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로 주목을 받으며 일본 문단에 등장한 신인 작가. 집필 활동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시작했다.

2014년 2월 ‘요루노 야스미’라는 필명으로 투고 웹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올린 원고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었고 이후 책으로 출간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2016년 데뷔작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로 일본 서점 대상 2위에 올랐으며 일본의 각종 출판 집계에서 1, 2위를 기록했다.

영화로도 제작되어 2017년 7월 일본 현지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 역자 : 양윤옥

일본문학 전문번역가, 히라노 게이치로의 《일식》 번역으로 2005년 일본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하였다.

▣ 독자들의 한줄생각&한줄느낌

읽기 쉬운 문체+따뜻한 마음. 무얼 더 바라겠는가.

우리의 내면을 보여주는 책. 학생들의 치밀함, 교묘함을 보여줬다. 자꾸만 ‘왜?’라고 생각하게 했던 책이다.

전작들과 다른 분위기를 의도했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전작들과 다르다. 학급의 따돌림에 대한 아이들의 예민한 반응과 반분위기를 잘 표현했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고정된 듯한 무리 속 ‘나’를 한 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스미노 요루길래 단순한 학급갈등으로 접근했다가 뒤통수 얼얼히 맞은 기분이네요

현대의 일상에서 발생하는 아픔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스미노 요루에 대한 나의 기대.

어쩌면 비겁했을 어린 시절의 우리.

밤의 괴물과 집단의식이라는 명분으로 만들어지는 진짜 괴물.

▣ 책속에밑줄긋기&다시한번 생각해보기

어두운 방에서 나 혼자, 잠을 자도 앉아 있어도 서 있어도 웅크리고 있어도 그것은 한밤중에 느닷없이 찾아온다. 어느 때는 손가락 끝에서부터, 어느 때는 배꼽에서부터, 그리고 어느 때는 입에서부터.

오늘은 눈에서부터 검은 알갱이가 눈물 한 방울의 모습으로 떨어져 내렸다. 한 방울 한 방울, 그치지 않는 눈물 같은 그것은 서서히 기세를 올리더니 이윽고 폭포처럼 양쪽 눈에서 쏟아졌다.

우글우글 꿈틀거리는 검은 알갱이는 얼굴을 덮고 목에서 가슴, 팔, 허리, 그리고 손가락 하나하나에까지 흘러가 온몸을 뒤덮어 나갔다.

몸의 표면에서부터 검정 이외의 색깔을 상실하고, 그때부터는 내 몸이 어떤 식으로 변화하는지 객관적으로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동료의식. 야노 한 사람을 악으로 규정하면서 생겨난, 구성원 모두가 사이좋게 지내기 위한 대의명분이 우리 반에는 존재했다. 그래서 얌전한 교실이다.

▣ 책소개

사춘기 시절, 다들 한번쯤은 그래본 적이 있을 것이다. 괜히 눈에 띌까봐 좋아하는 옷 대신 평범한 옷을 입거나, 좋아하지도 않는 가수를 좋아하는 척 하거나, 사실은 집에 있고 싶은데 친구들 무리에서 소외될까봐 함께 나가 논다거나. 또래 집단에서 소외되고 싶지 않아서 자신을 억누르고 남에게 억지로 맞춰주던 바로 그때 그 시간들.

「밤의 괴물」이 환기시키는 순간은 바로 그 순간이다. 비록 학창시절을 다루고 있지만 풋풋한 청춘 따위는 없다. 오히려 자신과 다른 존재를 향해 악의를 고스란히 쏟아내는 아이들만이 있을 뿐이다. 누구나 알고 있고, 누구나 거쳐 왔고, 누구나 느껴본 적 있을 학교라는 공간의 잔인함과 폐쇄성, 그리고 ‘다름’에 대한 적의.

그 속에서 그저 눈에 띄고 싶지 않다는 일념으로 살아가는 한 소년이 있다. 그는 밤마다 괴물로 변하지만 낮에는 반에서 소외되고 싶지 않아서 친구들이 하는 짓을 따라한다. 스스로는 옳지 않다는 것을 알아도, 수많은 ‘어쩔 수 없어’를 되풀이하며. 다리가 여섯 개, 눈이 여덟 개, 꼬리는 네 개인 ‘밤의 나’와 아무렇지도 않게 동급생의 소중한 물건을 밟아 부수는 ‘낮의 나’ 과연 진짜 괴물은 어느 쪽일까

▣ 작가의 한마디

<밤의 괴물>은 수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다기보다 ‘너에게만 전해지기를’이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 은랑생각

이 소설은 외형적으로 무시무시한 괴물의 형상을 가진 밤의 나와, 한명을 왕따 시킴으로써 반의 평화를 얻는 마음의 괴물들이 집합한 낮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왕따라는 것은 당할 짓을 했다고 해도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다. 하지만 아이들과 청소년들은 아주 사소한 계기 하나로도 마음속의 괴물을 키워버린다. 그로 인해 상처를 주게 되는 것에 익숙해지고 가해자로써 가지게 되는 권력의 맛과 폭력에 길들여진다.

또 대부분은 괜히 나섰다가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모른 척 해버린다. 주인공인 앗치는 자신의 진짜 마음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되면서 소설은 끝이 나지만 마음의 괴물을 간직한 채로 사회에서 살아남는 것과 순수한 나 자신으로써 행동을 보여주는 것 중에 그 어떤 것도 답이라 할 순 없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 감수해야 할 부분은 있으니 말이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괴롭히고 싶은 마음, 하루에도 수십 번 감정의 태풍이 치는 예민한 아이들에겐 있을 수 있는 감정일 수도 있겠지만 이 감정이 집단화 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잔인하고 집요한 인격적 말살인 왕따는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 형제, 친구를 완전히 망가트린다. 우연히 야노의 떨어진 지우개를 집어 줬다가 왕따 타겟이 되는 에피소드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왕따의 대상은 따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누구든 될 수 있다는 걸 다시금 환기시킨다.

죄의식과 무관심 사이, 아슬아슬한 중딩의 심리를 따라 가다보면 답답한 현실에 마음이 무겁기도 하지만 용기 내어 디딘 한 발자국에 응원과 치유의 마음을 보내게도 만드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