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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9호 그림자 (작품해설과 함께 읽는 작가앨범)

▲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 덴마크 오덴세의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하고 대개는 혼자 집에서 공상하거나, 자기만의 작은 극장을 갖고 놀거나 인형 옷을 만들며 놀았다. 가수나 배우가 되고 싶어 열네 살에 무작정 대도시 코펜하겐으로 가 여러 극단을 찾아다니지만 타고난 재능이 없고, 못생겼다는 이유로 매번 퇴짜를 맞았다. 14세 때 코펜하겐의 덴마크 왕립 극장의 단원이 되어 배우의 꿈을 키우지만 변성기가 오면서 글쓰기에 집중하게 된다. 1822년 완성한 희곡 「알프솔」은 상연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을 들었지만, 그의 재능을 알아본 정치가 요나스 콜린과 국왕 프레데리크 6세의 도움으로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한다. 1835년 서른 살에 첫 소설 「즉흥시인」을 발표하며 유럽에 이름을 알렸다. 기발하고 독특한 자신만의 창작 동화를 발표하며 명성을 떨쳤다. 오늘날 안데르센은 구전 민담의 원형을 넘어서서 ‘동화’ 장르를 개척한 ‘동화의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다.

⊙ 그림 : 고정순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며 글로 쓸 수 없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고 있다.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쓰고 그리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 해설 : 김지은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심리철학과 철학교육을 공부했다. 199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바람 속 바람」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좋은 어린이 책을 읽고 소개하며 살고 있다.

⊙ 독자들의 한 줄 생각 & 한 줄 느낌

· 나의 또 다른 모습인 그림자라는 대상을 흥미로운 줄거리로 풀어내어 몰입감이 있다.

· 고정순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끌리는 그림책.
나의 내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

· 안데르센에게 이런 동화가 있었다니, 성인동화라 해도 될 것 같다. 그리고 그림이 한 몫 한다.

· 삽화가 그림책의 분위기를 살려냈다.

· 안데르센의 [그림자]. 처음엔 읽고 섬뜩했다. 다시 보고 해설도 보니 인간이란 이렇게 불안하고 쓸쓸한 것이로구나 싶다. 그래서 고정순 작가가 그렸구나. 그림자를 그림으로 그리면서 외로운 한사람으로 고백하고, 독자의 쓸쓸함을 다시 들어주는구나 싶었다.

· 정말 무서운 책. 지금 내 삶의 주인이 누구인가 의문이 드는 분에게 추천하고 싶다. 딸에게 읽히기 전에 내가 먼저 읽었는데 반전이었다. 겁이 많은 딸은 무섭다고 읽지 않을 듯하다. 그럼에도 소장하고 싶은 책.

⊙ 책 속에 밑줄 긋기,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

· 어느 날 저녁 학자는 발코니에 앉아 있었다. 불빛이 그의 등 뒤편에 있었으므로 당연히도 맞은 편 집 벽에 그의 그림자가 비쳤다. 그림자는 맞은 편 집 발코니의 꽃들 사이에 앉아 있었다. 학자가 움직이면 늘 그렇듯이 그림자도 따라서 움직였다. “저 집에서 살아 있는 것이라곤 내 그림자가 유일한 것 같군! 꽃밭에 얌전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라니. 문이 반쯤 열려 있으니 그림자가 머리를 좀 쓸 줄 안다면 안으로 살짝 들어가서 살펴본 다음 나에게 모두 말해줄 텐데! 그림자야, 그렇게 하지 않겠니? 그렇게만 해 준다면 네가 얼마나 쓸모 있는 존재일까!” 학자는 농담조로 이렇게 혼잣말을 했다. “그러니 안으로 들어가렴! 그래그래, 들어가서 살펴보렴. 하지만 돌아와야 해. 나를 영영 떠나 버리면 안 돼!” 그러면서 학자는 그림자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림자도 고개를 끄덕였다.

⊙ 책 소개

· 한 학자가 북쪽의 고향을 떠나 남쪽 땅으로 여행을 떠난다. 낯선 분위기에 어울리지 못하고 힘겹게 지내던 학자는 우연한 일로 자신의 그림자와 완전히 떨어지게 된다. 이후 자유의 몸으로 온 세상의 비밀을 모두 알게 된 그림자는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학자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이 되어 학자를 다시 찾아온다. 오랜 시간 학문에만 몰두하느라 존재감을 잃은 학자는 그림자의 설득에 마지못해 함께 여행을 떠나는데, 여행을 하며 그림자는 주인이 되고 학자는 그림자의 그림자로 전락하고 만다. 결국 학자의 지식을 이용하여 이웃나라 공주와 결혼을 하게 된 그림자는 유일하게 자신의 존재를 알고 있는 학자에게 비밀을 지킬 것을 강요하지만 학자는 이를 강하게 거부하는데...
작가 안데르센의 숨겨진 명작, <그림자>가 고정순 작가와 만나 강렬하고 매혹적인 그림책으로 태어났다. 인간 내면에 숨겨진 또 다른 자아에 관한 기묘한 이야기 <그림자>는 우리가 외면하고만 싶어 하는 그림자를 돌아보게 하고 가만히 질문한다. “지금 나는 나인가? 그림자인가?”라고.

⊙ 은랑 생각

· 안데르센하면 바로 동화를 떠올릴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인어공주, 벌거벗은 임금님, 성냥팔이 소녀, 미운 오리 새끼 등 수많은 동화를 썼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데, 이 작품은 생소했다. 생소한 만큼 궁금했고 어떤 책일지 기대도 됐다. 읽고 나서 느낀 건 무게감 있는 내용이다 보니 아이들보다는 청소년 이상 어른들을 위한 책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평소 안데르센은 책을 쓸 때 자신이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고 하는데 이 글에 등장하는 상황도 직접 겪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그의 작품 세계 안에서 자신이 느낀 삶의 이면들을 이야기하며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으로 이야기의 전달력을 높여주는 그림과 함께 읽으니 감정이입 하게 되어 두려움마저 느껴졌다.

·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기존의 동화와 달리 동화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를 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추천할 만하다. 또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는 점에서 캐릭터에 눈길이 가고 이야기에 더욱 더 몰입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부분은 마지막 작품 해설을 읽으면서 이해가 되었고 안데르센의 생애와 작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더 잘 이해되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들과 존재들이 생각과 다르게 변해갈 때 나는 어떨까라고 반문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책을 읽고 보니 가끔은 나를 돌아보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