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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호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 김신희

▣보노보노에게 첫눈에 반했다가 살짝 지루해했다가 또다시 생각나서 푹 빠졌다가 한참 안 보고 있다가도 불쑥 떠올라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정주행 하기. 이 과정을 반복하는 사이에 어느새 보노보노를 친구로 여기며 살고 있다. 「서른은 예쁘다」, 「여자는 매일 밤 어른이 된다」, 「모든 오늘은 떠나기 전날」 등을 썼다.

▣독자들의 한 줄 생각&한 줄 느낌

-나의 생각과 달리 상대는 그럴 수 있겠구나 라는 걸 많이 느낀 책.

-삶에 서툰 나를 위한 에세이.

-정말 요즘처럼 지치고 힘들 때 꼭 필요한 공감되는 이야기들.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네요.

-가끔 야무지지 못하고 왜 모든 일에 이렇게 서툴까 자괴감이 들 때 위로가 돼서 편안하네요.

-빨리빨리 옳은 것만을 추구하는 현재 사회와 우리들의 삭막한 마음에 위안이 되는 책이네요.

-어른이 되어서 읽어보면 더 큰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는 귀여운 친구들.

-눈이 편안해지는 귀여운 그림으로 책 읽는 걸 꺼려하는 사람도 접근하기 쉽네요.

▣책 속에 밑줄 긋기&다시 한번 생각해보기

-우리 주변에도 보노보노와 친구들 같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언젠가 우리가 마주치게 된다면 서로를 알아볼 것이다. 서로에 대해 실컷 투덜대다가 결국엔 좋아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보노보노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 이상한 사람은 있어도 나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나처럼, 당신처럼, 그리고 보노보노처럼, 우리는 이상할지는 몰라도 나쁜 사람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야옹이 형은 특별한 일이라고는 없는 동네를 그저 걷는 걸 즐긴다. 포로리는 그런 야옹이 형이 신기해서 하루는 몰래 뒤를 밟아보기로 한다.

하지만 아무리 따라다녀도 야옹이 형은 별다른 일을 하지도 않고 그냥 걷기만 한다.

딱히 재미있어 보이지도 않는 짓을 왜 계속하는지 궁금해하는 포로리에게 야옹이 형은 아무 일도 없는 게 제일 좋다는 말을 한다.

포로리 : 왜 아무 일도 없는 게 제일 좋아? 그냥 걷기만 하는 건 지루해 보이는데.

야옹이 형 : 응 지루해, 난 그저 아무 일도 없는 걸 확인하기 위해서 걷는 셈이야. 걷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거든. ‘아! 오늘도 아무 일도 없었구나!’ 싶어서.

▣책소개

<보노보노>는 1986년 출간되어 1988년 고단샤 만화상 수상 후 30년 넘게 연재를 이어가고 있는 네 컷 만화가 원작이다. 2017년 현재 41권까지 출간되는 동안 전 세계를 통틀어 1천만 부가 판매되었으며 우리나라엔 1995년 서울문화사에서 출간된 원작 만화책으로 처음 정식 소개되었다. 애니메이션과 영화로 각색되어 콘텐츠의 힘을 증명했다. 보노보노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단순한 그림체에 담긴 가슴 따뜻한 대사와 철학적인 메시지 때문이다. <서른은 예쁘다>, <여자는 매일 밤 어른이 된다>, <모든 오늘은 떠나기 전날> 등 서툰 어른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 김신희 작가가 보노보노를 다시 주목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은랑생각

-표지의 그림만으로도 왠지 기분 좋아지는 책이다. 읽다 보니 보노보노에서 나오는 말들이 어쩜 그리 어른들에게 와 닿는지 서툰 어른들을 위한 에세이란 부제가 이제야 이해된다. 차례만 봐도 역시 어른들을 위한 에세이가 맞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하고 같이 사는 법, 꿈 없이도 살 수 있으면 어른, 인생에서 이기는 건 뭐고 지는 건 뭘까, 솔직해지는 순간 세상은 조금 변한다, 완벽함보다 충분함. 4컷~8컷 정도의 만화가 많이 들어있는데, 작가는 보노보노에 나오는 대사들을 소개해주면서 우리 삶에 빗대어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이렇게 하나하나 곱씹어 되살려주니 새로운 의미와 느낌으로 다가온다. 더불어 작가는 자신을 보노보노만큼이나 겁 많고, 포로리처럼 고집이 세고, 너부리인양 자주 직언을 하는 사람, 전반적인 성격은 너부리에 가깝다는 것을 자각하고 가끔 반성하면서 살아간다 말한다.

-이 책에서 인용한 만화 보노보노의 한 장면 한 장면은 실로 깊이 있고 철학적이어서 보노보노를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었다.

다시 한 번 만화를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작가가 자신의 고민과 함께 자신이 좋아하던 보노보노를 절묘하고 자연스럽게 버무려 독자에게 소개하고 있다. 보노보노 캐릭터들과 대사 한 장면을 데려와 설득력 있게 인생사는 법에 대해 말한다. 중간중간 그림과 만화가 섞여있고 잘 쓴 글이라 읽기도 편해서 복잡한 삶을 살아가는 어른들에게 조그만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