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7년 뉴저지 출생. 마법과도 같은 문학적 기교와 심오한 지성으로 현존하는 최고의 미국 작가로 손꼽히는 폴 오스터는 독특한 소재의 이야기에 팽팽한 긴장이 또한 현대 작가로는 보기 드문 재능과 문학적 깊이, 문학의 기인이라 불릴 만큼 개성있는 독창성과 대단함으로 독자들을 우연과 운명이 조우하는 세계, 영혼의 고뇌가 깃든 신비스러운 여행길로 인도한다.
 또 그는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문단과 비평가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 역자 : 송은주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 독자들의 한 줄 생각 & 한 줄 느낌

이건 마치 감정의 밑바닥을 공유하며 느끼는 힐링이랄까.

이렇게 멋진 책을 이제야 찾다니.

내가 좋아하는 작가. 첫 문장부터 심상치 않다. 좋다 좋아.

책 한 두어 장 읽어 나가다 보면 등장인물의 상황이나 심적 상태와 동일시 되어 마음이 먹먹해지기도 하며, 웃음 짓기도 한다.

오래 기다렸습니다. 폴 오스터가 이번엔 어떤 우연의 미학을 보여줄지. 건조한 듯 툭 던져지는 우연이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묘한 두근거림을 느끼게 만드는 게 폴 오스터 읽기의 묘미.

폴 오스터의 도회적인 감각에 흙 냄새가 버무려진 듯한, 전작들과 어딘가 다른 새로운 매력이 느껴지는 소설.

▣  책속에 밑줄긋기 & 다시한번 생각해보기

그가 버려진 물건들의 사진을 찍는 일을 한 지도 이제 1년이 다 되어 간다. 하루에 일거리가 적어도 두 건은 있고, 많으면 예닐곱 건씩 있는 날도 가끔 있다.
동료들과 함께 또 다른 집에 들어갈 때마다 눈앞에 물건들, 식구들이 떠나면서 버리고 간 무수한 폐물들이 펼쳐진다.

이제 그곳에 없는 사람들은 남부끄러워 허둥거리면서 황망히 도망쳐 버렸다. 그들이 지금 어디에 살고 있건(살 곳을 찾아서 길바닥에서 노숙하는 신세를 면했다면 말이지만) 새로운 거처는 그들이 잃어버린 집보다는 틀림없이 작을 것이다. 집 하나하나가 실패의 이야기이다. 파산과 체납, 빛과 가압류로 이루어진 이야기들이다. 그는 무슨 사명처럼, 풍비박산한 그들의 삶이 마지막으로 남긴 흔적을 기록함으로써, 자취를 감춘 그 가족들이 한때는 여기에 있었으며, 그가 결코 볼 일도 없고 알 일도 없는 그사람들의 유령이 빈집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버려진 물건들 속에 아직 남아 있음을 입증하려 했다.

▣  작가 한마디

“나는 어떤 위기를 견뎌 낸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뭐라고 할까, 우리는 그런 위기를 계기로 시험을 받는거죠. 또 그런때 우리의 존재를 정확하게 발견하게 되고요. 가령 인생이 거덜 냈는데 어떻게 그것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냐, 뭐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  은랑 생각

오늘을 살아가는 미국인들의 자화상을 섬세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네 젊은이의 이야기를 통해 미국 금융위기 이후 무너져 버린 미국 서민의 삶을 보여주며 암울한 묘사에도 불구하고 서로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이 진하게 배어있다.

조용하게 마음을 다독여 주는 줄거리로 아픔, 상처, 고통이 나의 일부이듯이 용기와 낙관으로 만드는 희망 또한 나자신의 일부분임을 일깨운다.

이 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바로 오는날 우리들 삶이, 이웃들의 삶이 있다. 젊은 세대와 그들의 아버지 세대, 그들은 다른듯 닮아있다. 그런데 닮아 있는 모양새가 좀 슬프다. 저마다의 사연과 상처를 지닌 인물들의 가장 깊은곳까지 파고들어 그들이 얽매여 있는 문제를 풀어내고 마침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과정은 미국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한 오스터의 진면목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