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 축산분뇨처리장에 대한 전면 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시설은 당초부터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준공과정에서도 계약일보다 6개월 이상 늦어져 익산시가 11억2천만원의 지체상금을 물렸다.
당초 동양물산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추진하다가 포기한 뒤 (주)벽산 등이 운영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공법이 문제가 돼 진땀을 뺐다. 뿐만 아니라 투입되는 분뇨의 부유물질을 처리하지 못해 분뇨가 넘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는 분뇨시설을 설계할 때, 이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오염물질 기준치를 왕궁축산단지에서 발생하는 돈분의 오염물질보다 낮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초부터 분뇨처리장은 왕궁의 축산분뇨를 처리할 수 없는 시설이었다. 따라서 분뇨 수거업체와 처리장에서는 익산시의 묵인 하에 투입 분뇨에 물을 섞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범죄다.
이와 함께 처리과정 중간에 물을 타고 있다는 의혹은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처리시설 중간 지점에서 시설 운영업체는 계량기가 없는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담당공무원이 발견해 폐공처리했다.
이후 업체는 예정된 방류수질검사를 하지 못했다. 중간에서 물을 타고 있다는 의혹을 떨칠 수 없는 대목이다.
또한 시험운전 과정인 1월부터 3월 초까지 투입된 분뇨의 양과 방류양을 비교한 결과 1월에는 방류량이 투입량의 두 배 가까이나 됐다.
3월까지 기록 역시 방류량이 투입된 양보다 훨씬 더 많았다. 물론 처리과정에서 사용되는 처리수와 약품이 투입된다고는 하지만 방류량이 너무 많다.
최근 익산시의회 업무보고 자리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지적됐다. 왕궁축산분뇨 농가에서 세척수를 과다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과거처럼 저수지 물을 타지 않고, 보이지 않는 농가에서 세척수를 과도하게 사용해, 투입되는 분뇨의 수질을 맞추고 있다는 의혹이 나올만하다.
분뇨배출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영농조합을 구성해 익산시로부터 운반비를 받고 있는 농가 협의체는 세척수를 많이 투입할수록 돈을 더 많이 벌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의혹이 제기되는 모든 부분에 철저한 감사와 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여름철 악취발생 안 된다
무더운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또 악취에 시달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익산시가 감시 인력과 장비가 부족하다며 악취를 내뿜는 사업장을 단속하기 어렵다고 변명하는 나쁜 습관을 버리는 것이다.
악취를 검사하면 모두 적합 판정을 받고 있는데, 매년 시민들이 악취에 시달려야 하는 이유를 익산시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저기압 상태가 계속되고, 여러 업체가 한꺼번에 악취를 내뿜다보니 여러 오염물질이 합쳐져 냄새가 난다는 해명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는 특정 기간에 특정 냄새가 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며, 인력과 장비가 확충되면 악취가 개선될 것이라는 변명이 그야말로 변명에 불과한 것으로 만든다.
악취발생 업체들이 도덕적으로 규정을 잘 지키고 있는데도 날씨 상태나 단순히 여러 업체들이 내뿜는 오염물질이 합쳐져 냄새가 난다면 감시인력과 장비를 확충해봐야 소용 없을 것이다.
익산시는 시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을 하기보다는 업체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시민 편에 서는 길임을 인식하는 것이 좋다.
악취 배출을 방치하면 사업장 내 노동자들 뿐 아니라 시민들의 건강 또한 해치게 되고, 무엇보다 익산을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야 하는 시의 책무를 게을리 하는 것이다.
또 악취 때문에 익산을 불쾌한 곳으로 방치하는 것은 전주시와 군산시에 비해 도시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원인을 제공하는 것이기도 하다.
익산시는 우선 시민들에게 악취를 내뿜는 사업장 이름을 밝히고, 어떤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는지 공개해야 한다.
'악취검사를 해봤더니 기준치에 적합했다'는 결과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은 시민들을 우롱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악취를 내뿜는 사업장의 대표나 간부들이 익산시에서 유지행세를 하고 있는 것과 악취를 근절하지 못하는 것 사이에 모종의 관계가 있을지 모른다는 시민들의 의심을 돌려놔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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