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편집자로 활동하였다. 2008년 ‘창비 청소년 문학상’으로 등단했다. 2015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 독자들의 한 줄 생각 & 한 줄 느낌

· 독특한 매력이 있는 책입니다.

· 읽어보니 제목에 시(詩)가 들어가는지 이해가 되었다. 작가가 하고자하는 이야기가 시처럼 함축되어 있는 것 같다.

· 비현실적인 환상동화를 현실적인 어른의 언어로 묘사하는 작가님의 능력이 대단합니다.

· 막 술술 읽히는 문장들은 아니지만 곱씹을수록 깊이 있는 내용이네요.

· 어른들에게도 여전히 동화 같은 이야기가 필요하다. 문장마다 작가님이 이번 이야기에 어떤 공을 들이고 무슨 마음을 털어 두셨는지 알 것만 같다.

· 작가님 신작이 나올 때마다 꼭 읽는데 이번 소설도 좋네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 이런 로맨스를 본 적이 없다. 전율과 뭉클함에 소름은 사라지지 않고 눈물이 고여 마르지 않는다.

⊙ 책 속에 밑줄 긋기,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

· 안은 웬만해서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미아, 너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언젠가 네가 혼자가 되더라도 사실은 처음부터 그 결정을 존중한다고. 우리에게는 찰나에 불과한 시간만을 머물렀다가 부서지고 사라질 세상의 모든 것을 붙들기 위해 자기도 모르게 뻗고야 마는 손을, 변함없이 바늘을 쥐는 손만큼이나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다고.

· 유진의 손짓이 머무는 곳에, 발끝이 닿은 자리에 물방울처럼 튀어 오르는 작은 존재들이 보인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정말로 보이지 않는 걸까. 하나, 둘, 셋... 마지막으로 목격한지 오래되어 확신할 수 없으나 분명 인간의 지식으로 판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음악에 몸을 맡기고 부드러운 동작으로 무대를 서성이고 있다. 그 존재들은 처음에는 어떤 회의도 불신도 반감도 갖지 않은 빛으로만 감지되었다가 파장의 움직임이 조금씩 선명해지면서 소리와 냄새로도 느껴지고, 어느 때는 한 폭의 움직이는 그림이었다가 타오르는 횃불이었다가 녹아내리는 눈송이였다가 하면서 속성을 자유로이 바꾸더니 다음 순간 리듬과 박자를 갖춘 음악이었다가 마침내는 영원히 낭독이 불가능한 언어로 이루어진 한 편의 시처럼 보인다.

⊙ 책 소개

· 당대 한국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시리즈]의 서른네 번째 소설선, 구병모의 「바늘과 가죽의 시」가 출간되었다. 2009년 「위저드 베이커리」로 등단해 안정된 문장과 탄탄한 구성은 물론 장르 구분을 무색케 하는 상상력으로 독자들을 매료시키며 한국문학의 지평을 넓혀온 작가의 이번 신작은 2020년 「현대문학」 7월호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것이다. 동화 「구두장이 요정」에서 기원한, 모습을 변화할 수 있고 늙지 않는 생을 살아가는 인간화된 요정의 안을 통해 무한의 삶과 영원한 삶을 시처럼 풀어낸 소설이다.

⊙ 은랑 생각

· 책 사이즈와 무게가 가볍게 들고 다니면서 읽기 딱 좋다. 제목만으로는 내용이 감이 오지 않았는데 읽고 보니 고전동화의 신발 만드는 난쟁이들의 이야기였다. 신발을 만들던 그 요정들이 수백 년, 아니 수천 년을 살아간다는 설정이 신선했고, 언젠가 소멸할 유한한 존재를 서로 다른 태도로 사랑하는 안과 미아의 이야기가 슬프고도 인상 깊었다. 세월을 넘나드는 판타지적인 요소와 한 땀 한 땀 이어온 장인정신을 통해 쉽고 빠르고 간단한 것들을 좋아하는 요즘 세태를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 내용이나 주제가 신선해서 좋았고 큰 사건이나 대단한 일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따뜻하게 마음을 메워준다. 특히 작가 특유의 온도와 문장이 책을 읽는 내내 그리고 다 읽고 나서도 가슴 한 켠에 오래 남아 떠나지 않는다. 찰나의 이미지를 정교하게 엮어 눈앞에 문장이 그림으로 그려지고 그 덕에 실제 살아있는 것처럼 그 존재들이 느껴지고 만져진다. 그래서 그 존재들에 애정이 생기고 의미가 생겨 마음으로 감싸 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