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숨죽여왔던 대상베스코가 익산 진출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올해 1월 익산시 모현동에 있는 ‘팔팔식자재’를 인수한 뒤 주식회사로 바꾸고 원래 사장을 이사로 내세운 지 4개월 만이다.

대상베스코는 지난 3월까지도 회사의 이름과 속내를 숨긴 채 팔팔식자재 주식회사 임원 부인 명의로 익산시에 1천평 부지의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위장전입 형태의 사업 진출 의도를 알아챈 익산지역 상인들이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신청을 내고, 다른 지역 상인들과 연대해 반대하자 이달 초 정식으로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익산진출에 대한 의지를 공식화했다.

대상베트코는 영세한 외식업주의 사업성공을 지원해 외식업체와 동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식자재유통업에 진출하게 됐다고 설명하면서 식재료를 싸게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상징되는 자유경쟁시장체제에서 대기업이 다른 부문에 사업을 확장하는 것까지 나무랄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빈부양극화가 심화되고 나라경제를 거대 기업들이 좌지우지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국민들은 현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요구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골목상권에서 먹고 사는 사업영역에까지 거대 기업이 침투하는 것은 우선 상도에 맞지 않는 일이다.

말이 자유경쟁이지, 막대한 자본을 무기로 물건을 싸게 납품한다면 지역 중소상인들의 몰락하고, 지역의 모든 상권은 대기업이 독점하게 될 것이다.

소비자들은 처음에는 물건을 싸게 살 수 있겠지만, 일단 대기업이 상권을 장악하게 되면 가격을 독단적으로 올리거나 담합을 함으로써 종국에는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지역 중소 상인들이 몰락하면 중산충이 줄어 지역 내 소비가 위축되고, 대기업으로 돈이 몰릴 경우 지역자금이 역외로 유츌돼 경기 침제의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

대기업이 돈 되는 곳에 모두 진출한다면 국가경제 자체를 위협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대기업의 존립 기반 또한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불필요한 갈등 확대 중단해야

최근 발생한 시청 공무원과 시의원간의 작은 몸싸움이 지역사회에 혼란을 주고 있다.

시의원은 식당을 경영하는 주민으로부터 하수관이 막혀 집중호우 때 도로의 물이 가게 안으로까지 밀려드는 것을 방지해달라는 민원을 들었다. 또 3년 전 매설한 상수관이 가라앉고 턱이 생겨 밤에 운행하는 덤프트럭 소음에 잠을 잘 수 없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주민은 익산시와 전라북도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해결할 수 없다는 대답만 받았다.

시의원은 주민의 입장에서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행정이 불만스러웠다. 그래서 시의원은 '면장'이라고 부르며 '시청에 민원을 제기해서 막힌 하수관을 청소하세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면장은 나이가 많은 자신을 하대하자 감정이 생겼고, '면장이 시의원 뒤치닥거리나 하는 사람이냐'면서 화를 내고 대들었으며, 두 사람 모두 감정이 달아올라 고성이 오가면서 멱살을 잡았다는 것이다. 

후에 면장은 시의원에게 전화를 해 정식으로 사과했고, 사건은 해결되는 듯 했다.

그 사이 일부언론은 시의원이 공무원에게 폭행했다고 보도했고, 익산시청공무원노조위원장이 시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이어갔다.

사건이 커지자 시의원과 면장이 만나 식사를 함께 하고 서로 화해했다.

그런데 이날 오후 익산시청 브리핑룸에서는 '전북공무원노조연맹이 각 시군 노조와 협력해 해당 시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걸고 시군의회 의장단에게도 항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겠다는 보도자료가 나왔고, 다음날 언론에 보도됐다.

과장 급 이상 공무원과 읍면동장은 시청 노조의 조합원이 아니다. 노조는 면장이 노조를 후원하고 있기 때문에 사건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이미 당사자간에 화해를 한 사안을 끝까지 물고 늘어질 명분이 없어졌다. 또 당사자들이 이미 사과하고 끝낸 일을 언론을 통해 계속 보도하게 만드는 것과 전북지역의 문제로까지 확대하는 것도 석연치 않다. 

노조 관계자는 재방방지 차원에서 시의원의 공개사과가 있을 때까지 1인 시위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입장을 바꿔 생각해볼 때 공무원들끼리 발생한 갈등사안을, 당사자들끼리 화해한 마당에 시의원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삼았다면 노조는 어떻게 대응했을 것인지 의문이다.   

특히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이 문제를 전북지역 공무원 노조와 시군의회까지 개입하게 하는 것이 어처구니 없게 보일 수 있다. 시의원이 잘못했다면 응당 사과를 받고 재발방지를 약속받는 것이 먼저다. 계속해서 익산시민의 대표인 시의원의 위상문제를 다른 지역에까지 떠벌려 확산시키는 것은 시민들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