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대학교를 졸업하고 「여원」, 「경향신문」 등 신문사와 잡지사 기자로 일했다. 집현전 학사 연쇄살인 사건을 통해 세종의 한글 참제 비화를 그린 소설 「뿌리 깊은 나무」, 신문복과 김홍도의 그림 속 비밀을 풀어가는 추리소설 「바람의 화원」을 발표했다. 빠른 속도감과 치열한 시대의식, 깊이 있는 지적 탐구가 돋보이는 소설들은 독자들의 폭발적 호응을 얻으며 한국형 팩션의 새 장을 열었다. 또한 윤동주와 그의 시를 불태웠던 스기야마 도잔의 이야기를 그린 「별을 스치는 바람」은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11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2015년 영국 인디펜던트 외국 소설상 (Independent Foreign Fiction Prize)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2017년 이탈리아 프레미오 셀레지오네 반카렐라 문학상을 수상했다.  

⊙ 독자들의 한 줄 생각 & 한 줄 느낌

·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이 된다. 결국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 찬란한 여름의 기억마저 얼려버릴 비밀의 힘.

· 이정명 작가가 만들어내는 인물들. 그들 모습 전체가 현실 속 우리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 모두에게 고통을 주는 진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 가독성 끝판왕. 정독하기 전에 잠깐 훑어봐야지 하고 열었을 뿐인데 그 자리에서 두 시간 동안 완독해버렸다.

· 술술 읽히는 게 역시 이정명 작가의 힘인가.

· 여름의 시작점에서 이 소설을 만나 기쁘다. 그동안의 이정명 작가의 글과는 다른 느낌이다. 이 말간 여름빛이 사라지기 전에 모두가 읽었으면 하는 소설이다.

⊙ 책 속에 밑줄 긋기,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

· “아내는 그토록 오래 남들에게 감추어 온 그의 삶을 통째로 알았다. 그의 현재뿐 아니라 감춰진 과거도, 최고의 영광뿐 아니라 최악의 모습도, 점잖은 겉모습뿐 아니라 구역질 나는 내면까지도. 오래 잊었던 열여덟 살의 여름이 떠올랐다. 시내를 가로질러 흐르는 강변에서 죽은 사람을 본 그해 여름. 얕은 갈수기 물살에 하천의 바닥 자갈이 쓸리는 요란한 소리. 젖은 옷자락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 뺨에 달라붙은 수초와 이마에 맺힌 물방울... 그 일은 그때까지 일어난 일들과 달랐고 그 모든 일을 합쳐 놓은 것과도 달랐다. 그는 이제 안다. 부끄럽고 부도덕한 과거를 대면할 용기가 없었음을. 지금까지 미루어왔지만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것을.”

· “그들의 사랑과 복수는 착각과 오해로 시작되었고 지탱되었다. 처음부터 진실은 없었어도 거기에는 삶의 열정과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만약 그를 진실로 사랑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복수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다른 것이 다 헛것이라도 그 순간을 채운 기쁨만은 진실이었으리라.”

⊙ 책 소개

· 굵직한 소재를 소설적 상상력에 절묘하게 결합한 작품들로 한국형 팩션의 새 지평을 연 이정명의 신작 장편소설이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탁월한 심리묘사와 치밀하게 구성된 서사, 극적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전개, 이정명만의 뛰어난 가독성을 담보하는 신작은 거짓말과 오해가 인간의 삶에 개입해, 행복하고 단란했던 가정을 무너뜨리고 그들의 삶을 어떻게 송두리째 빼앗아 가는지를 세 남녀의 비틀린 운명을 통해 그려낸다.

· 어느 지방도시의 18세 여고생 살인사건으로 인해 사슬처럼 얽혀 들어가는 세 남녀의 착각과 오해. 진실을 오해하고 드러난 사실을 거짓으로 착각해 벌어지는 징벌과 복수. 세 남녀를 통해 소설은 운명처럼 파괴된 시간은 쉽게 돌이킬 수 없다는 삶의 완곡한 진실을 보여준다. 또한 모두에게 고통을 주는 진실이 인간 삶속에서 어떤 의미를 남기는지 반추하며, 삶을 지탱하는 착각과 오해 그 위태로움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묻는다.

⊙ 은랑 생각

· 이 책은 돈과 명예를 모두 쥐고 있는 화가 한조의 이야기로 시작되어 과거 한 소녀의 죽음과 그에 얽힌 두 가족의 비극적 이야기가 전개된다. ‘몰입도가 높은 추리소설’이란 말은 과장 없이 사실 그대로다. 빠른 전개와 긴장감을 작가 특유의 문체로 명쾌하고 간결하게 표현했으며 단숨에 몰입되어 작가의 의도대로 따라가게 된다. 누군가의 거짓말이, 오해가, 걷잡을 수 없이 큰 사건을 만들게 되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야 마는데, 그런 사건을 섬세한 묘사와 문체로 다루고 있고 사랑, 증오 그 외의 복잡한 감정들을 세밀하게 표현하여 첫 장부터 끝 장까지 숨 돌릴 틈도 없이 읽어지는 책이다.

· 화가의 형과 부모, 죽은 첫사랑의 부모와 동생 등 각각의 이야기가 퍼즐처럼 짜 맞춰지는 과정이 이 소설의 매력 중 하나다. 화가라는 직업에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 설정과 사건과의 연계가 흥미로우며 아내의 실종과 첫사랑의 죽음이라는 전개 때문에 쉴 틈이 없다. 읽는 내내 화가의 아버지가 범인이 아닐 거라는 의문이 계속 이어지고 화가와 화가의 형을 의심하게 된다. 여러 관계 속에서의 사랑과 증오, 진실과 거짓, 오해의 파편들이 멋지게 조합되어 있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가 흡입력 있게 독자들을 이끈다. 거짓으로 서로를 지킬 수 없음을, 아무리 고통스러운 진실이라도 마주보고 서야 치유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수인, 한조, 해리가 상처를 딛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