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3년 12월 14일 만주 장춘에서 태어났고 부모를 따라 월남하여 영등포에 정착했다.

1950년 초등학교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으로 피난지를 전전했다. 1962년 단편 「입석부근」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고 돌아와 이때의 체험을 담은 단편 「탑」이 197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리얼리즘 미학의 정점에 이른 걸작 중단편들을 속속 발표하고 진보적 민족 문화운동의 추진자로서도 크게 활약했다.

그의 작품은 프랑스, 독일, 스웨덴, 이탈리아,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에서 번역 출간되고 있다.

▣ 독자들의 한 줄 생각 & 한 줄 느낌

과거 서민들의 가슴 아픈 삶과 현재 서민들의 삶이 별다른 게 없는 거 같아 맘 짠하게 읽었습니다.

점점 추워지는 요즘 따스한 차 한잔과 잘 어울리는 책.

여울물 소리 긴 밤 한 허리쯤 뚝 떼어 함께하고 싶은 이야기.

빈틈없다.

판소리의 한 대목 같은 여운… 한번 읽어 보는 것도 괜찮은 듯.

간만에 술술 읽힙니다.

감히 위대하다고 부를만한

▣ 책 속에 밑줄 긋기 &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

어느 날 영업이 끝나고 엄마와 나란히 누워 잠을 청하던 때에 슬며시 묻게 되었다.

엄마, 천지도가 뭔지 알우?

자다가 봉창 두들긴다더니, 뜬금없이 천지도는 왜…… 한번 믿어 볼라구?

관에서 금한다며?

양반 것들이 저의 자리 내노랄까봐 노심초사하는게지. 천지도에서 사람은 누구나 하늘이다 그런다는구나. 그 말본새 하난 마음에 들더만. 나두 주문 외우는 소린 여러 번 들었다. 우리집에 묵어가는 길손들 중에 겉으로 말은 안 해두 내가 대강 눈치를 채는데 하나둘이 아녀. 천지도인들 점잖은 사람들이더라.(…)

하면 엄마는 왜 안 믿었어?

봄꽃도 먼저 피면 반갑고 이쁘기는 하더라만 그것이 천기를 보는 거여. 꽃샘바람 불고 눈보라치면 속절없이 지는 법이니라. 세상이 만화방창할 제 더불어 피어나야 절기를 누리는 거란다.
그러면 어여쁜 본색을 어찌 드러낼 수 있남?

글쎄, 남이 한다고 성급히 따라 할것이 아니다. 작은 복을 제 복이려니 하고 살아야지, 언제 하늘 복까지 바라겠냐.

▣ 황석영의 한마디

“과거의 전통을 이으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우리의 진정한 근대문학이 이어진 건 6,70년대가 아닌가 생각해요. 동아시아 근대문학을 보면, 한 30년 쓰면 자신의 방식이 표출되지 않을까 싶거든요. 동아시아에서 보는 세계, 자기의 문학을 자기 식대로 개척하는 작가로 남고 싶어요.”

▣ 은랑 생각

소설의 시대배경이 19세기라서 그런지 생소한 용어들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술 읽히는 건 이야기 속 이야기꾼 박연옥과 이신통이 그러하듯 작가 황석영 역시 타고난 이야기꾼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의 이야기는 물 흐르듯 거침없이 흘러나간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듣는듯한 글쓰기로 읽는 내내 내 앞에 전기수가 있는 느낌이었다. 남자 이야기꾼과 근세의 혼란한 상황 그리고 동학, 자칫 딱딱해지고 재미없는 역사소설로 전락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한 여인의 시점으로 풀어 나가면서 다소 경쾌하고 읽기 쉬운 이야기로 엮었다는 특징이 있다.

책을 펼치고 이야기를 따라 흐르다 보면 역사의 생생한 현장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여린듯하지만 강한 연옥의 삶에 공감하게 되는 건 역사라는 큰 흐름 속에 개인의 이야기가 잘 녹아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연옥을 통해 우리 여인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