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 정외과에 입학했다. 3학년 때 영문과로 편입했으나 학업을 다 마치지 않고 군복무 후 한국일보에 수습기자로 입사한다. 1973년 입사한 이래 약 30여 년간 기자생활을 해온 그는 재직 당시 「문학기행」 「내가 읽은 책과 세상」 등의 책을 출간하며 남다른 필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1994년 「문학동네」 창간호에 「빗살무늬토기의 추억」을 연재하며 소설가로서 문단에 등장했다. ▣ 독자들의 한줄생각 & 한줄느낌 - 문장은 아름답고 문장 이전의 삶의 경험과 생활에서 나온 통찰은 더 아름답다. - 라면이라는 익숙하면서도 진부한 소재를 통해 말하는 삶의 정수. - 역시 김훈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책. 삶을 주시해온 그의 시선이 담긴 문장들. - 담백하면서도 솔직한, 군더더기 없는 그의 글이 참 좋다. - 필요 이상의 감정이 없는 단단한 글. - 베끼기에 관한 잡설로 시끄러웠던 올해 문학계는 저리가라. 문장이 좋다는 것은 확실한 작가. - 삶의 소소한 일상을 글로 마주하면서 작은 기쁨을 맛보다. ▣ 책 속에 밑줄긋기 & 다시한번 생각해보기 - 짙은 김 속에 얼굴을 들이밀고 뜨거운 국물을 마시면, 콱 쏘는 조미료의 기운이 목구멍을 따라가며 전율을 일으키고, 추위에 꼬인 창자가 녹는다. 슬프다. 시장기의 근원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 울진 바다에서 나는 바다의 불가해한 낯설음에 압도되어서 늘 지쳐 있었다. 수평선 너머로 부터, 내가 기다리는 새로운 언어는 날아오지 않았고, 내가 바다 쪽을 바라보는 시간은 날마다 길어졌다. 나는 조금씩 일했고 많이 헤매었다. 나의 일은 글을 쓰는 것이었는데, 일보다 헤매기가 더 힘들었다. 바다에 나갔던 새들이 숲으로 돌아갔고, 나는 방으로 돌아왔다. 책상 위에는 원고지의 무수한 빈칸이 펼쳐져 있었다. - 전기밥솥 속에서 밥이 익어가는 그 평화롭고 비린 향기에 나는 한평생 목이 메었다. 이 비애가 가족들을 한울타리 안으로 불러모으고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아 밥을 벌게한다. 밥에는 대책이 없다. 한두 끼를 먹어서 되는 일이 아니라, 죽는 날까지 때가 되면 반드시 먹어야 한다. 이것이 밥이다. 이것이 진저리나는 밥이라는 것이다. ▣ 책소개 - 소설가 김훈 산문집. 오래전에 절판되어 애서가들로 하여금 헌책방을 찾아다니게 한 김훈의 전설적인 산문 <밥벌이의 지겨움>,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바다의 기별>에서 시대를 초월해 기억될 만한 산문들을 가려 뽑고, 이후 새로 쓴 산문 원고 400매 가량을 합쳐 엮었다. 가족 이야기부터 기자시절 거리에서 써내려간 글들, 최근에 도시를 견디지 못하고 동해와 서해의 섬에 각각 들어가 새로운 언어를 기다리며 써내려간 글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것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 은랑생각 - 그의 문장은 손으로 원고지에 꾹꾹 눌러쓰는 육체적인 노동으로 인한 직접적인 사실성을 바탕으로 두고 있기에 특별히 소설과 에세이의 차이가 없는 듯 하다. 아무튼 이번 신간은 에세이고 이전의 글 일부와 새로운 글들을 합쳐 엮었다고 한다. 이 책의 출간을 두고 그저 돈벌이에 급급하여 짜집기로 모아낸 책이라고 혹평하는 이도 있으나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작가의 입장에서 버리기 아까운 것들과 버려도 좋은 것들을 골라 따로 모아 새로운 글들과 합쳐 내놓는 것도 괜찮은 생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보니 절판된 세 권의 책들을 만나봐서인지 익숙한 내용이 있었지만 익숙하다고 해서 실망한 것은 아니다. 김훈의 문장은 곱씹을수록 맛이 우러나는 훌륭한 문장들이기에 또 읽어봐도 새롭고 또 새롭다. - 간결하고 마른 글맛이 좋다. 글에 담고자 하는 심사숙고한 마음이 짐작된다. 사회와 역사를 보는 시각에 공감한다. 독자의 한사람으로써 김훈에 주목하는 몇가지 이유다. 김훈의 ‘라면을 끓이며’는 저자의 말대로 ‘먹고산다는 것의 안 쪽을 들여다 보는 비애’에 대한 글들이 담겨있다. 밥, 돈, 몸, 길, 글 등 다섯가지 분류로 오십 편이 넘는 글들이 실려있다. 모두 일상생활 속에서 직접적으로 만나는 문제를 다루는 글들의 모음이다. 아버지를 중심으로 한 저자의 가족 이야기부터 최근 저자의 관심사를 알 수 있는 바다 이야기, 동시대인들의 아픔에 대한 저자의 시각을 알 수 있는 글까지 김훈의 어제와 오늘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