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이나 기업이나 자치단체나 살림살이의 요체는 분명하다.

낭비하지 않고 절약하며, 필요한 경비만 쓰면서도 효과는 최대한으로 얻는 것이다.

다만 공공부문에서는 효율성만 따지기 보다는 국민대중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 추가될 뿐이다.

최근 익산시는 행정사무감사에서 예산을 낭비한 사례가 다수 지적됐다.

일례로 유천 유수지 조성공사 과정에서는 옛 이리시가 천변에 생활쓰레기를 묻고 흙으로 덮은 뒤 민간인에게 분양한 토지를 매입해 공사를 진행하다 대량의 쓰레기를 발견해 사업변경이 불가피하다.

이 같은 사실을 익산시가 몰랐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고 몰랐어도 책임을 면키 어렵다.

수십억 들인 중앙동 특화거리를 뜯어내고 하수관거를 묻은 후 또 다른 방법으로 포장해야 하는 문제는 부서별로 사업계획 일정을 조율했더라면 피할 수 있었다.

관련 부서는 이런 저런 해명을 할 수 있겠지만 시민의 입장에 볼 때는 모두 넋빠진  일들이다.   

도시계획을 총괄적으로 조정하는 기능 없이 각 부서별로 중구난방으로 사업을 벌이고, 나중에 다시 시공하는 문제는 너무 해묵은 것이지만 체질화돼서 고쳐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낭비하는 예산만도 천문학적일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시청 내 사업 조정문제와 함께 사업비를 지출하는 일부 공무원들의 소신과 철학에도 큰 문제가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은밀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 관행화되어 있고 사업을 집행하는 뚜렷한 원칙 없이 되는대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공사를 벌이는 사업부서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한 번 시작한 사업을 마무리할 새도 없이 새로운 사업을 벌이고, 나중에는 예산이 없어 사업을 질질 끌다가 물가가 상승하면 사업비를 추가시키며, 설계를 변경하고, 보여주기식 사업을 벌인 후 예산만 낭비하는 경우가 지적되고 있다.

익산시는 예산낭비를 막을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그렇지 않아도 신 성장동력이나 사회기반시설을 마련하느라 빚을 져 재정이 궁핍한 상황이다.

매년 고정적으로 나가야 비용만 수백억원에 달하는 형편에서 중구난방식 사업을 벌이거나 이미 완료된 사업을 다시 뜯어고칠 여유가 없는 것이다.

익산, 장기적인 인구증가 대책 절실하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급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또한 올해 3월 대비 부동산 거래량이 절반으로 줄었다.

이는 민선 4기부터 추진한 배산모현지구 택지개발과 중형아파트 건설 붐으로 인해 신규 아파트로 인구이동이 시작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아파트 가격 급락과 거래량 급감은 두가지 큰 원인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는 배산에코르아파트 입주를 시작으로 현재 건설 중인 9개의 중형아파트로 2014년까지 7천여세대가 이동을 시작하면서 기존에 살던 아파트의 물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쏟아지는 중형아파트 물량이 많음에도 불구, 열악한 경제환경에서 살고 있는 익산시민들 중 이렇게 내놓은 아파트로 옮겨갈만한 경제력을 지닌 인구가 적어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 

둘째는 지속적인 인구감소다. 신규 아파트 물량이 늘어나는데 따른 인구 이동이 있지만 인구감소로 인해 빈 아파트에 입주할 사람이 없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익산시 올해 6월 말 현재 인구는 30만7,373명으로 지난해 6월 말 기준 30만8,794명보다 1,421명이 줄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7천여세대 이동이 끝나는 2014년에는 앞으로도 3천여명의 인구가 줄게 된다. 서민경제가 열악해 중형아파트로 이사할만한 사람이 적은데다 인구가 줄고 있기 때문에 중형아파트가 남아돌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 결과 아파트 가격이 곤두박질 칠 것은 명백한 현실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최고조였던 31만2,555명의 인구 기록 이후 9개월이 지난 올해 6월말 현재 인구수는 30만7,373명으로 5,182명이 줄었다. 돈으로 유인했던 전입자들이 모두 전출자가 됐다. 전입자에게 지급하는 20만원을 받은 뒤 빠져나간 5천여명에 대한 비용을 추정하면 10여억원의 비용이 낭비됐다. 결국 국회의원 1석을 유지하는데 10억원의 비용이 지출된 셈이다.

가장 활성화를 보이던 영등동 상가에 최근 빈 상가가 나돌고 있다. 영등동의 인구가 배산모현택지로의 이동과 익산 내 중형아파트로 이동하면서 빈집이 남아돌게 되고 인구가 줄고 부동산가격 하락하면서 영등동 상가는 공동화 현상이 우려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익산시는 인화동, 중앙동 등 구도심지역의 공동화 뿐만 아니라 이제는 영등동상가마져 공동화 현상에 직면하면서 지속적인 인구유입정책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