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0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문학사상」에 시 ‘유리 닦는 사람’을, 1995년 「문학동네」 여름호에 단편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소설가로서의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거짓과 참, 상상과 실제, 농담과 진담, 과거와 현재 사이의 경계선을 거닐면서 재미난 입담으로 이야기를 펼치는 작가라는 평이다.

▣ 독자들의 한 줄 생각 & 한 줄 느낌

  아차, 소설은 이런 거였지! 잊고 있었다!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한 위풍당당한 걸음

 강(江)하고 강하게 위풍당당히 흐르는 모습을 보다.

 세상 끝에서 찾은 그들만의 낙원.

 입담가라는 말로는 부족한 그의 소설 ‘위풍당당’

 덜컹대는 세상, 그래도 강물은 흐른다.

 쌀알들이 끈적하게 뭉쳐있는 쌀강정처럼 맛깔나는 이야기.

 성석제 소설의 유쾌함을 누가 따라올 수 있을까.

 이야기로서의 소설의 본질에 충실한 책

 “통쾌함 속에 우리 사회를 생각해 보게 하는 책”

▣ 책속에 밑줄 긋기 &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

 바람이 분다. 배롱나무 잎들이 간지럼을 타는 것처럼 흔들린다. 소리만으로도 시원하다. 바람이 강해진다. 수양버들 가지가 허공을 빗질한다. 영필은 밑동만 남고 잘려나간 미루나무에 앉아 바람이 그려내는 모빌을 구경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아름답다고 느껴본 적이 언제였던가. 있기는 했던가. 지금이라도 느낄 수 있으니 다행이다. 죽을 때가 되면 그 때 그 나무에 불던 바람처럼 시원하고, 아름다운 건 가질 수가 없다. 모든 사람을 압도하는 아름다움. 그 자체를 소유할 수 있는 삶은 없다. 가진게 많았던 생의 한 때, 그는 소유할 수 없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가진 게 아무것도 없다보니 소유할 수 없는 것도 마음껏 좋아할 수 있게 되었다. 가령, 아름다운 소희씨, 사랑스러운 정소희 여사.

 ▣ 작가 한마디

  “전 문학을 통해서 전형을 보여주기 보다는 패턴을 제시하고 싶어요. ‘나는 좌파다. 우파다’ 말하기 보다는 ‘이런 경우도 있다’는 상황을 제시하고 ‘이 사람은 이렇게 했다. 언제나 옳은 건 아니지만,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물음을 던지고 싶어요.”

▣ 은랑생각

 이 책은 조곤조곤 전하는 옛이야기 같은 글 속에 쉽지 않은 주제의식을 담은, 이야기의 강렬함보다는 이야기가 전하는 여운이 오랫동안 따스한 웃음으로 남는 소설이다.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독자 스스로 고민하게 하는, 비유와 표현이 독특하고 문장 하나하나가 맛깔나게 재미있는 그런 책이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고 상처입고 무시당하며 삶의 험난한 여정 끝에 이 곳 강마을에 모여 새로운 가족이 된 사람들, 이들에게서 속도와 경쟁의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가 잊고 있던 가치들을 깨닫게 된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문제들이 이 책 안에 질문과 해답으로 녹아있다.

 특이한 것은 책의 소제목들이 우리에게 잘 알려진 가곡, 오페라, 팝송의 아름다운 가사들로 이루어 졌다는 점인데 그 음악들을 찾아 이 계절, 함께 음미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웃음만큼 생각을 하게 하는 책,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책, 현대 사회를 향한 작가 성석제의 쓴 소리가 담겨 있는, 때론 어이없어 피식대다가, 유치해서 못봐주겠다 싶다가 그들의 기구한 사연에 마음이 아릿해지는, 삼류코메디 영화에나 어울릴 법한 소재지만 책을 펴는 순간 책의 이야기 끝을 쫓아가기 바빠지는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