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최고 권위의 나오키상에 다섯 번이나 후보로 선정되고, 최초로 일본서점 대상에 5년 연속 후보로 오르는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큰 반향을 일으키며 이본에서 가장 촉망받는 차세대 작가로 일컬어진다. 기발한 상상력과 정교한 구성, 재치 넘치는 대화로 평단은 물론, 젊은 세대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무려 여덟 편의 작품이 영화화됐으며, 「그래스 호퍼」를 비롯한 다섯 작품이 만화로 만들어졌고, 그 외 다수가 연극, TV드라마, 라디오드라마로 재탄생되어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시대 가장 독특하고 기발한 작품을 쓰는 작가로, 일본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센다이 시에 거주하면서 집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 역자 : 김은모

일본 미스터리 번역가, 1982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시절 일본 애니메이션과 소설에 빠져 지내던 중 일본어를 공부하게 되었고, 공부가 지나친 나머지 번역가의 길로 빠져들게 되었다.

▣ 독자들의 한줄생각&한줄느낌

-재미있는 거야 두말 할 필요 없고 읽는 내내 ‘작가가 이 작품 집필하기 전에 레미제라블을 인상 깊게 읽었나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상 깊은 책을 읽고 난 후 어딘가에 말하고 싶은 기분이 든다면, 바로 이 작품을 집필할 때 작가의 마음이 바로 그러했겠지.

-이사카고타로 작품 중 가장 경쾌하고 빠르게 읽히는 재밌는 작품이다.

-시작은 단순하나 갈수록 깜짝 깜짝 놀라면서... 유괴범과 좀도둑과 경찰의 유쾌한 하모니로... 죽기 전 한 번 더 읽을 소설로 선정.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 같은 이사카 월드로 이끄는 반전매력 흰토끼.

-이사카 고타로의 매력이 가득 담겨있는 소설.

-반전의 묘미가 신선한 미스터리 소설.

-모로 가도 그럴싸한 인질극 <화이트 래빗>

-왠지 응원하게 되는 불량 인생들.

▣ 책속에밑줄긋기&다시한번 생각해보기

탄생과 죽음 사이에는 이런저런 일이 있다. 그 말마따나 나쓰노에는 날마다 크고 작은 다양한 사건과 크고 작은 다양한 잡일에 힘쓰며, 지금은 이렇게 딸과 함께 걷고 있다. 우주를 기준으로 보면 찰나에 불과할 시간을 슬로모션처럼 늘려서 자신들의 인생을 영위하고 있다고 생각하자 그건 그것대로 득을 보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정작 나쓰노에 아이카는 얼마 안 되나마 주어진 ‘찰나’의 시간조차 제대로 다 사용하지 못하고 죽었다. 나쓰노메가 상상을 초월한 충격을 받았음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깊은 바다보다도 어두운 광경이 있다. 그것은 우주다. 우주보다도 어두운 광경이 있다. 그것은 소중한 사람을 잃은 자에 깃든 혼의 내부다.

신호를 무시해 아내와 딸의 목숨을 앗아간 차, 그 차를 운전한 고령의 운전자, 그 고령의 운전자를 정신적으로 점쟁이, 거듭 말하지만 마지막에 언급한 점쟁이에게는 법적 책임이 없다.

▣ 작가 한마디

10대 시절에 읽은 미스터리 소설 가이드북에 아이라 레빈의 데뷔작 「죽음의 키스」가 이렇게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누워서 읽다가 어느 부분에 다다르면 놀라서 몸을 벌떡 일으킨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나 싶어 냉큼 「죽음의 키스」를 읽어 보았는데, 실제로 도중에 놀라서(누워 있지는 않았으므로 몸을 벌떡 일으키지는 않았습니다만) “장난 아니네!” 하고 흥분했습니다. 그때의 기억이 내내 남아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언젠가는 나도 그렇게 독자가 읽다가 깜짝 놀랄 만한 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런 마음으로 이번 작품 「화이트 래빗」을 완성했습니다. 이야기를 읽는 도중에 “어? 이거 어떻게 된 거지” 하고 독자가 고개를 갸웃하다가 나중에 가서 “아아, 그런 거였구나!” 하고 유쾌한 기분을 느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득합니다.

▣ 은랑생각

-처음 읽을 때는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후반부에 갈수록 이야기의 흐름이 빨라지고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진다. 인질극을 통해 보여줬던 다양한 인물들과 그 인물들이 그려내는 이야기가 마치 영화 한 편을 본 듯 기억에 남는다. 뒷부분의 전개가 빨라 정말 쉴 새 없이 읽고 막을 내린 느낌이다.

독특한 구성의 소설이지만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답게 만족스러웠다. 요 근래 읽었던 미스터리 소설 중 가장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사건과 우연들이 겹쳐 만들어진 이야기들은 너무 복잡하지도, 너무 단순하지도 않다. 사건들이 어떻게 시작되고 진행되는지 조곤조곤 알려주는 이 책은 삼분의 이 정도를 지난 지점에서 이전과 전혀 다른 속도로 흘러간다.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재미를 톡톡히 느낄 수 있으며 인질이라는 강한 소재임에도 말랑말랑한 미스터리 소설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옛 무성영화의 변사처럼 책 속에 등장한다. 금방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에서는 그 이유가 곧 등장할 것이니 조급해 하지말라고 독자를 토닥이고, 주석을 달 듯 왜 그런 의미로 설명했는지 다시 한 번 더 알려주기도 한다.

이런 독특한 구성 덕분에 과거와 현재, 그리고 이어질 미래의 공간을 작은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한 편의 연극같다.

책속에 등장하는 모든 장소와 시간,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점점 하나로 연결된다.

연결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사건과 사람들이 각각의 영역을 만들고 그것들이 모두 모이는 지점, 그곳에서 우리는 작가의 말처럼 벌떡 일어나 자세를 고쳐 앉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