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미권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미국의 SF 작가 코니 윌리스는 국내에 소개됐던 그의 대표적인 장편 <둠즈데이 북>과 <개는 말할 것도 없고>가 출간된 지 오래고, 이미 절판된 상태라 독자들에게는 낯선 이름일 수도 있겠지만, SF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유머러스한 ‘SF계의 수다쟁이’로 유명한 작가다.

코니 윌리스는 지금까지 휴고상을 11번 수상했으며, 네뷸러상을 7번 로커스상을 13번이나 받는 등 각종 SF/판타지 관련 수상 목록에 이름을 빼놓지 않으며,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초반으로 이어지는 근래 SF 분야에서 문학적으로나 2011년에는 ‘그랜드 마스터상’을 받으면 SF계에서 명인의 반열에 올랐으며 칠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독자들의 한줄생각 & 한줄느낌

- 간결한 호흡, 간결한 이야기들은 가볍게 코니 윌리스의 세계에 빠져들기 좋다.

- SF 소설은 공상과학에만 국한된 이야기라는 이미지를 벗게 해 준 책.

- 작가의 SF적인 상상력에 머리가 핑핑 도는 책.

- 다중인격자(?) 코니 윌리스 씨의 작품. 이 책은 조증 코니 씨의 작품으로 글이 찹쌀떡마냥 찰지다. 물론 번역자들의 공로도 크겠지만 원문을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비틀린 유머가 넘치는 주인공의 깔수록 끝없는 양파 같은 매력이 책을 읽을수록 눈물 나게 만든다.

- 화려한 수상경력만큼이나 다양한 상상력을 보여준 작품이면서도 유쾌하고 수다스러운 작품이네요. 영화로 나와도 좋을 듯합니다.

- 사실 출판사의 멋진 영업 기술(트위터) 보고 속는 셈치고 읽었는데 그 영업기술보다 책이 백배 더 웃김.

▣ 책소개

- 각종 상들을 휩쓴 작품들만 골랐는데도 두 권으로 분권 해야 할 만큼 화려한 경력을 갖춘 코니 윌리스의 멋진 SF 단편집이다.

유쾌하고 수다스러우며 그러면서도 놀랍도록 매혹적인 소설.

할리우드와 양자물리학, 시간여행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외계인에 이르기까지 기발한 소재와 흥미로운 스토리, 주제를 막론하고 펼쳐지는 수다와 유머의 향연, 작가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최고의 단편집, 이것이 바로 코니 윌리스다.

이 책은 그중 첫 번째로 코니 윌리스를 명인의 반열에 올려놓기 시작한 저자의 대표작 ‘화재 감시원’을 필두로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받은 작품 다섯 편을 엮었고, 각 작품마다 저자가 작품 후기를 새로 추가해서 넣었다.

▣ 은랑생각

- SF는 보통 심각하거나 철학적이고 과학적인 주제로 흐르기 마련인데, 유머러스하며 콩트 같기도 한 코니 윌리스의 중독성 넘치는 개성이 일품이다.

장편과는 다른 참신한 매력의 단편, 무지하게 잘 읽힌다는 게 장점이다.

실린 작품이 고작 다섯 편밖에 안된다는 게 아쉬워서 작가가 천일야화라도 지어줬으면 하고 바랄 정도다. 역시 즐겁고, 재미있고, 귀엽고, 슬프다.

- 각각의 단편에 작가가 후기를 썼다.

어떻게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었는지가 주다. 근데 그 후기들 볼만하다. 서문부터가 위트 넘친다. 대개의 경우 위트 있는 서문을 보기 힘든데 서문뿐 아니라 본문 또한 재미있다.

여는 순간 순식간에 다 읽게 되는 마성을 가진 책이다.

- 다섯 작품 중 가장 짧고 단편다운 단편은 「클리어리 가족이 보낸 편지」이다.

작가는 세계의 한 장면을 도려내어 느닷없이 내민다.

거꾸로 그 장면을 더듬어 가면서 서서히 세계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일상적인 세계의 일상적인 상황처럼 보이던 풍경은 비일상적인 세계에서 벌어진 비일상적인 상황이었음이 드러난다.

책장을 넘기면서 무심하게 혹은 무엇인지 알 수 없어 마음에만 담아놓고 지나쳤던 부분들의 의미가 뒤늦게 쏟아져 들어온다.

후기에서 언급하듯 <환상특급> 등의 TV 단막극이 떠오르는데 다만 이 책을 영상으로 옮기긴 어려울 듯하다.

- 다른 작가들과 다른 독특한 이야기 전개 방식, 한 번 읽을 때와 두 번째 읽을 때의 느낌이 다른데 자잘한 표현, 문장의 세심한 배치와 교묘함을 느낄 수 있어 작품이 한결 탄탄하게 느껴진다.

여러 번 읽을 수 있다면 그러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