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14년 체코의 브로노에서 태어나 프라하 카렐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젊은 시절 시를 쓰기도 했으나 독일군에 의해 대학이 폐쇄되자 학교를 떠나 철도원, 보험사직원, 제철소 잡역부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다. 그러한 경험은 훗날 매우 사실적이면서 구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

마흔 아홉살이 되던 해 뒤늦게 소설을 쓰기로 결심하고 첫 소설집「바닥의 작은 진주」(1963)를 출간하며 작가로 데뷔, 이듬해 발표한 첫 장편 소설「엄중히 감시받는 열차」(1964)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프라하의 봄’ 이후 1989년까지 정부의 검열과 감시로 자신의 많은 작품이 이십여년간 출판 금지되었음에도 조국을 떠나지 않았다.

체코의 국민작가로 각광받았고 오늘 가장 중요한 현대작가로 평가받았다.

▣ 독자들의 한줄생각 & 한줄느낌 

- 독서의 즐거움, 그리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한 노동자의 시끄러운 고독.

- 유머러스하지만, 씁쓸하다. 우리네 삶이 그런걸까?

- 제목이 주는 시크함, 동유럽 작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기본 2회는 완독 하고픈 책.

- 조금은 특이하면서도 책 내용이 아주 괜찮은 책, 책이 얇아서 조금 섭섭하다.

- 읽으면 읽을수록 내용도 매력적이다. 폐지를 압축하는 일이 이리도 아름다운 작업이었던가? 알듯 말듯한 시끄러운 고독이다.

- 계속해서 똑같은 이야기로 장을 시작하는 형식이 새롭다. 삼십오년째 폐지 압축공으로 일을 하고 있는 한타의 고백. 1인칭 시점의 이야기. 천천히 생각하며 읽어야하는 책.

- 폐지더미 속에서 나온 책. 인간적인 삶을 사는 인간과 이상적인 삶을 사는 인간.

- 한 폐지 압축공이 들려주는 삶에 관한 이 온전한 러브스토리를 읽어보세요.

▣ 책속에 밑줄긋기 & 다시한번 생각해보기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다는 것을 나는 책을 통해, 책에서 배워 안다.

사고하는 인간 역시 인간적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라는 것도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게 아니라 사고라는 행위 자체가 상식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내 손 밑에서, 내 압축기 안에서 희귀한 책들이 죽어가지만 그 흐름을 막을 길이 없다. 나는 상냥한 도살자에 불과하다. 책은 내게 파괴의 기쁨과 맛을 가르쳐 주었다. 세차게 퍼붓는 비와 건물 폭파 기사들을 나는 사랑한다. 거대한 타이어에 바람을 넣듯 폭파 기사들이 집과 거리를 송두리째 날려 보내는 광경은 나는 몇시간이고 서서 본다.

▣ 책소개 

-체코의 국민작가, 보후밀 흐라발의 대표작.

보후밀 흐라발은 프란츠 카프카 이후 밀란쿤데라와 함께 체코를 대표하는 작가로 손꼽힌다. 그는 해외 언론과 작가들에게서 ‘체코소설의 슬픈 왕’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프라하의 봄’ 이후 밀란쿤데라를 비롯한 많은 작가들이 프랑스 등으로 망명해 프랑스어로 작품을 쓴데 반해 그는 체코에 남아 끝까지 체코어를 작품을 썼기 때문이다.

- 이 책은 작가 스스로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세상에 나왔다고 선언할 만큼 그의 정수가 담긴 작품이며, 필생의 역작이라 불릴만한 강렬한 소설로 많은 독자와 평단의 사랑과 주목을 받았다.

▣ 은랑생각

- 주인공은 젊어서 절묘한 순간에 몇몇 더러움이 그의 실존을 뒤흔드는 경험을 하는데 마치 이러한 상처를 끌어안듯 폐지를 압착하는 삶을 예감하게 되고 그 이후로 폐지를 압착하며 갖은 더러움 속에서 희소하게 빛나는 도서들을 받드는 제의적인 삶을 살게 된다.

나치 독일의 지배, 제 2차 세계대전, 공산주의 정권으로 이어지는 반문화적 시대를 살아온 작가 자신을 이 소설 주인공인 폐지 압축공 한타로 표현한 것 같다. 작가가 소외당하고 억압당해온 몇십년의 시간들을 생각해볼 때 얼마나 답답한 삶을 살아왔을까 싶다.

하지만 이 책은 매우 익살스럽고 담담하게 자신의 인생을 서술한다.

처음 읽었을 때 느끼는 유쾌함은 여러번 읽게 되니 주인공의 절망적인 마음, 한편으론 작가의 절망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슬프고 아름다운 결말이다.

여러번 곱씹어 읽어야 이 책에 대해 제대로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 한 시절이 저물고 또 시작되는 어떤 어두운 지점을 조근조근 묘사하며 잘 표현하고 있다.

소설은 매우 짧다. 그러나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흠뻑 빠져들만한 요소들이 가득하다.

자신의 직업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보여줌과 동시에 반대의 시선도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

무엇보다도 규칙 없이 쏟아졌을 폐지들을 또 하나의 커다란 세계로 이해하는 것이 놀라웠고 책들을 기계로 안락사 시키는 기분을 느꼈다는 비유에 감탄했으며 35년동안 자신에게로 온 책들을 만나면서 자신만의 철학을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소재 자체가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