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33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대학 퀸스칼리지에서 의학학위를 받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샌프란시스코와 UCLA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했다.

1965년 뉴욕으로 옮겨가 이듬해부터 베스 에이브러햄병원에서 신경과 전문의로 일하기 시작한 그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과 뉴욕대학을 거쳐 컬럼비아대학 신경정신과 임상교수, 영국 워릭대학 객원교수, 미국 뉴욕대학교 의과대학 신경학과 교수 등으로 재직하다가 2015년 8월 향년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신경과 전문의로 활동하면서 만난 환자들의 사연을 책으로 펴냈고, 그 책을 통해 인간의 뇌와 정신활동에 대한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들려주는 작가이기도 하다.

▣ 독자들의 한줄생각 & 한줄느낌

- 오래전 사놓고 있다가 저자의 사망소식을 듣고 읽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것은 다소 어려울 수 있고 딱딱한 임상사례들이 그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작가다운 문체로 서술 되어있던 점입니다. 인간의 삶이란 신비 그 자체인듯 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재밌고 따뜻하고 특이한 책이다. 소설이 아닌데 소설적이다. 올리버 색스가 환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의 중심에는 애정이 담겨있다. 그것이 이 책을 가장 빛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번 읽고 덮어두기에는 아까운 책이다.

- 신경장애의 다양한 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엉뚱한 이야기를 한 인간이며 의사로서 따뜻하게 그려낸 임상심리학 책. 잃어버린 주체성을 어쨌든 찾아가려는 환자들의 고군분투, 인간의 눈물겨운 아름다운 고군분투기를 올리버 색스의 가슴으로 쓴 책. 그를 추모한다. 재독한다.

- 어떤 환상소설이나 판타지보다 더 환상적인 실제 이야기

▣ 책 속에 밑줄긋기 & 다시한번 생각해보기

- 한 블럭 정도의 짧은 거리를 지나가는 동안 극도로 흥분한 이 노부인은 4, 50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흉내냈다. 만화경과도 같은 빠르기였다. 하나의 흉내는 1, 2초 정도에서 끝났고 그보다 빨리 끝나는 흉내도 있었다. 전부 합해서 2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자기 자신 및 타인에게서 오는 압력이 너무나도 강해서 이미 폭발 일보직전에 있었다. 별안간 참을 수 없게 된 노부인은 샛길로 들어가서 초췌한 모습으로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녀가 흉내낸 4, 50명의 몸짓과 자세, 표정과 태도 즉 그녀의 모든 레퍼토리를 토해냈다.---

통행인을 흉내내는 행위는 2분간 계속되었지만 그것을 토해내는 것은 한차례로 끝났다.

- 우리는 다리나 눈을 잃으면 다리가 없고 눈이 없다는 사실을 의식한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면 그 사실 자체를 모른다. 왜냐하면 그것을 깨달을 자신이라는 존재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 작가 한마디

- “나는 인간이 어떤 부분을 상실하거나 손상당한 상태에서 그것을 이겨내고 새롭게 적응해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싶다.”

▣ 은랑생각

- 책 속엔 신경장애 환자들의 이야기가 24편의 임상사례로 엮어져 있다. 저자가 밝힌것 처럼 신경장애는 겉으로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아서 관찰이 쉽지 않다는 특징이 있는데, 각각의 이야기 속에는 환자의 병을 발견하고 진단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깊은 통찰을 엿볼 수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환자들의 사례는 어느것 하나 흥미롭지 않은 것이 없어서 푹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1985년에 출간된 이 책을 30년만에 읽게 되었는데도 신선하고 감동적이었다.

뇌신경에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문제가 생긴 사람이 그 영향으로 인성이나 상태가 변하게 되는 그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 신경학 전문의인 저자는 이러한 사람들을 불치병에 걸린 대상으로 보지않고 살아 숨쉬는 개성적인 사람으로 대한다.

기상천외한 증상을 가진 환자들 개개인의 증상과 상태를 어떠한 방식으로 접근할지, 그 증상이 환자에게 어떻게 조화되어 있는지, 그들을 증상을 안고 살아가는 정체성을 가진 인간으로 보아준다.

환자에 대한 이해와 포용력, 사랑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이야기다.

- 이 책의 한편 한편은 알맹이 없는 껍데기와 지식의 전시가 아니다. 오히려 저자의 전 인생이 들어있고 환자를 이해하기 위해 그들과 친구가 되기까지의 인간적 고뇌가 들어있다.

더불어 처음부터 끝까지 신경질적으로 그려진 삽화들이 등장한다. 거의 모든 페이지에서 그런 삽화들을 만날수 있는데 그것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아마도 그 그림은 그의 환자이자 친구인 어느 화가의 손에 그려진 것이 아닐까 싶다.

의학적 지식이 없는 내겐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다양한 사례를 읽다보면 아, 그렇구나라고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제각각의 색을 낼 수 있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