 행복한 이야기
· 다름에 대한 경계가 아닌 이해와 존중을 담아냈다.
· 최민지 작가 특유의 귀엽고 발칙한 상상이 녹아든 작품. 벽은 바닥이 될 수도, 때로는 천장이 될 수도 있다. 벽은 없다.
· 아이들은 모두 다 다르다. 아이를 육아하며 생각하게 된 부분이다.
벽 타는 아이도 처음엔 부모님 몰래 벽을 타다 들켜서 이상한 친구들만 모인다는 모자성에
보낼 거라는 협박(?)을 받게 되지만 결국 자기 스스로가 자유를 찾아 그곳으로 가게 된다.
획일화가 아닌 다름을 인정하며.
· 보통 정상의 규정은 무엇으로 정하는 걸까를 생각하게 해보는 책이다. 연대의 힘도 보여주는 통쾌한 책이다.
· ‘벽 타는 아이’는 우리 아이, 그리고 나의 이야기였다. 다름을 틀림으로 간주하는 우리 사회. 아직 아이와 같이 읽어보지는 못했는데 아이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보통마을의 평범한 아이가 될 것인가, 벽 타는 아이가 될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구나.
· 우리 아이가 이 책을 통해 저처럼 벽 앞에 돌아서기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수많은 벽들을 놀이처럼 넘어 다니길 바래봅니다.

◎ 책 소개

· 지금은 많이 희석됐지만 왼손잡이는 '정상에서 벗어난' 것으로 인식되던 때가 있었다. 모두 다 똑같은 손을 들어야 한다고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틀림'으로 간주했던 것일까? 여기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선을 긋고 경계하는 인간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발칙하고 유쾌하게 표현한 그림책이 있다.

· ‘어린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그림책 작가’이자 어른 독자와 그림책 전문가 모두를 사로잡은 ‘차세대 그림책 작가’로 톡톡히 자리매김한 최민지 작가가 여섯 번째 창작 그림책을 선보인다. 첫 작품인 《문어 목욕탕》을 시작으로 어린이의 외로움, 두려움, 움츠러든 마음을 마법 같은 판타지 공간에서 즐거움과 개운함으로 채워 주었던 작가는 나와 타인의 관계, 책을 통해 경험하는 새로운 세계에까지 시선을 돌려 주제를 확장해 왔다.

· 최민지 작가의 작품 속 주인공 어린이들은 자신을 꽁꽁 묶어 두었던 무언가에서 경계를 허물고 ‘스스로’ 벗어나는 길을 택한다. 그리고 그 선택은 마침내 다른 이들도 변화시킨다.
이전 작품에서 보여 주지 않았던 모습, 다른 이야기, 사용하지 않았던 도구들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최민지 작가. 이 작품에는 이러한 작가의 소망과 노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 ‘보통마을’을 상징하는 획일화된 집들, 비슷한 옷과 모자를 착용한 마을 어른들은 무채색으로 표현하는 반면, 주인공은 파란색 마커로 과감하게 칠해 강조하는 방식으로 선명한 대비 효과를 더했다. 또한 마을 사람들은 촘촘하고 세밀한 선으로 표현하는 반면, 주인공은 삐뚤빼뚤 정돈되지 않은 굵은 선으로 표현했다. 한정된 쪽수와 판면을 영리하게 활용해 아이가 벽을 오르고, 거꾸로 매달린 채 천장을 걷고, 벽을 내려오고, 창문 밖으로 나서고, 성벽을 오르는 모든 행위를 다채롭게 구성한 덕분에 장면과 장면 사이 이야기가 율동감 있게 전개된다.
그런가 하면 이번 작품에서도 최민지 작가만의 간결한 호흡의 문장들, 독특하고 신선한 그림체가 여실히 돋보인다. 곳곳에 숨바꼭질하듯 숨겨 놓고 배치한 깨알 같은 그림들은 표지와 면지, 본문 장면들을 하나로 이어 주는 중요한 단서이자 재미 요소이기 때문에 어느 장면, 어느 그림 하나 허투루 넘길 것이 없다.

◎ 은랑생각

· 책의 겉표지를 넘기면 평범해 보이는 집들과 사람들이 보인다. 그런데 유독 큰 성 같아 보이는 집이 있고 한 아이가 그 집 창문을 통해 밖을 바라보고 있다. 이 아이가 바로 이 책의 주인공으로 보통의 아이들과 다른 벽을 타는 능력을 가진 아이라 부모는 걱정이 많다.
벽 타는 병을 고쳐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아이는 좋아하는 벽 타기를 계속한다. (보통의 마을에선 보통이 아닌 아이들은 모자성에 갇히게 된다.) 
곧 모자성에 갇힐 위기에 놓이게 된 아이는 이왕 갇힐 거라면 벽이나 실컷 타자는 마음으로 신나게 벽을 타다 모자성에 갇힌 다른 아이들과 눈이 마주친다. 그 아이들도 용기를 내 벽을 타기 시작했고 벽 타는 아이를 옹호하는 친구들과 그렇지 못한 친구들이 함께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마무리된다. 이 책을 통해 아이나 어른 모두 겉모습으로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서로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니란 것을 쉽고 바르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어린이 스스로 경계를 허물고 해방을 이뤄내는 연대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바람대로 기준을 강요하는 사회와 기준과 다른 소수는 자신을 숨겨야 하는 사회에 대해 생각하며 다름을 다양함으로 기꺼이 인정하는 세계를 떠올리며 썼다는 것을 읽는 동안 느낄 수 있었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보통과 다르면 틀린 거라고 쉽게 인식해버리는 현실에서 책을 읽는 동안 주인공을 통해 다름도 인정하며 살아갈 수 있는 환경과 마음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게 해준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통의 틀에 가두지 않는 부모로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혹시 아이를 키우며 보통을 강요하진 않았는지도 생각해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