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겠다고 회사에 다니며 일러스트레이터로 투잡을 뛰었다. ‘열심히 사는데 내 삶은 왜 이 모양인가.’ 억울한 마음이 극에 달한 어느 날, 대책도 없이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가 됐지만 그림 의뢰도 거의 없고 결정적으로 그림 그리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놀고먹는 게 주된 일이 됐다. 이제야 적성에 맞는 일을 찾게 되어 더욱더 게으르게 살다 보니 열심히 살지 않는데 도가 텄다.

특기로는 들어오는 일 거절하기, 모아놓은 돈 까먹기, 한낮에 맥주 마시기 등이 있다. 다수의 책에 그림을 그렸고, 쓰고 그린 그림책도 한 권 있지만 굳이 밝히지 않겠다.

▣ 독자들의 한줄생각&한줄느낌

-발상 좋습니다. 그러나 전 열심히 살려고요. 각자 선택에 십 년 후에도 후회 안 했으면 합니다.

-디자인과 제목에 너무 끌려서 구매했는데 내용도 재밌네요.

-제목부터 일러스트까지 정신없이 마음을 빼앗겼어요.

-표지도 그렇고 안에 그림 넘나 웃겨요. 계속 팬티 차림임ㅋㅋㅋ

-일러스트가 핵 공감, 핵 사이다라서 사서 읽었는데 일러스트뿐만 아니라 글도 너무 좋아요.

-후루룩 금방 읽어버렸어요. 정말 묘하게 위로 받음.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제목과 내용. 내 인생은 내 마음대로 살 권리가 있다. 남에게 피해도 안 주는데 뭘.

▣ 책속에밑줄긋기&다시한번 생각해보기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어디로 이렇게 열심히 가고 있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어디를 향해 달려가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멈춰 섰다. 그게 전부다. 그러니까 딱히 품은 뜻이 있거나 대책이 있어서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이건 내 인생을 건 실험이다.

한 번쯤은 이렇게 살아보고 싶었다. 애쓰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둥둥! 여행은 시작됐다.

-그동안 남들이 가리키는 것에 큰 의문과 반항을 품고 살았지만, 그렇다고 그것들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도 않았다.

나는 항상 타인이 신경 쓰였고, 그들이 보기에 괜찮은 삶을 살려고 애써왔다. 잘 안 됐지만 말이다.

사실 가능하면 ‘인생 매뉴얼’에 맞춰 살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참 쉽지가 않다. 내가 이 나이에 정말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내 나이에 걸맞은 것들을 소유하지 못한 게 아니라, 나만의 가치나 방향을 가지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사실이다.

내가 욕망하며 좇은 것들은 모두 남들이 가리켰던 것이다. 남들에게 좋아 보이는 것들이었다. 그게 부끄럽다.

▣ 책소개

-노력이 배신하고, 인생에 사사건건 고나리질 하는 현실. 열심히 ‘내’ 인생을 살기 위해 더 이상 열심히 살지 않기로 했다. 한 남자의 인생을 건 본격 야매 득도 에세이

-저자는 나름 굴곡진 인생을 열심히도 살아 냈다. 대입 4수와 3년간 득도의 시간, 회사원과 일러스트레이터의 투잡 생활까지. 하지만 그동안의 인생 대부분은 인생 매뉴얼의 눈치를 보며 살아온 것이었다. 이제라도 '남'의 인생이 아닌 '나'의 인생을 살기로 했다.

그래서 극약 처방으로 회사를 그만두었다. 지금이야말로 인생이라는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을 찾아야 할 때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게 미래를 위한 용기이고 예의라 여긴 것이다. 그렇게 인생을 건 그의 실험은 시작됐다.

진지함과 웃음의 조화는 독자로 하여금 현실을 보다 가볍게 느낄 수 있게 도와준다.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한 번쯤은 이렇게 살아보고 싶었다.

애쓰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둥둥!”이라고 했던 그의 다짐처럼 우리도 인생의 파도에 몸을 맡기고 흘러가는 대로 가보는 건 어떨까.

▣ 은랑생각

-한 문장 한 문장 공감되는 말이 한가득이다. 열정과 노력을 장착하고 달리고 있는 청춘은 물론이고, 나이 먹도록 이룬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다며 후회하는 중년도 공감과 위로를 듬뿍 받을 수 있는 책이다.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모를 때, 포기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다. 내용이 재미있고, 가볍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꽤 심오하다, 관점의 변화로 자신의 인생을 얼마나 자신답게 살 수 있는지 알려주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음에 와 닿는다.

-우리는 자라면서 어느 순간부터 열심히 살아야 하는 걸 강요당하고 노력해야만 성공하지 그렇지 않으면 미래가 어둡다는 식의 얘기를 들으며 살아왔다.

그래서 미래를 알지 못한 채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거나 함께 달리는 동료를 경계하거나 그보다 잘하기 위해 애쓰며 살아왔다. 그것이 불안한 미래를 조금이나마 덜 불안하게 하는 장치였다.

작가는 성공스토리가 아닌 포기해야 할 때 포기할 수 있는 것도 용기이며, 인생의 길은 하나라고 여겨 그 길이 아니면 길이 없다는 생각으로 집요하게 파고들 때 얼마나 사람이 피폐해지는지 이야기해준다.

모든 곳에 많은 길이 있고 안될 것에 계속 도전하기보다는 과감히 포기하는 용기,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용기를 가지라고 토닥인다.

가끔은 여유롭게 나의 길을 천천히 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천천히 자신의 속도와 방향에 맞춰 가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