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5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기욤 아폴리네르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아폴리네르를 중심으로,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로 대표되는 프랑스 현대시를 연구하고, 문학 비평가로 활동하며 ‘시적인 것’, ‘예술적인 것’의 역사와 성질을 이해하는 일에 오래 천착해 왔다.

번역과 관련된 여러 문제에도 특별한 관심을 지니고 이와 관련하여 여러 편의 글을 발표하였으며, 한국번역비평학회를 설립, 초대 회장을 맡았다.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를 역임 하였으며 2013년 현재 같은 학교 명예교수이다.

▣ 독자들의 한 줄 생각 & 한 줄 느낌.

읽다가 여러 번, 아니 번번이 웁니다. 이유는 잘 모르.. 아니 알지만 표현을 못 하겠.. 아! 바로 그거일 수도. 느끼지만, 믿지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고 체념했던 것들을 표현할 수 있다.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그렇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셔서 감격, 감사.

내용도 내용이지만 글쓰기의 모범답안 같은 문장들. 1부 2009~2011년 즈음의 글을 읽으니 울컥한다.

2부, 풍경에 대한 묘사와 해석이 참 좋다. 다른 글들은 아무래도 문체보다는 내용에 집중해야 되지 않을까.

한 문장도 버릴 것이 없다. 한 문장도 놓칠 것이 없다.

황현산 선생의 문장은 늘 신뢰를 준다. 문학에 대한, 혹은 삶에 대한 그 낱낱의 말들이 사람을 일으켜 세운다. 밤에 한치 앞도 볼 수 없어 우리가 온몸으로 우직하게 걸어갈 때, 무서워하지 말라고 그것도 우리의 하루라고 선생은 문장으로 말한다.
이것이 신뢰다. 밤마다 눌러 쓴 발걸음 같은 말들.

▣  책속에 밑줄 긋기 & 다시 한 번 생각.

어떤 사람에게는 눈앞의 보자기만한 시간이 현재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조선시대에 노비들이 당했던 고통도 현재다. 미학적이건 정서적이건 한 사람이 지닌 감수성 질은 그 사람의 현재가 얼마나 두려우냐에 따라 가름될 것 만 같다.

- 「과거도 착취당한다」에서

의심스러운 것을 믿으라고 말하는 것도 폭력이며, 세상에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살아가는 것도 따지고 보면 폭력이다. 어떤 값을 치르더라도 폭력인 것을 깨닫고, 깨닫게 하는 것이 학교폭력에 대한 지속적인 처방이다.

- 「폭력에 대한 관심」에서

▣  은랑생각

머리맡에 두고 밤마다 아껴서, 아껴서 읽고 있다. 두 편만 읽자 했다가도 서너편을 읽게된다. 아껴서 읽으려 했는데 못 참고 다 읽고 말았다.

무엇보다 우리에게도 ‘어른’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감동하고 있으니 이런 책이 나와 준 것이 감사하다. 단정하고도 수려한 문장, 글마다 소박한 일화로 독자를 불러 앉힌 후 통렬한 깨침을 준다.

인간과 문학과 나라와 강산을 사랑한 어른의 보람과 슬픔을 읽고 또 읽고 싶다.
이 책이 좋다고 말하고 싶은데, 가볍게 들릴까 염려된다. ‘좋다’라는 말에 의미를 가득 담아 모두에게 말하고 싶다. 이 책은 참으로 좋다고.

그는 과거의 시간을 기억하고 회상하면서 현재를 헤쳐나갈 힘을 글 안에 응축해 놓았다. 매일 밤마다 글과 사투하며 자아를 다졌던 정신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번뜩인다.

책이 한권으로 묶여지면 저자의 생각이 일목요연하게 보인다는 말처럼 그의 생각과 정심이 오롯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