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0년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마련해준 도서대출증을 이용해 매일 책을 읽으며 소년시절을 보낸 그가 소설가로 나선 것은 1983년 단편소설 「첫 번째 기숙사」를 발표하면서부터다.

이후 「18세에 집을 나가 먼 길을 가다」, 「세상사는 연기와 같다」등의 단편과 장편 「가랑비 속의 외침」을 내놓으며 ‘중국 제 3세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부상했다. 그러던 그는 두 번째 장편소설 「살아간다는 것」을 통해 작품 활동의 일대 전환을 꾀한다. 이 작품은 장이모 감독에 의해 영화화(국내에서는 「인생」이라는 제목으로 상영)되어 칸 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등 세계적으로 ‘위화현상’을 일으키는 일련의 기폭제가 됐다.

이후 4년 만에 발표한 「허삼관 매혈기」는 위화를 명실상부 중국의 대표작가로 자리매김하게 하였다.

▣ 독자들의 한 줄 생각 & 한 줄 느낌.

- 피를 팔아 위기를 넘기는 건 21세기 대한민국과 비슷.

- 근래 읽은 책 중 으뜸. 우리의 60년대 이야기.

- 제목에 지레 겁먹지 마라! 허삼관의 깜찍함에 행복해 질 것이다.

- 웃다가, 울다가. 중국소설은 고리타분하고 지루할 것이란 편견을 깨준 책.

- 피를 팔아 지켜낸 나의 가족에게 존경받는 것, 모든 어버이들의 꿈.

- 따뜻한 우울감, 삶의 무거움, 그리고 그 쓸쓸함...

- 이 책이 재밌겠나 해서 미뤘던 걸 후회하게 한 책. 아~ 부모 마음이란 심오하구나~

- 아, 인생이란... 마지막으로 자신을 위해 피를 팔러갔던 허삼관. 우는 남편을 달래는 처. 같이 먹는 식사. 이런 게 행복이죠.

- 암담한 삶의 이야기지만 동감하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 책 속에 밑줄긋기 & 다시한번 생각해보기.

- “애들 주라구.”   “그럴 수 없어요. 이건 당신을 위해서 끓인 거라구요.”  “누가 마시면 어때. 전부 똥으로 변하기는 마찬가진데. 애들 똥이나 더 싸게 하라구. 애들 마시게 해.”

- 사람 마음이 뱃가죽으로 덮여 있으니 얼굴만 알아서는 그 사람 속마음을 모른다구.

▣ 위화의 한마디

<허삼관 매혈기>는 ‘평등’에 관한 이야기다. 다소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 은랑 생각

- 좋은 소설은 국경을 초월하는 나름의 언어를 갖는다. 그것이 실제 문자나 기호가 아닌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공감력 같은 것일 것이다. 문화와 역사적 배경이 이질적인 작품이지만 낯선 거리감 보다는 지리를 초월하는 감동으로 독자를 매료시킨다.
그런 작품은 나라와 상관없이 동시대의 독자들에게 호소하는 힘이 있는데 이 책 역시 그런 예의 하나다.

- 허삼관이 살아가는 시대는 20세기 중후반으로, 중국 공산당이 건국을 주도하고, 집권을 시작하여, 부국강병을 구사하던 때다. 그 시절은 정치가 개인의 일상을 통제하던 시절이자 문화대혁명기로써 개인주의와 사상의 자유는 종적을 감춘 정치 과잉의 시대이기도 했다. 소설은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정치적 암흑기를 고발하거나 기억하고자 하는 의도를 씌여지지 않았다. 주어진 조건을 인내하며 살아가는 ‘개인’과 ‘가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허삼관의 눈물겨운 생존의 과정속엔 중국 근현대사의 모습들이 감초처럼 묻어있다. 배급제에 실패한 당국 때문에 가족이 굶주림에 처할때나 무고한 사람들을 반혁명분자로 지목해 심판하고, 젊은이들을 연고없는 농촌에 보내 고통을 주는 역사가 이들 가족의 삶에 그대로 투영된다.
그는 그때마다 피를 팔아 가족의 주린 배를 채우고, 피를 팔아 가족의 해체를 막아내며, 피를 팔아 아들의 생명을 구한다. 이런 허삼관의 일생에서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고라도 가족을 지키는, 우리네 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