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공대를 나와 건설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동아일보에 입사해 십일 년동안 기자로 일했다.

2011년 장편소설 「열광금지, 에바로드」 「호모도미난스」 「한국이 싫어서」, 연작소설 「뤼미에르 피플」이 있다. 수림문학상, 제주 4·3 평화 문학상을 수상했다.

▣ 독자들의 한줄생각&한줄느낌

- 읽는내내 두 마음을 왔다갔다. 각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세상, 기억하고 싶은 것들만 붙들고 사는 세상.

- 실제 공간을 에둘러 설명하지 않기에, 작가가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이 곧 이 소설의 시작이다.

- 이 책을 읽고 작가의 다른 책도 궁금해졌다. 소설책에 등장한 패턴.. 자연스럽게 책이 넘겨진다. 작가는 어떤 결말을 얘기한 걸까? 많은 생각과 여운을 주는 문학의 또 다른 세계를 접하게 되었다.

- 마지막 책장을 덮고나면 제목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게 된다. 속죄와 구원과 자유에 대한 작가의 안목이 돋보인다.

- 이 고달픈 시기에 왜 책을 읽는지 설득시켜 주는 작가입니다.

- 여러 삶의 이야기를 본질과 함께 우리에게 들려준다. 멋진 책이다.

▣ 책 속에 밑줄긋기&다시한번 생각해보기

- 어떤 관계의 의미가 그 끝에 달려 있는 거라면, 안 좋게 끝날 관계는 아예 시작도 말아야 하는 걸까? 그 끝에 이르기까지 아무리 과정이 아름답고 행복하다 하더라도?

- 너를 만나기 위해 이 모든 일을 다시 겪으라면, 나는 그렇게 할거야, 같은 말들. 사실 남자는 여자를 만나기 위해 시공간연속체 속에서 그 모든 일을 몇번이고 다시 겪고 있는 중이었다.

- 유골함이 손에 닿았을 때 여자는 자신이 일 년 전에 하지 못했던 말이 무엇인지 떠올랐다. 그 말을 여자는 문자메세지로 보냈다. 추모공원을 나올 때 까지도 안치함이 있는 건물 전광판에는 여자가 보낸 메세지가 적혀 있었다.

너는 누구였어?

셔틀버스와 버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여자는 내내 그 문장을 곱씹었다. 단어들만이 순서를 바꾸었다.

도대체 너는 누구였어?

너는 도대체 누구였어?

누구였어 도대체?

▣ 장강명의 한마디

- 제가 소설을 쓰는 첫번 째 이유가 돈인 것은 아닙니다. 세 번째 이유쯤 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인생을 걸고 어떤 일을 할 때, 세 번째 이유는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닙니다.

이 밥벌이의 싸움을 피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현실에 참여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첫 번째, 두 번째 전장을 가벼이 여긴다는 의미가 아님을 잘 알아주시리라 믿습니다.

계속 싸워서 글과 돈을 열심히 벌어보겠습니다. 쓰고싶은 소설을 다 써서 더 이상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때까지, 굶어죽지 않고 살아남겠습니다.

▣ 은랑생각

- 이 책에는 고등학교 시절 괴롭힘을 당하다 같은 반 학생을 찔러 죽인 남자와 그 남자와 각별한 추억을 가진 동창인 여자 그리고 죽은 학생의 엄마인 아줌마, 이렇게 세 인물이 나온다.

세 인물이 말하는 과거의 기억은 모두가 자기자신이라는 소우주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남자는 괴롭힘에 못이겨 정당방위로 폭력가해자 학생을 칼로 찔렀지만 죽은 아들이 일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어미는 어떻게든 남자의 삶을 망가뜨리려 한다.

세계라는 현상은 이미 존재하는 것이고 그것을 기억하는 방식이 세계의 무엇을 바꿀 수 있겠느냐,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책은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을 통하여 어떤 구원을 행할 수도 있다고 믿게 만든다. 그 순간 이 소설은 후일담이 아닌 미래를 향한 연서가 된다. 빛이 난다.

장강명 특유의 가독성과 몰입성에 읽는내내 애틋한 감정이 머무른다. 속죄가 아니라 세계의 재구성에 시선이 머물러 있어서 좋았다.

- 밝은 기운이라고는 없지만, 심지어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이름조차 나오지 않지만, 그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신선했다. 신선이라는 말이 조금 이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우울한 느낌은 그늘이 진 느낌이고 그늘이 진 느낌은 신선과는 거리가 있는 느낌이니까. 각자가 서로를 대하는 방식이 신기해서 신선한 것이라고 느끼는 걸 수도 있겠다.

어떤 평론가는 이 소설을 죄와 속죄에 관한 이야기라고 썼던데 뭐 그렇게 보는 수도 있겠지만 난 그냥 한 남자를 두고 한 여자는 사랑을, 한 여자는 복수를 향해 가는 이야기라 하고 싶다.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남자와 여자가 끝과 결말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부분이다.

두 사람의 사랑이 어떻게 끝나는 지는 결말에 나와 있다. 좀 더 많은 얘기를 하고 싶지만 그렇게 되면 결말에 다다르게 될 것 같다.

책을 덮어도 다른 소설 속 어떤 특이한 이름을 가진 주인공보다 더 오래 기억이 날 것 같다. 이 이름도 없는 남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