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7년 영국 런던의 벵골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곧 미국으로 이민하여 로드아일랜드에서 성장했다.

바너드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보스턴대학교 문예창작과 대학원에 재학하면서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99년 첫 소설집 「축복받은 집」을 출간해 그해 오헨리 문학상과 펜/헤밍웨이 상을, 이듬해 퓰리처 상을 수상했다. 2003년 출간한 장편소설 「이름 뒤에 숨은 사랑」이 ‘뉴요커들이 가장 많이 읽은 소설’로 뽑혔고 전미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2008년 출간한 단편집 「그저 좋은 사람」은 그해 프랭크오코너 국제단편상을 수상했고 <뉴욕 타임스>선정 ‘2008년 최우수 도서 10’에 들었다. 2013년 두번째 장편소설 「저지대」를 발표해 ‘보기 드물게 우아하고 침착한 작가’라는 찬사를 받았다.

▣ 독자들의 한줄생각&한줄느낌

- 줌파 라히리의 책은 처음인데, 책 안에 수록된 두 편의 단편이 매우 인상깊어 그녀의 다른 소설책도 주문했습니다. 언어뿐 아니라 삶에 대한 그녀의 영민함이 돋보입니다.

- 제목부터 가슴을 파고드는 그녀의 책은 언제나 옳다.

- 제목에 한번, 표지에 한번, 이탈리아어여도 멋진 그녀의 문장에 다시한번 반하고 만다.

- 자신을 빚어 만든 책. 하지만 그것의 존재가 가지는 가치보단 한없이 가볍다.

- 언어의 경계에서 쓰다...

- 언어를 배우고 익히는 것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연애편지.

▣ 책 속에 밑줄긋기&다시한번 생각해보기

- 사전은 지도이자 나침반이 된다. 사전이 없다면 길을 잃을지 모른다. 몹시도 든든한 부모같아서 난 사전없이 외출할 수가 없다. 사전이 마치 비밀과 계시를 담은 성서같다는 생각이 든다.

- 나는 인생의 길을 바꾸기위해, 이탈리아어를 붙잡기 위해 로마로 가는거였다. 로마에서 이탈리아어는 매일, 매분 날 따라다닐 것이다. 늘 옆에서 감각으로 와 닿을 것이다. 켰다 껐다 하는 스위치가 되지 않을 거였다.

- 사람들은 사랑에 빠졌을때 영원히 함께 살고 싶어한다. 지금 경험하는 흥분과 열정이 계속되기를 꿈꾼다. 이탈리아어로 읽는 건 내게 그런 열망을 불러일으킨다.

▣ 책소개

- 서른 셋의 나이에 장편소설이 아닌 첫 단편소설집으로 ‘미국인’의 정체성이 아닌 ‘미국에 사는 사람’의 정체성 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퓰리처 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던 인도계 미국 작가 줌파 라히리.

그런 그녀가 모국어라 할 영어가 아닌 이탈리아어로 직접 쓴 첫 산문집을 출간하였다. 2015년 출간한 이탈리아어 책을 옮긴 것으로 2016년 발간될 영어 번역판보다 우리나라에서 먼저 선보이는 것이다.

이 산문집은 줌파 라히리가 로마에 머물며 이탈리아어를 발견하고, 공부하고, 탐색하고 마침내 이탈리아어 작가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을 특유의 간결한 문장과 깊은 성찰로 기록한 책이다.

▣ 은랑생각

-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책을 구입하는데 망설임이 없었으나 막상 읽으려고 하니 뭔가 많이 낯설었다. 그녀의 소설에서 보아왔던 아름다운 문체와 섬세한 묘사가 거의 빠진듯한 느낌이였다.

내심 많은 기대를 했고 한 호흡에 다 읽어버릴 것이란 염려와 달리 오랫동안 조금씩 읽어 내려갔다. 집중할 수 없었던 이유는 명확했다.

그간 작가가 발표해왔던 영어가 아닌 이탈리아어로 썼고 신경써서 썼다고 해도 영어문장에서 보았던 그런 문장을 이탈리아어에서 기대하긴 힘들었다.

그렇게 며칠을 기운이 빠진채로 읽던중 중반부에 다다르자 책을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초반과 달리 중반부에 이르면서 묘사와 문장이 훨씬 자연스러워졌고 서서히 작가가 가지고있는 고뇌와 사고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마치 언어의 진화를 단계별로 보는 것처럼 그녀의 글이 변해갔다. 어쩌면 그런 단계를 거쳐 그녀의 글에 익숙해졌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 이미 유명한 작가로 글쓰는 일을 통해 더욱더 명성을 쌓을 수도 있었을텐데 이탈리아어라는 새로운 언어를 선택하고 배우고 글쓰기를 시도했다. 그런 작가의 결단력과 노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영어로 쓰인 소설을 배제하고 이 책을 대하면 또 다른 작가를 만난 것 같은 새로움이 든다. 그렇기때문에 작가로서의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작가 이전의 자신과 마주하려는 시도로 이탈리아어로 글쓰기를 감행한게 아닌가 싶다.

내가 쳐놓은 울타리 안에서 좀더 나은 나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작가를 통해 조금은 보게된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언어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일시적일 수도 있겠지만, 문득 다른 언어로 세상을 본다는 것은 또 다른 한 세계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는 말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