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들을 순서대로 적어내려가기 위해 글쓰기를 시작했다가 실수처럼 그 길로 접어들었다. 스무살, 카메라의 묘한 생김새에 끌려 중고 카메라를 샀고 그후로 간혹 사진적인 삶을 산다. 사람속에 있는 것, 그 사람의 냄새를 참지 못하여 자주 먼길을 떠나며 오래지 않아 돌아와 사람 속에 있다. 시간을 바라볼 줄 아는 나이가 되었으며 정상적이지 못한 기분에 수문을 열어줘야 할 땐 속도, 초콜릿, 이어폰들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 독자들의 한 줄 생각 & 한 줄 느낌

  비오는 날 밤에 가만히 앉아서 읽기 좋은 책.

 끌림보다는 개인적인 이야기가 더 많이 담긴 것 같고 한층 깊고 솔직해진 글이 감동입니다. 

 시인의 섬세한 시선과 글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생각 날 때마다 몇 번이고 꺼내게 될 책이다. 그의 여행을 지켜 볼 수 있어서 기뻤다.

 나 대신 떠나 주셔서 감사. 나도 떠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 몸 아닌 마음만이라도. 이만해도 행복합니다.

 여전히 솔직하고 무심한 듯하지만 따뜻한 여린 감성의 그의 글이 좋다.

 정제되지 않은 생생한 여행의 느낌... 그것이 이병률이다.

 ‘사람’에 대한 따뜻한 호기심과 ‘사람’을 기다리는 쓸쓸하거나 저릿한 마음을 거두지 않는 작가.

 어쩌면 그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바람

▣ 책 속에 밑줄 긋기 &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

 청춘은 한 뼘 차이인지도 모른다. 모두 그 한 뼘 차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 사람과 내가 맞지 않았던 것도, 그 사람과 내가 스치지 못했던 것도. 

 살다보면 그렇게 됩니다. 아무것도 셈하지 않고, 무엇도 바라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를 기쁘게 받아들이는 일, 살다보면 사랑도 그렇게 완성될 겁니다.

 몰래 사람들 향내를 맡고 싶으면 시장이 좋다. 사랑하는 사람의 옆모습을 보기엔 극장이 좋다.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기 위해선, 높은 곳일수록 좋다. 세상 그 어떤 시간보다도,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시간이 좋다. 사랑하기에는 조금 가난한 것이 낫고, 사랑하기에는 오늘이 다 가기 전이 좋다.

▣ 작가 한마디

 “그때보다 지금이 괜찮은 건 그때는 몰랐던 걸 지금은 조금 알기 때문이다. 그건 그때의 조금 못난 내 자신을 지금의 내가 껴안고 있기 때문이다.”

▣ 은랑 생각

  언젠가 어디 먼 곳으로 갈 때 이 책도 여행가방에 꾸려 넣어야겠다. 아늑한 카페를 찾아 시원한 차 한 잔에 부드러운 케이크를 곁들여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느긋하게 보고서 여행을 좋아하는 지인에게 선물로 주어야겠다. 한창 여름여행 시즌인 요맘때 딱 좋은 그런 책이다.

 마음에 드는 여행 이야기들이 내 눈과 마음에 들어 왔으니 내 마음이 나에게 어딘가 떠나고 싶지 않느냐고 묻지만 그의 책안에 풍경 하나 하나,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로 내 마음이 가득하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역시 페이지가 없는 책이다. 그러므로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이야기가 되는 그런 책이다. 책의 어디서부터 시작해도 글은 읽히고 어느 순간 우린 그 곳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그가 길 위에서 사진을 찍고 글을 쓴,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세계 어느 곳에서의 한 컷이다. 책장을 넘길수록 가슴이 따뜻해지는 아름다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