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클라크, 로버트 하인라인 등과 함께 SF문학에 서정성과 문학성을 부여해 그 입지를 끌어올린 전방위적 작가로 불린다. 1920년 8월 22일 일리노이 주 워키건에서 태어난 그는 로스앤젤러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진학은 포기했지만, ‘도서관이 나를 길러냈다’고 할 정도로 다방면의 독서를 통해 방대한 지식을 쌓았다.

스무살에 발표한 첫 단편 「홀러보첸의 딜레마」를 시작으로 70여년간의 작가 생활 동안 소설, 시, 희곡, 에세이, 동화 등을 넘나들며 다방면의 작품들을 발표했다. 특히 300여 편의 단편소설을 남기면서 ‘단편의 제왕’으로 불렸다.

서정적인 문체와 시적 감수성이 뛰어나 올더스 헉슬리가 시인에 비유한 바 있다.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구축한 그의 환상적인 작품 세계는 SF문학의 범주를 넘어 일반 문단까지의 광범위한 독자층을 거느렸다.

▣ 독자들의 한줄생각&한줄느낌

-이 작품으로 작가님께 푹 빠져버렸어요. 넘 사랑스런 글

-이집트 미이라 할머니라니... 추천해 준 이웃 블로거도 그렇지만, 여기 소개글도 재미있어서 구매

-죽음, 삶 같은 주제인데 이렇게 샤방할 수도 있구나 싶은 환상물. 아름다운 형용사를 다 쏟아 부은 듯한 묘사 폭격에 정신이 아찔해지는 브래드버리표 핼러윈

-시월의 저택, 특별한 가족들이 모이는 고향

-티모시와 그의 신비한 가족

-헉... 브래드버리의 작품이 출간되다니... 폴라북스 완전 사랑입니다. 감사, 또 감사

▣ 책속에밑줄긋기&다시한번 생각해보기

-부드럽고 거친 바람이 덜렁거리는 널판을 흔들고 지나가며 속삭이는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는 이는 오직 세시뿐이었다.

고양이 다음으로 도착해서 가족 중에서 가장 예쁘고 특별한 딸이 된 세시는 다른 사람들의 귓가를 어루만진 다음 그 마음속으로 그리고 더 깊은 곳에 잠들어 있는 꿈속까지 들어가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 그렇게 그녀는 누운채 멀리서 들려오는 비바람의 언어에 귀를 기울이며 언덕너머에서 한쪽 바다와 그 반대쪽으로 멀리있는 바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살폈다.

북쪽에서 만년빙의 한기를 품고 불어오는 차가운 비바람이나 영원한 여름까지 계속되는 멕시코만이나 아마존의 정글에서 들려오는 부드러운 숨결까지도.

-석양은 사라지기 때문에 사랑받는다.

꽃은 질 운명이기 때문에 사랑받는다.

들판을 뛰노는 개와 부엌에서 웅크린 고양이를 사랑하는 것은 머지않아 떠날 이들이기 때문이다.

▣ 책소개

-지구의 작은 한 점에서 영원한 우주를 꿈꾼 작가, 환상문학의 음유시인 레이 브래드버리. 그의 서정적이면서 시적인 소설들은 SF와 환상문학의 입지를 주류문학의 위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오랜 시간 사랑받았다.

이주민의 정서, 소년의 감성, 인간에 대한 믿음을 담은 작품들은 그가 항상 소중하게 간직한 어린 시절의 기억과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

-긴 세월을 거쳐 완성된 <시월의 저택>에서는 작가로서의 잠재력을 이제 막 발휘하는 젊은 브래드버리와 원숙함을 갖춘 거장 브래드버리가 이룬 특별한 ‘협업’과 마주할 수 있다.

핼러윈을 기다리던 소년과 사라지는 것들을 안타까워하는 청년, 아름다운 추억 하나하나가 기쁨인 노인의 모습이 한권의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 브래드버리의 한마디

내가 창조한 등장인물들은 모두 내가 어릴 적 시월 밤에 할머니네 집을 돌아다니던 친척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두고 싶다.

숙부 중에 진짜로 에이나르 아저씨가 있었으며, 이 책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도 마찬가지로 사촌이나 숙부나 숙모와 연결되어 있다. 오래전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내 상상 속의 굴뚝 연통에, 층계에 다락방에 그대로 살아서 떠다니고 있다.

한때 놀라울 정도로 어렸으며 핼로윈의 즐거움에 깊이 감동한 꼬마의 깊은 사랑을 원동력으로 삼아서

▣ 은랑생각

-<시월의 저택>은 무려 55년간의 긴 집필 끝에 책으로 출간된 소설이다. 55년 동안 계속 써온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이 나오게 된 사연은 이렇다.

1945년 이 책의 재료 중 하나인 ‘귀향파티’가 발표되고, 이 글을 시작으로 다양한 잡지에 다양한 단편들이 발표된다.

하지만 이 작품들은 책이 되지 못했고, 자연스레 잊혀진다. 그렇게 사라져가는 단편들을 보는 게 안타까웠던 레이 브래드베리는 55년이 지난 2000년에 그 작품들을 모으고, 고쳐쓰고 이야기를 새로 써서 이 책 <시월의 저택>을 내게 된다.

사연만으로도 흥미로운 이 책은 어찌보면 레이 브래드버리의 자전적 이야기로도 읽을 수 있다.

물론 이 책에 나오는 독특하고 기괴하고 재미있는 몬스터들이 실존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에 자전적이란 게 그가 직접 겪은 일이란 의미는 아니다.

작가가 어렸을 적 상상했던 이야기를 소설의 형태로 옮긴 것으로 작가가 말했듯 작가가 창조한 인물들은 모두 어릴 적 할머니네 집을 돌아다니며 만났던 친척들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어떻게 이런 상상력을 가지고 있었는지 신기하다. 그래서 작가가 될 수 있었겠지만 말이다.

읽을 때마다 책속 그들의 생김새, 행동, 말투가 그려지고 움직이며 머릿속에 영상으로 움직인다.

기묘하고 환상적인 이야기와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인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수사가 어우러진 역작이다.

번역도 매끄러워 흐름이 끊기는 것 없이 작가의 감수성을 잘 살려냈다.

유머가 없지만 편안하게 잘 읽히고, 차분한 문체와 기묘함이 잘 녹아있어 다시 읽고 싶을만큼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