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9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 「유령의 마음으로」, 「외가리 클럽」 (공저) 등이 있다.

◎  독자들의 한줄생각 & 한줄느낌

· 다정하고 울림이 있는 단편집이네요.
·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대신 꺼내어 보여 주는 책.
· 많이 알려지진 않은 듯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올해 어떤 상 후보에 올랐던 책보다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기분이 가라앉을 때 이 책을 자주 들춰 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곡 읽었으면 하는 마음이네요.
· 하루 한 편씩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진 채로 잠들 수 있는 책.
· 서로를 유령처럼 통과할 때 마음이 충돌한 적이 있나요? ‘유령의 마음으로’는 그 마주침의 순간을 아름답게 풀어낸 단편집이에요. 올해 읽은 책 중 최고예요.
· 나의 감정은 가장 가까우면서, 그래서 가장 잊기 쉬운 대상이다. 그래서 이 책은 가장 미시적이면서 가장 거시적인 이야기다.
· 그냥 일상을 사는데 환상의 조각이 툭 던져진다. 그런데 그 이상한 상황에도 그냥 그렇게 일상을 살아간다.
· 모든 단편들이 배부르게 재밌었다. 나에게도 나와 똑 닮은 유령이 존재할까.
· 소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고 거대하거나 거창하지는 않지만 차가워진 마음의 온도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 따뜻하고 귀여운 면이 많은 소설들.
· 현실감 없는 소재로 현실을 얘기해주고 있는 것 같다. 정말로 재미있게 읽었다.
· 너무 좋다. 읽는 내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 책속에 밑줄긋기, 다시한번 생각해보기

· 나는 유령의 우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나에게 도달하지 못한 감정들이 전부 그 안에 머무르고 있었다. 나는 손을 뻗어 유령의 두 눈에서 뚝둑 떨어지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손에 닿지는 않았지만 분명 따뜻했고, 너무나 따뜻해서, 나는 울 수 있었다. 대체 어떤 유령이 눈물까지 흘리는 거야. 내가 말했다. 나는 유령이 아니니까. 유령은 우는 와중에도 그렇게 말했다. 잠시 뒤에 유령이 나를 끌어 안았는데, 그것은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받아보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전한 이해였다. 여기까지인 것 같아. 안긴 채로 내가 말했을 때 유령은 그래, 라고 대답해 주었다.

· 빛, 현실에서는 절대 닿을 수 없을 만큼 환하고 아름다운 빛이 거기에 있었어요. 김지선씨가 말했다. 인터넷에서는 인간이 해파리 빛을 보면 좀비처럼 달려드는 것으로 묘사하잖아요.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저는 그날 한없이 바다를 바라보았어요. 단 한 번만이라도 저렇게 환하고 아름답게 빛날 수만 있다면, 삶에 미련이 없을 것 같았어요.
· 칠성사이다는 1초에 서른세 개씩 팔린다지. 장담컨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숫자의 인간이 매분, 매초,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죽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정말이지 아무것도 아닌 일, 올해 여름 물가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것이다. 급하게 음식을 먹으면 체하고, 급하게 챙긴 짐에는 무언가가 빠져 있기 마련이고, 급하게 죽어 버리면 제대로 죽지도 못하니까.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사실이다. 어제 새벽 나는 급하게 죽어 버리는 바람에 이승을 떠돌게 되었다.

· 얼마나 더 나빠져야 세상이 망할까? 자려고 누웠을 때 내가 물었다. 나도 궁금해. 어둠 속에서 구가 대답했다. 이곳에 온 뒤로 우리는 다 한번도 음악에 대한 얘기를 꺼낸 적이 없었다. 구는 기타를 팔아 버렸고, 나는 노래는커녕 흥얼거리지조차 않았다. 매일같이 하던 일을 한순간에 멈춰버리다니, 이상하지.

◎ 책소개

· 소설가 임선우의 첫 소설집.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이미 임선우라는 이름과 마주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2019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임선우는 고요하고도 능청스러운 환상을 부려 놓은 소설들을 착실히 발표해 왔으며, 풍경이 다른 섬들처럼 다양한 매력을 지닌 여덟 편의 작품들이 마침내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나왔다.

· 현실은 막막하고, 관계는 지난하고, 일상은 그 모든 막막하고 지난한 것들이 반복되는 무대다. 평범한 일상에 “아무런 예고 없이”펼쳐지는 임선우식 환상은 “‘나’와,타인의 관계의 문을 열어주는 매개”임과 동시에 “‘나’ 자신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위한 역할로서 작용”한다. 이러한 평가는 곧, 타인과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가 소멸해 가고 있는 현실에 임선우의 소설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에 대한 답이 되어 준다.

· 유령, 변종 해파리, 나무가 된 사람 등 환상적 존재들은 일상적인 사건처럼 삶에 스며 인물들을 긴긴 생각에 잠기도록 만든다. 왜 내 삶에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나와 똑같이 생긴 유령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쉬이 끝나지 않는 고민들은 점점 인물의 삶 전반에 대한 고민으로 넓어지고, 독자들의 곁에도 어느새 책 속 유령이 건넨 따스한 생각들이 깊숙이 스며 있을 것이다.

 ◎ 은랑생각

· 누군가의 평범한 하루, 반복되는 일상들. 작가는 그 일상속에 환상적인 순간을 추가시킨다. 독특한 소재에 따뜻한 감성이 인상 깊은 소설로 책 디자인도 귀엽고 한 손에 쥐어질 만큼 가벼워서 휴대하기도 좋다.
나랑 똑같이 생긴 유령, 해파리가 되고 싶은 여자, 나무처럼 뿌리 박혀버린 남자등 일상에서 일어날 수 없는 환상적인 경험이 마치 일상의 한순간처럼 받아들여진다. 환상적인 순간을 거부하지 않고 이 경험을 통해 자신이 거부하고 있었던 일, 놓아 버렸던 일들을 되찾고 일상으로 돌아온다. 한마디로 환상을 통해 일상을 되찾는다. 그래서 이 책은 환상적이면서도 지극히 일상적이다.

· 이 책에는 총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고, 각 이야기 속에 공통적으로 판타지적인 사건이 예고없이 등장한다. 이야기에 난데없이 판타지적인 소재가 등장하여 눈앞에 나타난 기묘한 사건에 놀라면서도 거기에 적응해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면서 묘하게도 모든 것이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비일상적인 소재들을 일상과 자연스럽게 결합시킨 작가의 섬세한 관찰력에 감탄하면서 한편으로 각각 다른 매력을 띠고 있는 단편들이 독자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선사하는 기쁨을 맛보게 된다. 예상치 못한 슬픔과 무기력함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건 다름 아닌 자기 자신 때문임을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