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5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다. 이탈리아에서 생물학을 공부하고 이년동안 동물유전학 연구소에서 일했다. 과학에 대해 낭만적인 꿈을 품었던 그는 연구실 일에 염증을 느껴 인간 뇌에 대한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생각에 대한 생각”에 빠져 지칠 무렵, 갖고 있던 주식 가격의 폭등으로 휴가를 결심했다.

삼주의 휴가는 십일년으로 연장되어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일년을, 아시아에서 십년을 보냈다. 어느 날 친구들의 권유로 긴 글을 쓰기 시작했고, 글쓰기란 사람들을 행복의 절정에 도달하게 하는 카마수트라처럼 재밌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아 그의 첫 소설 「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를 집필하기에 이르렀다.

이 작품을 통해 이탈리아의 천재 작가로 떠올랐다.

▣ 역자: 이승수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에서 비교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다.

▣ 독자들의 한줄생각 & 한줄느낌

- 20개의 짧은 이야기. 의인화라기보다 사람이 동물의 껍질 속에 있는 듯, 인간사를 갖가지 동물로 재현하고 풍자한다. 비스코비츠의 윤회, 돌고 도는 인생사라고 해야 하나 제법 읽을 만하다.

- 참 특이한 소재와 이야기들이다. 평소에 막연하게 알고 있던 동물들의 속성에 인간 세계를 이어 붙여 참 적나라하게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 참신함과 재미가 가득한 새로운 이솝우화.

- 비스코비츠들과 본성을 나누다.

- 인간의 모습을 닮은 동물들의 유쾌·통쾌한 우화.

- 기상천외한 동물 이야기? 아니 우리들 이야기.

▣ 책소개

- 자신이 전공한 생물학을 기묘한 우화로 재탄생시킨 알렉산드로 보파의 실험적인 소설. 작가는 다양한 동물이 지닌 본성과 습성을 바탕으로 인간의 동물적 욕망뿐만 아니라 악하고 모순적인 면을 다각적으로 그려냈다.

‘희극적이면서 비극적인’ 온갖 해프닝으로 가득한 인간 삶을 고스란히 담아낸 현대판 풍자극이다.

백만장자가 된 돼지, 성형수술을 시도한 꿀벌, 채식주의자 사자, 숙주를 사랑한 기생충... 작품의 주인공 비스코비츠는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그의 곁엔 언제나 매혹적인 운명의 상대, 리우바가 있다. 그 둘은 먹고 먹히거나 속고 속이면서 서로를 사랑하고 미워한다. 인간에게 내재된 온갖 본능과 욕망을 은근히 하지만 날카롭게 그려낸다.

▣ 은랑생각

- 동물학을 전공하고 유전학 연구소에서 일하며 틈틈이 글을 써서 데뷔작을 발표하기에 이른 알렉산드로 보파의 이 책은 아주 재미나다. 특히 동물을 의인화해서 그들의 감정과 생태 그리고 애정관계를 기술하는 그의 능력은 탁월하다.

책의 제목에도 나오듯이 비스코비츠는 모두 이야기에 나오는 동물 수컷의 이름이다. 그리고 그가 꿈꾸는 이상형 암컷의 이름은 리우바다. 그 외에도 약간 멍청한 캐릭터인 주코틱, 라이벌 페트로빅 그리고 비중이 좀 적은 로페즈까지 이야기의 전개를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다양한 캐릭터가 있다.

- 작가가 그리는 동물의 왕국 이야기는 흥미진진 그 자체다. 너무 짧아서 뭘 읽었는지 모르겠는 그런 글도 있지만 신화를 연상시키는 달팽이의 나르시시즘을 떠올리게 하는 사랑이야기도 있고, 자신의 둥지와 새끼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눈물겨운 부정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20편의 짧은 에피소드에 인간사 희로애락을 잘 투영시켰다.

많은 에피소드들이 유쾌하게 웃기기도 하지만 그 끝이 쓸쓸하다. 마치 우리의 삶처럼.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비스코비츠를 잘 들여다보면 신기하게도 나 자신, 이웃, 인간의 모습이 보인다.

- 이야기는 다르지만 서로 다른 주인공인 동물이 비스코비츠란 이름을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다. 주인공 비스코비츠는 대론 달팽이, 개, 사마귀이기도 하다. 우리네 삶도 어쩌면 주인공이 말하는 동물적 본능과 자연의 법칙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한번쯤 자신의 삶을 돌아볼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