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5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인하대 대학원에서 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6년 장편소설 「푸르른 틈새」로 제2회 상상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한 이래, 솔직하고 거침없는 목소리로 자신의 상처와 일상의 균열을 해부하는 개성 있는 작품세계로 주목받고 있다. 2007년 오영수 문학상을 수상했다.

▣ 독자들의 한줄생각 & 한줄느낌

- 술은 이래야 한다. 입만 축이는 게 아니라 속까지 적시는.. 평생 술자리를 함께 해드리고 싶은 작가.

-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에게 온 마음을 다해 외치고 싶다. “여러분! 안녕 주정뱅이를 읽으세요!!”

- ‘봄밤’과 ‘이모’가 묶인 소설집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이 책은 내게 2016년 최고의 소설이다.

- 아, 드디어! 많이 기다렸습니다. 선생님!

-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지. “안녕 주정뱅이”

- 그저 아름다운 인생. 술이 있어서.

- 이 책은 대낮에 보면 안 된다. 낮술 땡겨서!

▣ 책 속에 밑줄긋기 & 다시한번 생각해보기

- 해가 한잔의 쨍한 높이에서 서쪽에서 기우는 속도로 숲은 조금씩 어두워졌다. 그들은 주종을 소주에서 맥주로 바꾸었고 안주로는 에스프레소에 가까운 진한 커피를 음미하듯 물고 있다 마셨다. 아주 가까이에서 새 우는 소리가 들렸다.

- 그가 그녀에게 위스키를 마셔도 좋을 만큼 충분히 어두워진 것 같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는 변압기처럼 아주 적절한 순간에 술의 종류와 도수를 바꾸었고 그녀는 기꺼이 그의 제안에 따랐다. 그가 자신의 방에서 아이스버킷을 가져왔다.

▣ 책소개

- 2014년 ‘작품을 만들어내는 솜씨가 장인의 경지’에 올랐다는 칭찬을 받으며 장편소설 <토우의 집>으로 제18회 동리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권여선이 다섯 번째 소설집 <안녕 주정뱅이>를 선보였다. 2013년 여름부터 2015년 겨울까지 바지런히 발표한 일곱 편의 장편소설을 묶었다.

이해되지 않는, 그러면서도 쉽사리 잊히지 않는 지난 삶의 불가해한 장면을 잡아채는 선명하고도 서늘한 문장으로 삶의 비의를 그려낸다. 인생이 던지는 지독한 농담이 인간을 벼랑 끝까지 밀어뜨릴 때, 인간은 어떠한 방식으로 그 불행을 견뎌낼 수 있을까 미세한 균열로도 생은 완전히 부서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탁월한 감각을 발휘해 온 권여선은 그럼에도 그 비극을 견뎌내는 자들의 숭고함을 가슴 먹먹하게 그려낸다.

▣ 은랑생각

- <안녕 주정뱅이>는 모두 7개의 소설로 구성된 세트상품이다. 기대했던 표제작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소설에 술이 등장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는 있지만 기대하던 주정뱅이를 찾아볼 수 없다는 맹점이 있다.

이 책에서 술은 어떤 특성을 가진 개체라기보다는 소설에 등장하는 화자들의 소통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밑바닥에는 상실이라는 공통분모가 자리 잡고 있다.

- 시리즈의 시작은 술을 끊지 못해 요양원에 들락거리는 여자와 병상에서 죽어가는 남자 수환의 이야기인 <봄밤>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독자에게 현재의 상황이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되었는지 조근 조근한 목소리로 알려준다.

술에서 위안을 찾지만 임시방편일 뿐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함을, 막다른 골목에서 남자와 여자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벗어날 수 없는 숙명임을 알려준다.

“자연이든 관계든 오래 지속되어 온 것이 파괴되는 데는 번갯불의 찰나만으로도 충분하다”

소설을 다 읽고 보니 진짜 주정뱅이를 기대했던 건 너무 큰 바램이었나 보다.

등장인물들이 던지는 질문들에 답을 들려주지는 않지만,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음을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바로 그 점이 이 소설이 재밌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